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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책과사람】 지성화되고 조작되고 대량생산된 기계적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 <탈감정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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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감정은 진정 내 것인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이 책에서 의미하는 탈감정사회는 지성화되고 조작되고 대량생산된 기계적 감정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메스트로비치는 사회학에 감정을 다시 복원시키며 포스트모더니즘 이론을 대신할 사회학적 개념으로 탈감정주의를 제안한다.

 

단조롭고 대량생산되는 감정

 

이 책에 따르면 탈감정적 감정은 ‘죽은 또는 재생된, 또는 시뮬레이션된 감정’이다. 이 책은 감정 없는 사회를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제조된 가짜 감정들로 충만한 사회, 그리고 사람들이 그러한 감정을 소비하는 사회를 비판한다.

 

이러한 사회는 감정을 점차 행위에서 분리시키고 대립 없는 사회를 만듦으로써 엄청나게 파괴적인 결과를 낳는다고 메스트로비치는 경고한다.

 

전쟁범죄 연구자로 이름 난 사회학자인 저자 스테판 메스트로비치는 현대사회의 탈감정적 모습을 드러내기 위해 보스니아 내전과 미국에서 ‘세기의 재판’으로 불린 O.J.심슨 사건을 분석한다.

 

보스니아에서는 많은 사람이 죽어갔지만 내전을 중단시킬 수 있는 어떠한 실제적인 행동도 없었다. 다만, 대량학살에서 살아남은 희생자들에게 마치 그들이 허리케인에서 살아남은 것처럼 인도주의적 지원을 할 뿐이었다. O.J.심슨 재판과 관련해 미국 대중의 관심은 죽은 심슨 부인에 대한 애도와 심슨에 대한 분노로 이어진 것이 아니라, 오랜 역사적 기원을 가진 인종차별주의에 쏠렸다.

 

이처럼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조작된 감정이 여론을 형성하고, 그 여론은 어쩌면 진실한 감정에서 나올 결과를 왜곡할 수 있다. 현대사회에서 감정은 단조롭고 대량생산되면서, 쉽게 조작될 수 있는 현상으로 변형되었다. 내가 생각하고 느끼는 감정은 나의 분노, 나의 연민이 아닐 수 있는 것이다.

 

저자는 “탈감정주의는 전적으로 새로운 형태의 전체주의-분노 또는 반란으로 이어질 수 없는 매우 ‘친절하고’ 매력적인 전체주의로 더욱 타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진정한 감정적 삶의 성찰

 

이 책은 ‘탈감정사회’를 완전히 새롭게 번역한 재번역판이다. 대중산업사회에서 감정이 어떻게 무시되어 왔는지, 그리고 이것이 얼마나 파괴적인 결과를 가져왔는지를 입증한다.

 

저자에 따르면 감정은 점차 행위에서 분리되어 왔고, 해체되어 합성된 감정들의 세계에서 사회적 연대가 더 문제가 되어왔고, 제조된 유사 감정들이 광범위한 조작의 토대가 되어왔고, 동정심 피로가 정치적 헌신과 책임을 점차 대체해 왔다.

 

감정에 벨트를 채우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진정한 감정적 삶을 성찰하도록 만들었다. 우리는 점점 진정한 감정에 둔감해지고 있다. 데이비드 리스먼은 머리말에서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살펴보게 되고 또한, 자신을 둘러싼 사람들의 반응도 돌아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다 보면 다소 불편해질지도 모르겠지만, 그 불편한 마음이 들려주는 진짜 감정의 목소리를 새삼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자신의 현재의 삶 및 다른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게 하고, 기계적인 감정적 삶이 아닌 진정한 감정적 삶이 무엇인지를 성찰하게 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내 감정’을 찾으려는 발로이며, 이는 곧 저자 메스트로비치가 독자들에게 바라는 숨은 의도일 것이다.

 

베블런, 리스먼, 밀스의 위대한 사회학적 전통 내에서 이루어진 하나의 진단이자, 비판적 논평이자, 사회 문화이론으로, 사회학, 사회이론, 정치학을 공부하는 학생과 연구자들의 필독서이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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