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세브란스병원은 2009년 8월 18일 “오후 1시 43분 김대중 전대통령이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심장이 멈춰 서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세브란스는 기자회견에서 고령이어서 심폐소생술은 큰 의미가 없었다며 “고인을 조용히 보내드렸다”고 밝혔다. 7월 13일 폐렴증상으로 입원한 뒤 고인의 치료를 주도해온 의사도 임종 순간에 대해 “가장 편안한 모습으로 가셨다”고 술회했다. 그랬다. 여든 다섯의 나이를 떠올리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극적 서거와는 다르다. 고령에 폐렴 증상도, 다발성 장기부전도 사실이다. 하지만 나는 세브란스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시비를 걸자는 게 아니다. 고인의 부음을 들으며 가슴이 먹먹해 온 까닭은 다른 데 있다. 고인을 결코 조용히 보내드릴 수 없는 까닭이기도 하다. 의학적 판단과 다른 근거, 고인의 오열과 분노 서거 소식을 들었을 때 떠오른 고인의 마지막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장에서 울음을 터뜨리던 모습이다. 여든 다섯 살의 전직 대통령이 국민장으로 치른 영결식장에서 흐느낀 오열은 고인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가를 입증해준다. 그렇다. ‘덕담’할 때가 아니다. 명토박아둔다. 고인
정부가 바이오산업을 키워 한국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공언한 지 10년이 다 돼간다. ‘IT’, ‘BT’, ‘NT’라는 말이 유행하던 국민의 정부, ‘신성장 동력산업’이라 치켜 올렸던 참여정부, 그리고 지금은 ‘차세대 먹거리 사업’으로 어느 고위책임자이든 입에 올리지 않는 사람이 없다. 실제 정부도 바이오산업에 대한 연구개발자금을 꾸준히 늘려왔다. 지난해 바이오 R&D예산이 1조6569억 원이나 됐다. 물론 이 예산은 아주 다양한 바이오산업분야 전체의 연구개발비이고, 순수한 바이오 신약개발연구비는 훨씬 적은 600~700억 원 규모다. 그런데 문제는 국민들의 높은 기대와 정부의 의지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산업의 연구결과물이 빈약하고 초라하다는 사실이다. 관계당국은 신약이 14개를 넘어섰고 124건의 특허와 1천여 건의 논문 성과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세계시장에 내놓을만한 것이 없다. 무엇이 문제이기에 이런 저조한 성적을 기록하고 있는 것인가. 필자가 보기에 가장 큰 문제점은 전문역량의 부족이다. 국민의 소중한 예산을 연구개발비로 투입할만한 기술수준인지를 평가할 인력구성과 체계가 취약하다. 복지부와 교육기술부, 지경부가 주관하고 있는 바이오 연구개발사업 선정목록을
극단 초인에서 위안부의 실체를 그린 을 무대에 올린다. 오는 9월 18일부터 27일까지 대학로 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될 연극 은 ‘일본 군대에 유린되고 성의 노예가 된 네 여인의 삶을 호소력 있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2001년 국제 평화상과 반전 연극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미국 극작가 라본느 뮐러가 일본에 체류하던 중 우연히 ‘위안부’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거기에 시적 상상력을 발휘하여 쓰게 된 것으로 은 그 당시 위안부 막사의 이름이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참혹한 위안부 생활을 적나라하게 풀어낸 은 요즘처럼 세계화의 파문 속에서 과거의 역사가 희미해져갈 때, 극장 무대 위에 오르는 위안부들의 존재와 그들에게 가해졌던 잔인하고 처참했던 실상, 그들의 고통까지도 관객들에게 느끼게 해 줄 것이다. 은 인간 존재의 가벼움이 아닌 숭고한 인간성의 승리로 그려진다. 그날 그들은 한낱 군수품으로 취급되어졌지만, 이제 그들은 그날을 증언하는 당당한 역사의 증인이 되어 우리 앞에 설 것이다. 은 일반 여성주의 극과는 그 농도나 색깔을 달리한다. 한 편의 서사이며 또한 제의적 성격을 지닌 것으로 여자들의 가슴에 묻어 두었던 치욕의 경험을 이야기함으로써 고통과 진실을
대한민국 제15대 대통령을 지낸 김대중 전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폐렴으로 신촌세브란스에 입원, 중환자실에서 집중치료를 받고 증세가 호전돼 22일 일반병실로 옮겼으나 하루 뒤 폐색전증이 발병하면서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치료를 받아왔으나 다발성 장기손상으로 서거했다. 왜 국민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에 서러워하고 있나 궁금해진다. 김 전 대통령은 평범한 정치인이었으나 박정희 독재정권에 의해 탄압을 받기 시작하면서 평범한 정치인이 민주화 전선의 투사가 되었다. 그리고 아쉬움이 남아있는 민주화를 이룩하고 대통령이 됐다. 특히, 80년대 학번들은 민주주의를 외친 아련한 기억이 남아있어 그 힘든 시절을 알고 있다. 개인의 삶은 모두 버렸고, 어떤 이들은 목숨마저 민주주의에 바쳤다. 그만큼 민주화는 80년대의 절박한 요구이자 열망이었다. 80년대 민주화운동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당연히 ‘호헌철폐 독재타도’를 목놓아 외쳤던 87년 6월항쟁을 기억할 것이다. 하지만 이 학번들은 386이라는 말과 함께 이들의 생각과 노력이 도매금으로 넘어가 버렸다. 이유는 몇몇 80년대 학번들이 정치권에 뛰어들면서 80년대말 민주화운동을 정치적 도구로 사용해 때로는 도덕성으로 때로는 자
아, 한 시대가 가셨구나아, 한 사람이 가셨구나 한 시대가 한 사람을 떠메고 가셨구나한 사람이 한 시대를 떠메고 가셨구나파란 많은 시대를곡절 많은 시대를피비린내 진동하던 야만의 시대를훌훌 떠메고 가셨구나 그러나 어찌하여 사람들은 그를 보내지 못하는가슬픔만은 아니구나, 길을 막고 눈물 흘리는구나어찌하여 아직은 아니야, 아직은 아니라고 울먹이는가 어찌된 일일까?음악도 멎고 조명도 꺼진 무대는 어둠에 싸이고먼지바람 이는 광장에 찢긴 종이들 흩날리는데저기 저 가슴에 멍을 안은 사람들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데어찌 그 불빛을 가슴에 밝히지 못하고어찌 그 빈 무대에 뛰어들지 못하고한숨만 쉬는가, 불빛은 흐려만 가는가 한 시대가 갔으나 다른 한 시대는 오지 않고한 사람이 갔으나 그를 마중할 한 사람은 오지 않고머리를 찧으며 부끄러워했으나 아직 일어서지 못하고진실은 아직 책장 꽂혀 있고 광장은 멀리 있는데진리는 아직 풍문으로만 떠돌 뿐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데어찌 놓아드리나요, 어찌 잘 가시라 하나요 저들은 과거의 신문을 찍어대고낡은 법전에 손을 얹고 선서를 하고매국의 역사 앞에 충성을 맹세하고앞서간 사람들 몸 눕혀 분단을 이은 다리를 걷어내고죽은 망령 불러내는 굿판을 벌이고
강신한 시사뉴스 창간 발행인(자매지, 수도권일보) 회장이 지난 18일 대불대학교 경영행정대학원 학위 수여식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평소 지방정책에 대한 중앙신문과 지방신문의 보도성향 및 시각 차이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강 회장은 이 내용을 연구주제로 삼아 양질의 성과를 이뤄낸 것. 논문은 ‘수도권 상수원보호구역해제’에 관련된 정책, 특히 ‘하이닉스 이천공장 증설’에 관련된 보도사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 가지 접근법을 보여주는 논문은 이론적 측면으로 중앙지 3개사와 경기도 지방지 3개사에 실린 기사분석을 통해 보도 프레임의 차이를 다각적·입체적으로 분석, 이론적 토대를 구축했다. 실용적 측면에서는 중앙지와 지방지의 기능 및 역할의 차이점이 정부정책 보도의 결정요인에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규명, 이러한 결정요인들은 각 신문사가 각기 다른 보도 프레임을 활용하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본 논문을 통해 정책 결정자들은 정부 및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려는 정책에 대한 언론보도의 방향을 예측할 수 있도록 하고, 독자들은 각 신문사의 보도성향을 미리 인지함으로써 특정 성향에 치우친 보도에 대한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접근방안을 마
황우석 결심공판을 앞두고 공판에서 밝혀진 사실을 바탕으로 황우석과 노성일의 진실을 분석한 글이 현직PD(경기방송 노광준)에 의해서 제기됐다.노광준PD는 언론인이 쓴 줄기세포 연구에 관한 충실한 사실보고서로 평가받는 "황우석이야기"를 출간한 저자이다. 황우석박사의 진실과 줄기세포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는 상황에서 3동안 재판이 진행되고 있으며,8월 24일 결심 공판을 앞두고 검찰의 구형이 내려지고 재판장의 판결만 남은 상황이다.3년 동안 진행된 공판내용과 황우석 진실을 추척한 내용을 담고 있다. 주 내용은 노성일이사장 줄기세포 논쟁과 관련하여 사실과 다르게 이야기한 부분을 집중 분석했으며,황우석박사가 배양한 배반포가 상당히 좋은 상태라는 줄기세포 전문가의법정 증언을 제시했으며,김선종이 섞어심기가 아닌 바꿔치기를 한 정황과 배경을 정리했으며,마지막으로 서울대조사위가 NT-1이 처녀생식이라고 단정표현한 것은 실수라고 한 정명희 법정증언과 NT-1의 검증실험 내용까지 담고 있다.일반적으로 알려진 내용과 달리 재판장에서 밝혀진 충격적 반전이 될 수 있는 사실(팩트)을 중심으로 서술했다.이에 전문을 아래에 전재한다. 노광준PD의 "공판3년...황우석의
한나라당은 7월 13일까지만 논의한 후, 대다수 국민이 반대하는 미디어법안을 처리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여야 합의대로 ‘미디어위원회’를 구성하여 운영했기 때문에 표결처리를 해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여론수렴 없는 표결처리를 반대해온 민주당도 조만간 미디어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양당의 안이 조율되어 미디어법이 합의 처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한나라당은 미디어법 개정으로 언론구조 선진화, 일자리 창출 등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광고’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의 법개정 목적이 대기업과 거대신문사에 ‘방송보도영역’(지상파방송,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을 넘겨주는 데 있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최초의 방송법개정안에서는 전면적인 진입규제 완화를 표방한 바 있다. ‘미디어위원회’ 논의 이후 한나라당 법안은 몇가지가 달라졌다. 첫째, 신문사와 대기업의 지상파방송 겸영은 디지털방송 전환이 이뤄지는 2012년까지 보류한다. 둘째, 신문사와 대기업은 지상파방송 20%, 종합편성채널 30%, 보도편성채널 49%까지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영역별 비율 조정 가능). 셋째, 일정 점유율 이상의 방송사업자에 대해서는 사후규제 방안을 마
대부분의 사람이 ‘그 때 내가 왜 그런 말을 했을까’ 하며 후회해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특히 평소에 말이 많은 사람이라면 그만큼 실수나 허물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잠언 10:19). 이런 것을 실감한 시편 기자는 “여호와여 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시고 내 입술의 문을 지키소서”라고 고백합니다(시편 141:3). 파수꾼이란, ‘경계하여 지키는 일을 하는 사람’ 또는 ‘어떤 일을 한눈팔지 아니하고 성실하게 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따라서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운다면, 우리가 해서는 안 될 말을 경계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입 앞에 파수꾼을 세우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첫째, 범사에 무익한 말은 하지 않아야 합니다. 먼저, 거짓말은 무익할 뿐만 아니라 자신과 상대에게도 해가 됩니다. 상대가 거짓말을 사실로 믿었다가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또한 거짓말을 하는 자체가 하나님 앞에 죄가 되므로 사소한 거짓말이라도 하지 않아야 합니다. 동문서답도 무익한 말입니다. 동문서답이란 ‘상대의 물음과는 전혀 상관없는 엉뚱한 대답’을 뜻합니다. 질문에 맞는 답을 얻어야 다음 대화를 진행할 수 있는데, 동문서답을 하면 답답하지요. 특히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폐렴으로 입원중인 서울 신촌 연세대 세브란스 병원을 깜짝 방문해 김 전 대통령의 쾌유를 기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날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35주기 추도식을 마친 뒤 오후 3시5분쯤 측근인 이정현 의원만 동행한 채 병원 20층 VIP 대기실을 찾았다. 박 전 대표의 병문안은 사전 연락없이 조용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표는 이희호 여사의 손목을 붙잡으며 “찾아 뵙는게 폐가 될까봐 걱정하다가 조용히 왔다”며 “직접 뵙고 가지는 못하지만 회복을 기원한다는 말을 김 전 대통령에게 전해달라고 말했다”고 최경환 공보비서관은 전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대기실에 있던 권노갑·한화갑·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와 박지원 민주당 정책위의장 등 DJ 측근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희호 여사와 5분간 대화를 나눈 박 전 대표는 김 전 대통령의 아들 김홍일, 홍업 전 의원과도 만나 인사를 나눈 뒤 병원 지하주차장을 통해 조용히 돌아갔다.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13일 10월 재보선의 경남 양산 출마와 관련 “떳떳하게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날 경남 창원에서 경남도와 당정회의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정권의 창출에 크게 기여했고, 1년2개월간 집권 여당을 운영했으니까 심판을 받으려고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남해·하동를 떠나 양산 지역에서 출마하는 것에 대해 “나는 지역구를 내 마음대로 떠나거나 던진 일이 없다”며 “남해 하동을 떠나는 것은 타의에 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또 이재오 전 최고위원의 당 복귀 가능성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이 당에 복귀하면 당내 알력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얘기도 있지만 오히려 당 화합과 통합을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직 사퇴전 사전 정지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이 전 최고위원의 복귀와 연관이 있느냐’는 질문에 “공개적으로 얘기할 수 없지만 몇가지가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 가능성에 대해 “아직 출마도 안했다”면서 “누구라고 거명할 수는 없지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라고 여운을 남겼다. 이와 함께 박 대표는 1
쌍용차사태가 큰 불상사 없이 일단락됐다. 불행 중 다행이다. 하지만 일단 파탄났던 회사가 쉽게 회생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희망을 가지려면 내부구성원이 열과 성을 모으고 시장상황이나 채권단 태도 등의 외부환경도 나아져야 하리라. 정부나 재계는 속으로 미소를 짓고 있을지 모르겠다. 새 정권이 등장하면 으레 치러야 했던 총자본과 총노동의 한판승부에서 거의 일방적으로 노조를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본때를 보였다'고 생각할 것이고, 이런 행태는 앞으로 노사문제에 그대로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밀어붙이기는 언제나 통하는 게 아니다. 합리적 설득 없이 힘만 쓰다간 폭발적 저항에 직면할지 모른다. 그리고 이런 건 선진화가 아니라 개발독재로의 후퇴다. 시대착오적인 나라운영 방식이 지속가능할 리 없다. 강압적 구조조정 계속되면 폭발적 저항 부를지도 노동계는 참담한 심정이리라. 수년 전 대우차사태 때에 비해 무급휴직 등 여러가지 양보제안을 했지만 결국 경영진에게 굴복할 수밖에 없었다. 같은 직장동료 사이도 찢겨졌다. 힘의 한계를 느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든 재계든 노동계든 그냥 좋아하거나 낙담만 할 게 아니라 근원적인 문제해결 방안을
"1월 20일 저녁 8시 영안실 앞에 선 전경들에게 '저기 안에 아버지가 있다, 한번만 보여달라'고 사정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또 그랬습니다. '아버지 시신 돌려 달라'고….” 지난 7월 20일 저녁 용산에서 열린 참사 반년 추모대회에서 고 이상림씨의 딸 연선씨가 말했다. 유가족들은 '시신을 메고 청와대로 가겠다'는 결심을 내비쳤다. 6개월 전 처참하게 숨진 철거민 다섯분의 시신을 메고 서울광장으로 영안실과 분향소를 옮긴 다음 청와대까지 가려는 것이었다. 하지만 유가족과 용산범대위는 시신을 인도받지 못했고, 빈 관이라도 들고 가겠다는 행진대열도 경찰에 막혀 장례식장 밖으로 나가지 못했다. 그나마 이런 시도가 있어서인지 언론의 주목을 반짝 끌 수 있었다.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어요?" 사람들은 장례조차 지내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반문한다. 사람이 여섯이나 죽은 대형참사가 눈발이 날리던 겨울을 지나 한여름이 되기까지 해결되지 않았다는 것을 어떻게 이해하겠는가. 장례를 치르지 못한 유가족이 상복을 벗지 못한 채 장례식장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게 납득될 수 있겠는가. 용산참사의 해결은 아마도 이런 상식의 회복에서부터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