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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태 직론직설

【박성태 칼럼】 새해에도 계속 목도하는 ‘공정과 상식’이 무너진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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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으로 혜성처럼 나타난 대통령이 되었으나 2년10개월여의 재임기간 동안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린 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전락한 윤석열 전 대통령. 내란 특검팀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및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사건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선고가 어떻게 날 지는 모르지만 최소한 무기징역은 면하기 어려울 것 같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은 추악한 과거로 돌리고 병오년 새해에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희망하며 새해를 맞이했다.

 

그러나 새해 벽두부터 터져 나온 한 장관 후보자의 갑질, 폭언, 투기 등으로 인한 자질 논란과 정치권 인사들의 공천헌금과 관련한 수많은 의혹, 대장동 일당들의 깡통 계좌 등을 지켜보며 우리는 깊은 회의감과 자괴감에 빠진다.

 

평생을 ‘공정과 상식’이라는 가치를 등불 삼아 살아온 이들이 “불법과 비리를 멀리하고 공명정대하게 살라”, “과유불급을 가슴에 새기고 욕심내지 마라”, “남과 비교하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자존감을 키워라”라고 강조해 온 말들이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법을 만드는 이들과 나라를 이끄는 이들이 정작 그 법과 상식의 경계를 비웃듯 넘나들며 사리사욕을 채우는 모습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의 가슴에 깊은 대못을 박고 있다.

 

무너진 ‘공정과 상식’, 정의에 흔들리는 삶의 신조

 

우리는 그동안 ‘바르게 살면 복이 온다’는 명제를 믿어왔다. 청소년들은 꿈을, 직장인들은 보람을, 중장년들과 노년층은, ‘열심히 바르게 살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인간다운 삶’의 궤적을 그려왔다. 하지만 권력층의 도덕적 해이와 ‘내로남불’ 식의 행태가 연일 언론을 장식할 때, 대중은 묻는다. “나만 바보처럼 살았던 것인가?”

 

상대적 박탈감은 바로 여기서 시작된다. 내가 지킨 도덕적 결벽이 누군가에게는 조롱의 대상이 되고, 내가 멀리한 비리가 누군가에게는 성공의 지름길이 되는 세태 속에서, 평생 지켜야 할 삶의 신조는 한순간에 ‘오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공명정대'여야 하는가

 

인생을 잘못 살았다는 후회가 밀려올 때, 우리는 다시 본질을 직시해야 한다. 우리가 ‘공정과 상식’을 지킨 이유는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한 ‘전시용’이 아니고 나 자신의 인격과 존엄을 지키기 위한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이다.

 

일부 정치인의 의혹과 고위직의 일탈은 그들의 삶을 잠식할 ‘부채’가 될 것이지만, 우리가 지켜온 정직한 땀방울은 누구도 뺏어갈 수 없는 ‘자산’이다.

 

욕심을 버리자는 ‘과유불급’의 미학은 결코 패배자의 변명이 아니다. 그것은 끝없는 탐욕의 굴레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얻는 유일한 길이다. 남과 비교하지 않는 자존감이야말로, 외부의 풍파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면의 단단한 뿌리가 된다.

 

세상이 혼탁할수록 우리는 더욱 선명한 기준을 가져야 한다. 권력자들의 일탈에 분노하되, 그 분노가 나의 삶을 파괴하게 하여서는 안 된다.

 

우리는 ‘공정과 상식’을 파괴하는 자들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 상식이 통하지 않는 사회에 침묵하는 것은 비리에 동조하는 것과 같다.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감시와 비판은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첫걸음이다.

 

그리고 ‘나의 가치’가 타인의 타락에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세상이 변했다고 해서 나의 고결함까지 변할 필요는 없다. 내가 지켜온 가치는 여전히 옳으며, 그 길을 걷는 이들이 많아질 때 사회의 복원력이 작동한다.

 

또한 연대와 교육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 나 혼자만 바르게 사는 것이 무의미해 보일 때, 같은 가치를 지향하는 이들과 연대해야 한다. 교육계와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경우 강연과 특강을 통해 뿌린 씨앗들은 당장 열매 맺지 않더라도 누군가의 삶에서 반드시 꽃을 피울 것이기 때문에 교육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

 

다시, ‘공정과 상식’의 길로

 

평생을 공명정대하게 살아갈, 살아온 우리들의 삶은 결코 실패한 것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같은 사람들이 있었기에 우리 사회가 이만큼이라도 지탱될 수 있었다.

 

세상의 불의에 눈감지 않으면서도, 내 안의 평온과 자존감을 굳건히 지키는 삶. 그것이 바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희망이다.

 

글쓴이=시사뉴스 박성태 대기자

 


 

 

배재고등학교 졸업

연세대학교 졸업 행정학  박사   

전 파이낸셜뉴스 편집국 국장  

전 한국대학신문 대표이사 발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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