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 밤사이 태풍과 맞먹는 장맛비에 전국 곳곳에서 피해가 잇따랐다. 영동지역에 내리는 비는 내일(7월1일) 오전 9시까지 이어지면서 중북부를 중심으로 시간당 80㎜ 이상의 매우 강한 비와 최대 300㎜의 강수량을 나타낼 것으로 강원기상청은 내다봤다.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30일 오전 6시 기준 울산 울주군 서생면의 한 주택이 침수됐다. 집이 물에 잠기면서 1세대 5명은 인근 숙박시설로 대피했다.
장맛비로 한때 물에 잠겼던 주택과 상가도 21채나 된다. 서울 6건, 부산·경기·경남 각 3건, 울산·전남 각 2건, 경북·인천 각 1건씩이다. 현재는 물을 빼내는 배수 작업을 모두 끝낸 상태다.
경북 영덕 7번 국도에서는 차량 1대가 침수됐다.
선박 4421대와 둔치주차장 차량 567대는 사전 대피시켜 피해를 면했다. 앞서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에 기상상황을 적극 알리고 호우특보 발효 지역의 둔치주차장과 지하차도를 출입 통제한 바 있다.
소방당국은 834명의 소방인력을 동원해 32개소의 급배수를 지원하고 나무 제거 등 126건의 안전조치를 취했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장맛비 피해 현황을 계속 집계하고 있어 그 규모가 더 늘어날 수 있다는 게 중대본 측 설명이다.
또 항공기 16편이 결항됐다. 부산 연안교·세병교·수연교 도로 통행도 제한되고 있다. 청계천 시점부∼고산자교 구간은 이날 0시를 기해 출입 통제가 이뤄졌다.
13개 국립공원 탐방로 445곳도 출입 통제된 상태다.
중대본 관계자는 "기상상황을 실시간 집중감시 하면서 피해 상황을 파악해 신속한 응급복구를 실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30일 오전 강원도 대부분 지역에서 장맛비가 내리고 있다.
특히 영동과 산간에서는 강릉·동해·삼척·속초·고성·양양 평지, 태백, 중부·북부·남부 산간에 호우경보가 발효 중인 가운데 시간당 10~30㎜의 매우 강한 비가 쏟아지고 있다.
강원지방기상청에 따르면 29일 오후 6시부터 30일 오전 5시까지 강수량은 삼척 도계 60.5㎜, 태백 56.2㎜, 대관령 52.7㎜, 미시령 41.0㎜, 삼척 원덕 99.0㎜, 강릉 옥계 92.5㎜, 삼척 82.5㎜, 동해 72.9㎜, 강릉 48.0㎜, 정선 29.0㎜, 홍천 20.6㎜, 평창 20.5㎜, 원주 14.7㎜, 춘천 11.3㎜ 등이다.
최대순간풍속은 미시령 시속 96.8㎞(초속 26.9m), 원주 백운산 시속 91.1㎞(초속 25.3m), 화천 광덕산 시속 82.4㎞(초속 22.9m), 대관령 시속 51.5㎞(초속 14.4m), 강릉 시속 48.6㎞(시속 13.5m) 등이다.
영서지역의 비는 오늘 밤에 약화되면서 내리고 그치기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권 예보관은 "저지대와 농경지의 침수, 산사태, 축대 붕괴 등 비 피해가 우려되고 특히 계곡이나 하천에서 물이 갑자기 불어날 경우 고립되는 안전사고도 발생할 수 있다"며 "피해가 없도록 유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강풍이 부는 곳에서는 선별진료소와 같은 야외에 설치된 천막이나 간판, 건축공사장, 철탑, 비닐하우스 등 시설물 관리와 안전사고에 각별히 유의해야 하고 돌풍에 의한 농작물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