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여명 의원의 방에는 몇몇 유명 정치인의 초상이 걸려 있다.
레이건, 이승만, 박정희, 마가렛 대처… 정치외교학을 전공한 서른도 안 된 서울시의회 최연소 의원의 꿈이 투영돼 있다.
아직은 요원해 보인다.
지금은 102대 6(서울시의회 내 더불어민주당 대 미래통합당 의석수)의 완전 기울어진 전장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그야말로 남자들의 영웅담에나 나오는 ‘17대 1’이다.
레이건처럼, 마가렛 대처처럼 되려면 잔 다르크가 걸었던 통과의례를 거쳐야 한다.
‘여 다르크’가 말하는 ‘용감하고 끈질긴’ 진실을 들어봤다.
# “용감하고 끈질기고 진실하라”
좌절, 포기, 체념.
이런 단어는 여 의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오뚝이처럼 쓰러져도 다시 일어났다.
“도망치지 않을 거예요. 진정으로 대한민국이 필요한 일을 하고 싶어요. 스스로 의연해지려고 노력합니다. 저 하나 자랑하는 의정보고서보다는 서울을 정상화할 수 있는 보고서를 준비하려고 해요. 그건 저의 사명이자 소명이죠.”
이른바 <서울정상화TF보고서>.
여 의원은 남은 임기를 이것에 걸었다.
“지난 10여 년간 서울시 권력은 진보진영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다수결’의 벽 앞에서 제가 바꿀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았죠. 다시 보수진영이 권력을 잡더라도(전 반드시 그럴 수 있고, 그래야 한다고 생각해요) 한순간에 정상화하는 게 쉽진 않을 거예요. 그때를 위해 ‘무엇을 바로잡고 해결할지’ 준비해 두어야죠. ‘박 시장과 조 교육감의 잘못된 정책들을 모두 막아내겠다’는 무책임한 다짐 대신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할 겁니다.”
여 의원이 아침마다 거울을 보며 다짐하는 주문이 있다.
오늘 하루 흔들리지 말라고 자신에게 보내는 응원이다.
“용감하고, 끈질기고, 진실하라!”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