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경비원을 폭행해 논란을 빚고 있는 '미스터 피자' MPK 그룹 정우현(68) 회장이 9일 오전 경찰에 출석해 약 3시간 동안의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정 회장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낮 12시48분께까지 서울 서대문경찰서 형사과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정 회장은 감금 혐의 여부, 합의, 회장사퇴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기만 할 뿐 특별한 답변은 하지 않은 채 차량에 탑승, 귀가했다.
경찰은 정 회장에 대해 경비원과 시비를 붙게 된 과정, 폭행사실 여부 등에 대해 집중 조사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은 지난 2일 오후 10시30분께 서울 서대문구 대신동의 한 건물에서 경비원 황모(58)씨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 회장은 이 건물에 새로 입점한 자사 소유의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나가던 중 황씨가 건물 셔터를 내려 나오지 못하자 손으로 황씨의 목과 턱을 두차례 때린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정 회장 측은 일방적인 폭행은 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경찰이 식당 내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인한 결과 정 회장의 폭행 사실이 일부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정 회장에 대해 폭행죄 혐의가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다. 폭행죄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하면 처벌할 수 없는 반의사불벌죄 중 하나로 알려졌다.
경비원 황씨가 정 회장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밝히면 경찰은 정 회장을 처벌하지 못하게 된다.
경찰은 정 회장에게 반의사불벌죄가 아닌 감금, 상해죄를 적용할 수 있는 지 여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황씨가 사건 당시 정 회장이 건물을 빠져나갈 때까지 직원들에게 구금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며“상해나 감금에 대한 혐의가 드러나면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 조사에 앞서 서대문서 형사과 앞에서 취재진을 향해 관련 혐의를 인정하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정 회장은 “먼저 저의 잘못된 처신으로 인해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관리인(경비원)분께 다시 한번 진심으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이번 일로 실망하신 많은 고객들과 국민 여러분께도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저의 성숙하지 못한 행동으로 인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말았다”며 눈물을 글썽이는 모습을 보이고 허리굽혀 인사를 하기도 했다.
정 회장은 “뼛 속 깊이 후회와 반성을 하고 있다. 피해자 분을 찾아뵙고 진심으로 사죄하며 용서를 구했다”며 “이번에 모든 용서를 다 구할 수 없겠지만 앞으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책임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