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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미국 대법원 소수인종 대학입시 우대 정책 위헌 판결…인종 다양성 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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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명문대 인종게임 극심해지고 공정성 훼손"
"부유한 소수인종 입학으로 형식적 다양성 높일 듯"
"대학들은 저소득 계층 우대조차 폐기하려 들 것"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미 대법원이 29일(현지 시간) 대학 입시 소수인종 우대 정책이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미국 사회에 큰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 미 뉴욕타임스(NYT)는 여러 인종과 계층 출신 고등학생의 대학 입시를 지도한 명문대 베이츠 칼리지의 타일러 오스틴 하퍼 교수의 기고문을 실었다.

 그는 명문대에 진학하려는 아시아계 인종 학생들이 아시아인종임을, 백인 부유층 출신 학생들은 부자와 백인이라는 점을 감추려 한 반면 흑인, 라틴계, 중동계 학생들은 오히려 자신의 인종을 부각시키려 했다고 전했다.

◆백인, 부자, 아시아계 입시 지원자는 감추려 노력
몇 년 전 대학원생 시절 뉴욕 퀸즈 플러싱의 중국계 미국인 거주지에서 가까운 곳에서 살면서 여름 방학 동안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이 아시아계가 아닌 것처럼 보이도록 도우며 돈을 벌었다.

한 여학생이 자신의 입학 지원서가 너무 아시아계라는 티를 내지 않게 고쳐달라고 요구하는 걸 듣고 농담하는 줄 알았다. 그러나 여학생은 좋은 대학교들은 아시아인을 받지 않는다면서 정색을 했다. 자신이 다니는 교회의 아시아계 친구들이 높은 점수에도 불구하고 명문대 입학이 거부됐다는 것이다.

이후 몇 년 동안 입시를 지도하면서 중국계 및 한국계 학생들이 대부분 자신의 출신을 감추려 한다는 것을 알았다. 부자 백인 가정 출신 학생들은 부자라는 점과 백인이라는 점을 감추려 했다. 거꾸로 흑인 학생들은 흑인임을 부각시켜달라고 했다. 라틴계와 중동계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만난 모든 입시생들이 명문대에 진학하려면 ‘인종 게임’을 해야 한다고 믿는 듯했다. 이들에게 입시는 자신의 아이덴티티를 극대화 또는 극소화하는 능력에 달린 문제였다.

이후 나도 이들의 행보를 따랐다. 몇 년 뒤 흑인 박사 후보자로서 교수자리를 찾는 과정에서 소수인종 우대를 받으려 노력했다. 지원서를 작성하면서 죄의식을 느꼈고 자해행위를 하는 듯했다.

◆명문대 입시에선 인종 게임 먹혀
입시든 교수 지원이든 명문대는 인종 게임이 먹힌다. 대법원이 소수인종우대 위헌 판결을 내리면서 상황이 한층 악화할 전망이다. 소수인종 우대가 확산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인종 게임을 하도록 부추겼다. 대법원 위헌 판결은 인종 게임을 보다 창의적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나는 소수인종 우대 정책의 혜택을 받아 해버포드대학,  뉴욕대학원을 거쳐 베이츠칼리지 교수가 될 수 있었다. 나는 소수 인종 우대가 흑인 노예정책의 역사적 과오와 잔재를 보상하고 백인 우대 체제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다고 믿는다.

동시에 나는 소수인종 우대가 미국대학이 인종 문제에 사로잡히도록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대학교에 입학하기 전부터 학생들은 인종이 자신의 정체성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믿게 된다.

많은 명문대들이 입시과정에서 재정을 유지하면서도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한 인종 게임을 벌이고 있다. 예컨대 일부 대학들은 학비를 전액 부담할 수 있는 소수 인종 학생들을 받아들여 소수인종우대를 하고 있다고 과시한다. 많은 대학들이 학비 지원이 필요없는 소수 인종 학생들을 받아들임으로써 실적을 쌓으려 한다. 하바드대 흑인, 라틴계, 인디언 원주민 학생 부모의 70% 이상이 대학교육을 받고 중간 소득 이상을 올린다.

◆소수인종 우대 사라지면 인종 게임만 심화하고 공정성은 훼손

이처럼 명문대들이 소수인종 우대 정책을 선용하지는 않더라도 고등교육에서 다양성을 보장하는 데는 도움이 된다. 소수인종 우대가 사라지면 인종 게임이 한층 강화되는 반면 인종에 따른 공정성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단언컨대 학생들은 압도적으로 다양성을 유지하는 정수로 소수인종 우대를 지지할 것이다. 대학평가에서도 중요한 평가요인으로 남을 것이며 보수가 좋은 일자리를 제공하는 대학교와 은행, 기술기업 등도 실제로는 다양성을 축소하면서도 다양성을 지지한다고 말할 것이다. 대법원의 위헌 판결로 대학교 교과 내용을 바꾼다거나 회사들이 직원들의 인종 구성을 발표할 이유가 없어질 뿐이다.

과거 소수인종우대를 내세워 겉보기만이라도 인종 다양성을 높여온 명문대들의 정책은 실질적 해악이 되지 않았다. 그러나 위헌 판결 이후 인종 다양성을 의식하지 않게 된 고등교육기관들은 흑인, 황인, 가난한 학생들을 배려하지 않고도 도덕적 부담감을 갖지 않을 수 있다.

내가 졸업한 대학은 학비 지원 여부를 묻지 않는 입시 정책을 “재정 능력에 따른 인종 다양성” 정책으로 바꿨다. 대법원 판결은 이마저도 없애 버린다. 남은 것은 재정 능력에 따른 입학일 뿐이다.

◆가난한 사람 우대 입시 정책은 인종 다양성 보장 못해

최근 많이 거론되는 가난한 사람 우대 입시 정책은 인종 다양성을 보장하지 못한다. 실제로 소수인종 우대 입시정책이 이미 불법화된 주에서 재정능력에 따른 입시 정책이 소수인종 학생의 명문대 입학을 좌절시켜왔다.

인종게임은 한층 심해질 것이다. 입시 자기소개서를 쓰면서 소수 인종 학생들은 지원하는 대학의 입학 사정관이 가진 인종적 입장 내지 편견을 고려하게 될 것이다. 이번 판결의 주심인 존 로버츠 대법관은 판결문에서 “지원자가 대학에 기여할 능력과 자질과 구체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은 인종 관련 삶에 대한 기술을 대학이 고려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명문대 '인종 우대 가장 정책' 폐기하고 대학순위 평가 거부해야

그런데 이미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 사회학자 아야 월러-베이가 디 애틀랜틱에 기고한 것처럼 소수 인종 지원자들은 자신이 비용을 감당할 수 있어야만 입학이 허용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썼다. 반면 백인, 아시아계, 부자 지원자들은 앞으로도 자신이 백인, 아시아계, 부자가 아닌 것처럼 비쳐지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래야 입학 허가를 받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갈수록 흑인과 갈색인 대학생, 의사들이 줄어들게 될 것이다.

대법원 판결 이후 명문대들이 실제로 다양성을 유지하려면 대학들은 인종 우대를 가장하는 정책을 폐기하고 명문대들이 연합해 대학순위평가를 사라지게 만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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