[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코로나19에 대해 전 국민이 대응을 잘해왔는데 백신 접종에 있어서는 안전성과 믿음이 중요하다. 서울대병원에서 접종해 별다른 사건 사고 없이 진행된다면 국민들도 안심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백신에 대해 긍정적으로 판단함으로써 좀 더 안전한 사회가 될 것 같다." (김연수 서울대병원장)
국내 '빅5' 중 하나로 불리는 서울대학교병원이 병원급 의료기관 가운데 처음으로 고위험 의료기관 종사자 대상 아스트라제네카(AZ)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을 시작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4일 오전 9시부터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을 실시했다.
이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예방접종은 중증환자가 많이 방문하는 상급종합병원·종합병원·병원 등에 근무하는 보건의료인을 대상으로 한 예방접종 계획에 따른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어린이병원 지하 1층 임상강의실 2곳을 예방접종 장소로 만들었다.
예방접종은 예진표 작성, 접수, 예진, 접종, 접종 후 대기 등 5단계에 따라 실시된다.
오전 8시53분께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첫 접종을 받을 김연수 서울대병원장이 도착했다. 김 원장은 먼저 온도를 확인하고 예진표를 작성했다.
예진을 담당한 정혜진 서울대병원 교수는 김 원장에게 "떨리지 않으시냐"고 묻고는 "정상 체온이라 접종이 가능하다. 이상반응은 전날(3일) 보낸 문자에 안내돼 있다. 이상반응 관찰을 위해 접종 후 15~30분 정도는 대기실에 앉아있어야 한다"고 안내했다.
김 원장은 접종 구역으로 이동해 가운을 벗었다. 취재진이 "원장님, 긴장하신 것 같다"고 말하자 김 원장은 "신문에 나서 그런지 여러군데서 전화를 받아서"라고 답했다.
오전 8시59분 간호사에게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담긴 주사기가 전달됐고 오전 9시 접종이 시작됐다.
김 원장은 "찔렀나"라고 되묻고는 "하나도 안 아프다. 수고했고 고맙다"고 말했다.
이후 정승용 서울대학교병원 부원장이 접종을 했다.
김 원장은 주사를 맞은 팔 부위를 거즈로 누른 채 통로를 따라 대기 장소로 이동했다.
김 원장은 "예상했던 것보다는 통증이 없고 찔렀는지도 몰랐을 정도"라며 "긴장해서 그런지 지금 느끼는 증상은 전혀 없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백신이 우선순위에 따라 배분되는데 서울대병원에서 우선접종하게 된 건 상급종합병원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해 기회를 준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백신 접종 이후 사망 의심 신고 2건이 발생한 사건에 대해 "제가 알기에는 그 분들(사망자)은 요양병원 기저질환 환자로 안다"며 "인과성은 잘 모르지만 (백신으로 인한 이상반응은) 드물다"고 말했다.
그는 "백신 접종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첫 걸음"이라며 "신뢰를 갖는 게 중요하다. 우리 병원도 접종 동의율이 98~99% 정도인데 3월에 오는 새 의료진에게도 의향서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특별히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불안해 할 필요가 없다. 모든 백신은 근거가 있는 제품"이라며 "국민들이 백신을 긍정적으로 판단하고 믿고 맞으면 좋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전 9시13분이 되자 서울대병원 직원들은 김 원장에게 접종 확인서를 배부했다. 접종한 백신의 종류와 2차 접종 날짜가 적혀 있었다. 김 원장의 2차 접종일은 4월29일이다. 김 원장은 오전 9시15분께 이상반응 관찰을 끝내고 이석했다.
김 원장은 "별 증상이 없고 통증도 못 느낀다"며 "혹시 몰라 대외활동을 없앴다. 사무실에서 조용히 병원에 관한 일만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대병원은 주말을 포함해 3월14일까지 백신 접종을 할 계획이다. 첫날인 4일엔 오전에 50명이 접종하고 5일부터 오전 8시~오후 8시까지 1000여명씩 접종한다. 서울대병원 직원은 약 8900명 정도이며 임산부 등을 제외하면 8300명이다.
정 부원장은 "코로나19 병상을 담당하는 의료진은 화이자 백신을 접종한다"며 "화이자 백신 340명 분량은 다음주 중에 들어온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