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신철 기자]고(故)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홍준표(62) 경남도지사 재판에서 박준호(50) 전 경남기업 상무가 "윤승모 전 부사장이 한장섭 전 부사장에게 돈을 받아 다음날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이 지난해 4월6일 금품 전달자로 지목된 윤 전 부사장의 병문안 당시 함께 방문했던 인물이다.
1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부장판사 현용선) 심리로 열린 홍 지사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4차 공판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박 전 상무는 당시 성 전 회장과 윤 전 부사장의 대화를 진술했다.
박 전 상무는 "윤 전 부사장이 재무담당인 한 전 부사장에게 1억원을 받아 홍 지사에게 줬다고 한 전 부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말했다고 성 전 회장이 전했다"며 "성 전 회장은 자신의 검찰 조사에서 윤 전 부사장에게 언론홍보비로 돈을 줬다고 했지만 '이제는 바로 말해야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윤 전 부사장은 '한 전 부사장이 (홍 지사에게 돈을 준) 그것까진 모를 텐데'라는 뉘앙스로 답변했다"며 "한 전 부사장에게 돈을 받아 그날은 자택에 두고 다음날 국회의원회관에 가서 홍 지사에게 전달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검찰 측이 "윤 전 부사장이 성 전 회장에게 홍 지사와 전화 통화를 했냐고 물었냐"고 묻자, 박 전 상무는 "성 전 회장은 곧바로 자신도 통화를 했다고 얘기했다"고 진술했다.
성 전 회장이 직접 윤 전 부사장을 찾아간 이유에 대해서는 "당시 영장이 청구되면서 성 전 회장이 구속될 가능성이 높았다"며 "홍 지사에게 돈 준 것을 확인하기 위한 차원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성 전 회장에게 윤 전 부사장을 통해 홍 지사에게 돈을 왜 줬는지 직접 들은 바는 없다"며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천 도움을 받고자 하는 기대는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홍 지사 측 변호인은 한 전 부사장이 검찰 조사에서 윤 전 부사장에게 1억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은 맞지만 홍 지사에게 줬다고 한 적은 없다며 반박했다.
홍 지사 측 변호인은 "한 전 부사장은 검찰 조사에서 윤 전 부사장에게 전달한 돈을 홍 지사에게 줬다고 하지 않았다"며 "성 전 회장이 홍 지사로 특정해 윤 전 부사장에게 거짓말한 것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성 전 회장이 윤 전 부사장에게 돈을 준 시점에 대해 2011년과 2012년이 아닌 같은해인 총선이냐 대선이냐고 물은 것도 의아하다"며 "영장 청구가 급박한 상황에서 증거 확보를 위해 병원에 갔다면 녹취를 하지 않은 것도 쉽게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에는 박 전 상무와 함께 윤 전 부사장 병원을 방문한 경남기업 이용기 전 비서실장에 대한 증인 신문이 진행된다. 이 전 실장은 성 전 회장이 병원을 방문하기 전에도 두차례 윤 전 부사장을 찾아간 것으로 조사됐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국회 의원회관에서 성 전 회장의 지시를 받은 윤 전 부사장으로부터 현금 1억원이 든 쇼핑백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