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경숙 기자]지난 4월초 집에 불이났다. 급히 몸만 빠져나오느랴 세상 전부였던 아코디언을 잃었다. 사반세기를 함께해 온 악기인 '수퍼 파올로 소프라니 5열식 이태리산 아코디언이었다.
아코디어니스트 심성락(80‧사진)은 "내 실수로 불이 났다"며 "옆 방 사람, 윗층 할머니 깨우느라고 갖고 나올 생각도 미처 못 했다"고 했다. 그는 "미련없이 잘 떠나보냈다"고 했지만 후배들은 안타깝다.
심성락은 '대통령의 악사'로 유명하다.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전 대통령이 주재한 연회 등에서 오르간 연주를 도맡던 심씨는 한국 대중음악사의 역사로 통한다. 패티김, 조용필, 이승철, 신승훈, 김건모 등 국내 가수 열에 아홉과 작업했다.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에 등록된 그의 연주곡만 7000여곡, 음반은 1000여장에 이른다.
기획사 페이퍼레코드 최성철 대표가 나섰다. 팔순의 악사에게 악기를 헌정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소셜 네트워크를 진행한다. 개인들에게 소액의 후원을 받는 것이 소셜 펀딩이다.
최 대표는 "뜻 깊고 의미있는 소셜펀딩을 추진해 남은 '악사'로서의 여생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며 "연주자에게 악기를 헌정하고, 그 후원자들을 모시고 소박하지만 감사의 공연을 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후원은 크라우드 펀딩 플랫폼 텀블벅(http://tumblbug.com/shimsungrak)을 통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