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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화순의 아트&컬처]변건호 작가, 회화로 승부한 <신생명조형전Ⅲ>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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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훈갤러리서 12월 5일까지 초대개인전 열어
-신작 30여점 통해 우주 유영하듯 자유로운 추상적 회화 선봬
-17일 오후 3시부터 작가와의 대화, 유진규 마임 등 예정

 

공예·디자인·미술의 융합 개념인 ‘조형디자인’ 정착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변건호 작가(75.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장)가 11월 11일부터 12월 5일까지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초대개인전 <신생명조형전Ⅲ·Neo Cosmos ExhibitionⅢ>을 갖는다. 그런데 평면 회화로 전시장을 꾸몄다. 아울러 17일(금) 오후 3시 작가와의 대화, 오후 5시 마임이스트 유진규의 마임 등이 예정되어 있다.

 

작가는 평생 화두로 삼아온 생명본질에 대한 탐구와 그에 대한 결과물을 평면 조형구도로써 풀어낸 대형 작품 30여점을 이번 전시에 내걸었다. 경기도 파주 파평면 두포리의 작업실에서 심혈을 기울여 그려낸 평면조형 대작 중심이다. 관훈갤러리 1, 2층에서는 생명 본질에 대한 30점의 새로운 대작 회화를 볼 수 있고, 3층에서는 과거 진행했던 조형 작품을 사진으로 만나볼 수 있어 변화된 작가의 세계관을 들여다 볼 수 있다.

 

전시장을 둘러보면 과거와 현재의 작품이 평면과 입체라는 점에서 변화가 있지만, 작가가 평생 화두로 삼아온 ‘생명의 본질’에 대한 추구는 계속 진행중임을 알 수 있다.

 

“조형의 세계는 곧 시공의 예술이자 연속된 삶과 생명의 예술이지요. 이번 작품에서 생명의 본질을 표현하면서 ‘새와 꽃’의 아우라와 교감, 우주의 기운생동 등을 표현했어요. 과거의 제 자신과 조우하는 동시에 새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에 집중했습니다.”

 

작가는 이번에 완성한 평면 작품들에도 이전의 입체 작품처럼 영혼과 공간, 시간과의 투쟁 등을 담아냈다. 전시 준비중에도 투병하는 가족을 돌보며 한층 심오한 평면작업을 제작했다. 지난해에는 홍익대 앞 홍갤러리에서 환자용 링거, 물고기 등 독창적인 형상을 화면에 도입하고 한지 위에 연필, 크레용, 금박 등 다채로운 소재를 활용해 그림을 그렸다. 화면 위를 자유롭게 종횡하는 선(線)이 작가의 어지러운 마음을 대변하듯 휘몰아치는 강렬한 광풍을 연상시켰다. 그러나 올해 작품들은 한층 더 깊이감을 더한 분위기다.

 

‘Neo Cosmos 2023-No.15, No.16’에서는 아직도 환자용 링거의 흔적이 보인다. 그리고 작가의 마음 속에 자신도 모르게 흑과 백, 청과 보라 등 어둠이 내려 앉은 것 같다. 그런가하면 맑게 갠 듯 짙은 그레이 위에 화이트 컬러가 도포되어 있기도 하다.

 

#투병 가족 옆에서 평면작업 시작, ‘생명 철학’도 바뀌어

 

최근 많은 작가들이 장르를 바꿔 작업한다. 조각가가 회화를, 화가가 조각을 하는 것이 이상할 것이 없다. 그러나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평면과 입체가 서로 다른 류의 조형으로 간주되고 있다. 이질적인 것들 간의 섞임을 긍정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짙다.

 

평면과 입체가 상이한 커리큘럼을 갖는다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것은 감각적으로 ‘다름’을 넘어선 상호보완적 관계성의 가치를 간과한 견해다.

 

실제로 많은 작가들이 오랜 세월 종사해온 장르의 조형에서 벗어나 다른 장르로 활동범위를 넓히는 경우를 많이 볼 수 있다.

 

변 작가도 오래전부터 입체 조형물을 하는 틈틈이 평면 드로잉과 회화들을 하곤했다. 3차원 조형물을 하려면 2차원 평면 작업부터 해야 하니, 조형작품과 드로잉, 회화는 늘 가깝기 마련이다. <혼돈과 질서>전(1995)에서 이미 2차원과 3차원의 경계를 허무는 조형작업을 선보였다.

 

“혼돈에서 생명과 질서가 나옵니다. 또 입체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지요. 평면 속에 입체가 있고, 입체 속에 평면이 있습니다.”

 

이재언 미술평론가는 “작가는 과거에 했던 조형 작업의 이미지에 덧칠하는 자기 부정의 과정을 통해 또다른 자아를 발견하고 새롭게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면서 “이런 과정을 통해 생명의 생성과 완성, 잊혀짐과 소멸 등의 필연적인 과정을 보여주느라 4~6번씩 캔버스를 덧바르는 노력을 해왔다”고 밝혔다.

 

작가 예년처럼 금속조형 작업을 했다면 1년에 2~3점 만들까 말까 했을 것이다. 하지만 회화 작업을 하면서 속도가 빨라져 이번 전시가 가능했다. 또 물감의 마티에르가 두터워졌고, 표현 방식과 컬러감도 심경의 변화만큼이나 달라졌다. 마치 자유로운 영혼이 마음껏 우주를 유영하듯 심도있는 조형세계를 표출하고자 한 것이 이번 전시의 특징이다.

 

작가는 이번 작업을 위해 한지 또는 캔버스 위에 무수한 드로잉과 평면 구상을 시작으로 아크릴 물감과 흑연, 색연필, 크래용, 금박, 은박 등을 이용해 외연을 확장시키는 조형을 시도했다.

한편 전시기간중인 11월 17일 오후 3시 ‘작가와의 대화’, 오후 5시 ‘마임이스트 유진규의 마임’ 등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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