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9 (월)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사회

저임금·비정규직 내몰리는 경력단절 여성

URL복사

결혼·출산 후 구직 애로… 일·가정 양립 육아시스템 구축해야


[시사뉴스 조아라 기자] 결혼 기피, 저출산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정부는 물론 지방자치단체 등에서 각종 지원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자녀를 둔 기혼 여성들은 여전히 질 나쁜 저임금 일자리에 내몰리는 등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어린이집 등 보육시설의 도움을 받더라도 부모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를 돌보기 위해서는 구직에 여러 가지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여성 경력단절의 현실과 문제점을 짚어봤다.


# 3살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장보배(가명, 32세)씨는 지난 3월부터 아이를 집 근처 어린이집에 보내고 일자리를 알아보고 있다. 출퇴근 30분 이내 거리를 알아보고 있지만 마땅한 곳이 없어 일단은 40~50분 거리까지 입사지원을 하고 있다. 야근이나 주말 근무 등이 없는 일자리를 찾다보니 월급여가 100~120만원, 많아야 150만원 수준이지만 세 식구 생활비에 대출금 이자를 생각하면 많이 벌지 못하더라도 맞벌이를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했다.


장씨는 “결혼 전에도 구직난이 심해 일자리를 구하기 어려웠지만 아이를 낳고 나니 할 수 있는 일의 폭이 더 줄어들었다”며 “올해부터는 맞벌이를 하기 위해 시부모님 권유로 시댁과 같은 아파트 단지로 이사까지 왔다”고 밝혔다. 그는 “그렇다고 해서 시부모님께 아이를 맡겨둘 수만도 없어 이런 저런 상황을 고려해 일자리를 구하려고 하니 마땅한 자리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아르바이트나 다름없는 저임금 일자리도 1명을 구하는 데 지원자 50명이 넘는 경우도 많다”고 털어놨다.


# 7년간 IT분야 전문직에 종사했던 전은혜(가명, 34세)씨는 임신을 계획하면서 직장을 그만둬야 했다. 업무 특성상 야근이 잦고 업무 강도가 높아 임신을 하게 됐을 경우 임신초기에 특히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1년간의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지만 임신기간 동안 쉬고 나면 산후조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출근해야 하는 상황인데, 아이를 키우면서 새벽까지 이어지는 야근을 감당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지난해 아이를 출산한 전씨는 오는 6월 아이의 돌이 지나고 나면 재택근무가 가능한 일을 하기 위해 공부를 새롭게 시작할 계획이다. 그러나 남편의 잦은 야근으로 사실상 ‘독박육아’나 다름없어 자신만의 시간이 없는데 공부의 성과가 제대로 나올 수 있을지, 원하는 일자리를 구할 수 있을지 걱정이 많다. 전씨는 “한 때는 남부럽지 않은 연봉을 받으며 내 일을 했었는데 요즘 들어 나에게 미래가 없다는 생각이 든다”며 “늦게까지 일을 하고 돌아와 육아를 함께 하려고 노력하는 남편을 보면 힘들다는 말도 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결혼·출산 후 경력단절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17 일·가정 양립 지표’에 따르면 15~54세 기혼여성 취업자(551만8000명) 중 절반에 가까운 46.3%(255만5000명)는 경력단절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40~49세가 48.7%(121만4000명)로 가장 많았고 △50~54세(47.4%) △30~39세(43.5%) △15~29세(31.6%) 순으로 조사됐다.


경력단절을 하게 된 이유는 △결혼 34.1% △임신·출산 30.6% △가족돌봄 16.9% △육아 11.3% △자녀교육 7.1% 등이었다. 결혼 사유로 인한 경력단절은 2014년 38.4%에서 꾸준히 감소하고 있지만 임신·출산과 육아는 2014년 각각 20.4%, 29.3%에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30대의 경우 임신·출산으로 인한 경력단절 경험이 40.6%에 달해 결혼(30.9%)보다 더 많았으며, 15~29세도 임신·출산 사유(40.2%)가 결혼(41.5%)과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저임금·비정규직으로 고용시장 복귀


양서영 KDB산업은행 미래전략개발부 연구위원은 여성 경력단절 문제에 대해 “우리나라 여학생의 대학진학률은 2009년 이후 남학생을 추월해 2017년 현재 여성 73.5%, 남성 66.3%에 달하지만, 같은 기간 노동시장에서 남성의 고용률(71.2%)은 여성(50.8%)보다 20%포인트 높고, 경제활동이 왕성한 30~40대의 경우 30%포인트 가까이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며 “성별 임금격차의 경우 OECD 회원국 중 가장 크게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KDB산업은행에서 조사·연구한 ‘여성의 경력단절 문제와 해외사례’에 따르면 남성의 고용률은 35세부터 은퇴시점까지 90%대에 이르는 반면, 여성은 25~29세를 정점으로 30대에 60%로 급격히 떨어지며 M자형 곡선 형태가 나타난다. 40대 이후부터는 회복하지만 꾸준히 증가하며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남성에 비하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M자 형태의 연령별 여성 고용률 곡선은 1960~1970년대 선진국에서 나타났다가 대부분 사라졌고, 주요국 중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만 나타나는 모습이다.



여성 노동시장의 문제는 낮은 고용률 외에도 높은 성별 임금격차, 여성 근로자의 비정규직화 등 질적 문제도 크다. 남성과 여성의 소득차이를 나타내는 성별 임금격차가 2015년 OECD 평균이 14.5%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37.2%다. 25~29세 사이 우리나라의 성별 임금격차는 OECD 평균 수준이지만 40대 이상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격차가 급격하게 벌어진다. 30대에 경력단절을 경험한 여성들이 고용시장 재진입 시 저임금 일자리를 얻을 가능성이 크고, 경력을 개발해 임금 수준을 상승시킬 수 있는 여건이 열악하다는 뜻이다.


또한, 여성 근로자의 비정규직 비율은 2017년 41%로 남성(26.4%)에 비해 상당히 높다. 남성의 경우 비정규직 비율이 20대와 60대 이상에서만 높게 나타나지만 여성은 25~29세를 저점으로 꾸준히 높아지는 모습이 나타난다. 경력단절이 발생한 후 상당수의 여성들이 비정규직 일자리로 고용시장에 복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양 연구위원은 “급속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이에 따른 잠재성장률 저하가 우리 경제의 당면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남성에 비해 양적·질적으로 저조한 상태에 머물고 있는 여성 고용수준의 제고는 현재 우리나라가 직면한 노동인구 감소와 잠재성장률 둔화 문제에 대응하는 주요 방안이 될 수 있다”며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여성이 일과 가정생활을 양립할 수 있도록 육아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위해 첫째,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대하는 한편 민간 어린이집 서비스를 제고해야 한다. 둘째, 민간 베이비시터 시장을 체계화·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셋째, 우리사회에 만연한 여성이 육아를 전담한다는 가부장적인 인식을 전환하기 위해 배우자 출산 시 남성의 육아휴직제도 사용을 의무화해야 한다. 넷째, 유연근무·시간제근무 등은 근로자가 자발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 돼야 한다”고 방안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교대 지난해 정시 합격선 일제히 하락…수능 일부 6등급도 붙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교육대학들 지난해 정시 합격선이 일제히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종로학원은 지난 25일까지 각 교대 및 초등교육과를 운영하는 대학 총 9개교가 공개한 2024학년도 대입 정시 합격점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28일 공개했다. 공주교대는 정시 일반전형에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성적을 자체적으로 500점 만점으로 환산해 쓰는데, 합격선은 전년도 입시와 견줘 11.9점 하락했다. 같은 기간 이 대학에 정시 일반전형으로 합격해 등록한 학생들의 수능 국어·수학·영어·탐구 네 영역 평균 등급은 2.6등급에서 3.1등급으로 앞자리 수가 바뀌었다. 공주교대는 수능 영역별 최저합격선도 공개했는데, 등록하지 않은 합격자까지 포함하면 합격선은 더 하락했다는 것이 학원 측의 전언이다. 종로학원은 "수능 국어·수학·탐구 등 일부 과목에 6등급을 맞은 학생도 일반전형에 합격했다"며 "합격자의 수능 4과목 평균 등급 최저치는 3.88등급"이라고 했다. 서울교대·전주교대·진주교대·춘천교대와 한국교원대(초등교육과)도 수능 성적표에 있는 표준점수나 백분위 등을 자체 산식으로 환산하는데 모두 하락했다. 지난해 정시 평균 합격선을 전년도 입시와 견줘 전주교대는 90

정치

더보기
與 황우여 비대위 체제...전대 룰 개정 ‘뇌관’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국민의힘이 4·10 총선 참패 보름 여 만에 황우여 상임고문을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하면서 차기 당 대표 선출 방식을 둘러싼 당내 논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민의힘은 29일 국회에서 열린 당선인 총회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이 추천한 황우여 당 상임고문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 새롭게 출범하는 '황우여 비대위'의 최우선 과제는 차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오는 6월 전당대회 준비다. 황 비대위원장은 두 달여 임기 동안 공정한 전당대회 관리 외에도 친윤계와 비윤계간 입장차가 있는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규정' 개정이란 난제를 풀어야 한다. 국민의힘 차기 당권 후보들은 일단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보여준 황 비대위원장의 연륜과 원만한 인간관계에 반대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전당대회 당대표-최고위원 선출 규정 개정에 대해서는 여전히 견해차가 존재한다. 현재 전당대회 룰은 '당원투표 100%'로 규정돼있지만, '당원투표 50%·국민여론조사 50%'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당내에서 비윤계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이념과 정체성이 같은 '당심'(黨心) 반영 비율

경제

더보기
농식품부 "참외·수박, 지난해 수준 생산 가능…날씨가 변수"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올해 부진했던 참외의 작황이 회복 중이고, 여름 수박은 작년과 같은 정도의 생산이 가능할 것이라는 정부 관측이 나왔다. 앞으로의 날씨 변수가 크지 않다면 지난해 수준의 양호한 생산이 가능할 거라는 거다. 수박은 5월의 작황 상황을 보고 납품단가 지원을 결정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9일 과채 생육과 수급 상황과 관련한 자료를 내고 이같이 밝혔다. 참외는 지난 2월 눈과 비가 자주 내려 초기 작황이 좋지 못했으나 최근 생육이 호전되고 있다. 참외는 5~6월에 50% 이상 소비되는 품목으로, 면적 4700㏊에서 연간 20만t이 생산된다. 강도수 참외생산자협의회장은 "2월과 비교했을 때 지금의 참외 작황은 크게 회복됐다"며 "날씨가 중요한 변수가 되겠지만, 5월 상순을 지나면서 물량이 회복돼 5월에는 지난해 수준으로 참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 참외 생산의 79%를 차지하는 경북 성주군에서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성주군농업기술센터 담당자는 "기상 여건 영향으로 출하가 늦어진 물량과 4월에 착과된 물량이 5월 초 함께 출하될 것으로 보인다"며 "초기 부진했던 참외 작황이 많이 회복됐고, 식물체 상태도 양

사회

더보기
호산대, 상주시 감껍질 추출물 활용한 마스크팩 개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호산대학교는 뷰티스마트케어과에서 지난 12일 ‘S-Beauty (상주뷰티) 개발을 위한 감껍질(상주둥시) 유효 성분 분석’ 연구 용역 과제를 수행 완료했다고 밝혔다. 29일 호산대에 따르면 상주의 떫은 감 생산량은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감껍질, 감 꼭지, 감 씨등 매년 4,000톤 이상의 다량의 농산폐기물이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호산대학교에서는 버려지는 감껍질 추출물의 유효성분인 Quercetin 성분의 함량을 분석하였고 이를 대표성분으로 하여 마스크팩을 개발하고 임상 인체적용시험을 진행하여 감껍질 추출물을 활용한 마스크팩의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는데 성공하였다. 시험 결과 감껍질 추출물 함유 마스크팩은 유수분량을 조절하고 특히 모공감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번 임상 인체적용시험은 보건복지부 공용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IRB 심의를 통과하였고, 실험결과는 추후 학술 대회 발표 및 특허 출원의 자료로 활용될 예정이다. 남현주 호산대학교 뷰티스마트케어과 연구책임자는 “경북 상주시의 특산물인 감, 그 중에서도 부수적으로 발생되는 감 껍질을 활용하여 마스크팩을 제작하고 그 효과를 밝힌 것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

문화

더보기
독립유공자 후손이 쓴 일본의 죄악 100가지 <일본의 죄, 어디까지 아니?>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출판사 ‘고래가 숨쉬는 도서관’이 각종 역사서와 자료를 종합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한눈에 볼 수 있도록 일제가 저지른 죄악 100가지를 시간 순으로 정리한 책, ‘일본의 죄, 어디까지 아니?’를 출간했다. ‘독립유공자 후손이 쓴 일본이 우리에게 사과해야 하는 100가지 이유’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 저자 박찬아는 일제강점기 연통제 사건 등으로 옥고를 치르고 돌아가신 박원혁 독립지사의 손자다. 그는 현재 한일 간 관계를 가로막는 것은 과거의 일본이 아니라 과거를 가르치지 않는 일본의 현재라고 주장한다. 더불어 사과해야 하는 자와 사과를 받아야 하는 자 모두 그 이유를 명확히 알고 상호 사과와 용서를 해야만 진정한 화해를 맞이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을 쓴 이유라고 밝힌다. 이 책은 독립유공자 딸인 할머니가 우연히 만난 초등학생들에게 일본의 죄악상을 설명하고 토론하는 내용으로 어린이들이 읽고 이해하기 쉽게 쓰였다. 또한 중요한 대목마다 작가의 한마디를 덧붙여 작가의 독특하고 창의적인 시선을 독자에게 전하고 있는데, 일방적인 해석에서 벗어나 스스로 역사적 관점을 갖게 해준다는 점에서 기존 아동 역사물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준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