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정부청사에 칩입한 공무원시험준비생(공시생) 수사를 진행 중인 경찰이 응시생 전원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하기로 했다. 경찰은 피의자 송모(26)씨가 유출한 모의고사 문제지를 다른 응시생과 공유했을 가능성을 염두해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PSAT 1차 모의고사를 치른 응시생 가운데 유출된 시험 결과를 반영한 5개 대학 재학생 107명을 상대로 송씨와의 관계를 조사 중이라고 11일 밝혔다.
경찰은 송씨가 사전에 확보한 모의고사 답안지로 우수한 성적을 받아 지역인재 추천대상이 됐다는 점을 확인하고, 해당 문제지를 다른 공시생들과 공유했는지 여부를 수사 중이다.
우선, 경찰은 본고사(필기시험) 합격자 132명 가운데서도 송씨와 관련된 인물이 있는지에 대해서 조사할 방침이다. 또 불합격자 중에서도 모의고사와 필기시험 성적이 크게 차이나는 응시생을 위주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경찰은 송씨로부터 모의고사를 치르기 전 시험 문제지와 답안지를 훔쳤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시험지는 서울 관악구 신림동 M학원에서 만들어졌다. 이번에 조사 대상이 된 107명은 송씨와 같은 모의고사를 치른 공시생들이다.
송씨가 응시한 지역우수인재공무원 7급 시험은 모의고사 성적이 우수한 응시생 가운데 총장의 추천으로 선발된 인원만 응시할 수 있다. 송씨는 훔친 답안지로 모의고사 성적우수자로 뽑혀 출신대학 총장추천 자격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달 5일 치러진 본고사(필기시험)에서 낙방한 송씨는 정부서울청사 인사혁신처 사무실에 총 5차례 침입해 시험 성적과 합격자 명단을 조작한 혐의로 구속됐다.
경찰은 수사과정에서 송씨가 총장 추천을 받기 위해 모의고사 시험지와 답안지도 유출했다는 사실을 추가로 확인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 10일 전라도 광주에 있는 송씨의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 기숙사 생활을 해 이번 사건과 관련된 증거물은 확보하지 못했다. 학교와 기숙사에서도 별다른 흔적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