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한·미 연합군사훈련인 키리졸브(Key Resolve·KR)와 독수리(Foal Eagle·FE) 연습이 7일부터 시작된다. 우리 군 29만여명과 미군 1만7000여명이 참가하는 이번 연합군사훈련은 역대 최대 규모로, 다음달 30일까지 약 두 달 동안 실시된다.
7일 군 당국에 따르면 올해 훈련에는 핵추진 항공모함을 주축으로 한 항모강습단과 원자력 잠수함, B-2 스텔스 폭격기, F-22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 전략자산(전략무기)들이 집중 전개될 예정이다. 앞서 미국은 북한의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B-52 전략폭격기와 핵잠수함, F-22 스텔스 전투기 등을 잇따라 한반도에 출동시킨 바 있다.
유사시 북한의 대량파괴무기(WMD)를 선제 타격하는 '작전계획 5015' 실전 훈련이 이뤄질 예정이다. 북한의 도발 징후를 파악하는 동시에 핵·미사일 등 주요 시설에 선제타격을 퍼부어 도발 능력과 의지를 원천 차단하는 것으로, 과거와는 다른 적극적·공세적인 작전계획이다. 한·미 양국이 공동으로 지정한 700여개의 합동요격지점(JDPI)에 대한 정밀 타격 점검도 이뤄질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의 특수전부대원들이 투입될 예정이다.
'참수(斬首) 작전' 훈련도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참수 작전은 유사시 김정은 등 북한 지도부를 제거하고 정권을 무너뜨리는 작전 개념이다. 북한이 '최고 존엄'으로 떠받드는 김정은을 직접 겨냥하고 있다는 점에서 북측의 거센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이밖에도 한·미 해병대 1만여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상륙훈련인 '쌍용훈련'도 진행된다. 쌍용훈련은 동·서해 주요 거점으로 동시에 상륙해 평양을 최단시간에 점령하는데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양국 군은 또 지난달 24~26일 제5차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에서 4D(탐지·교란·파괴·방어) 작전개념 및 이행지침을 최종 완성, 이번 훈련에 적용키로 했다. 4D 작전개념은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에 대해 탐지(Detect)·교란(Disrupt)·파괴(Destroy)·방어(Defense) 등의 단계로 나눠 대응하는 작전이다. 또한 올해 훈련에서는 유사시 해외미군기지와 미 본토에서 증원될 무기들과 병력의 전개 훈련도 이뤄진다. 미군 해상사전배치선단(MPSS)은 이미 한반도에 투입됐다.
군 당국은 북한이 훈련 시작 시점에 맞춰 단거리발사체 추가 발사나 서해 북방한계선(NLL) 침범, 해안포 사격 등 무력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비 중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해 키리졸브 연습 첫날 단거리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며, 종료 전날에는 지대공미사일 7발을 쏘며 무력시위에 나선 바 있다. 잠수함이나 공기부양정, 무인기 등을 이용한 기습 침투나 사이버 테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에는 반드시 강력한 응징이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은 지난달 23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중대성명을 통해 "이른바 '참수 작전'과 '족집게식 타격'에 투입되는 적들의 특수작전무력과 작전장비들이 사소한 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그를 사전에 철저히 제압하기 위한 선제적인 정의의 작전수행에 진입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반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 3일 원산 일대에서 300㎜ 신형 방사포 6발 시험발사를 참관하며 "실전배비(배치)한 핵탄두들을 임의의 순간에 쏴버릴 수 있게 항시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