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9.18 (목)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세상을 바꾸는 음악의 힘

URL복사

다국적 뮤지션들의 실험과 소통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세계적 첼리스트인 요요마와 그의 음악 친구들이 3년간 함께한 실크로드 음악여정을 담았다. 전설적인 앙상블의 음악적 소통과 인생을 아름다운 음악과 함께 만날 수 있다. 2017년 그래미 어워드 최우수 음악 영화상 노미네이트 작이다.


21세기 가장 위대한 앙상블


프랑스 태생의 중국계 첼리스트인 요요마는 파리에서 태어나 4살 때부터 첼로를 시작해 일곱 살 땐 천재 첼리스트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어린 나이에 음악계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요요마는 단독으로 그래미상을 18회나 수상할 정도로 명성을 얻고 정상에서 음악과 인생에 대한 질문을 시작한다.


그는 연주자와 청중이 함께 음악적 소통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고 고전적 전통의 틀에서 벗어나 음악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무대를 만들기로 결심하고 1998년 ‘실크로드 앙상블 프로젝트’를 기획한다. 전 세계의 실력 있는 뮤지션들을 직접 찾아 나섰고 ‘실크로드 앙상블’을 결성해 6개의 앨범, 33개국 순회공연, 200만 관객 동원을 기록하며 21세기 가장 위대한 앙상블로 전 세계인과 성공적인 음악적 소통을 하게 된다.


음악 다큐멘터리의 거장 모건네빌 감독은 이들의 음악과 삶의 여정을 담았다. 아무도 기억하지 않는 백업 가수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담은 아카데미 최우수 다큐멘터리 수상작 ‘스타로부터 스무발자국’, 60~70년대 신화적 싱어송라이터들의 음악과 인생을 그린 ‘트루바두르’ 등 뮤지션들의 삶과 음악을 통해 인생을 통찰하는데 뛰어난 감각을 보였던 모건네빌 감독은 이번에도 유려한 문법으로 음악과 영상, 드라마를 버무리며 음악영화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자랑한다.


‘천재 뮤지션’의 딜레마


이 영화는 아름다운 음악은 물론, 개개인의 사연과 치유, 다양한 문화적 소통과 인문학적 역사적 탐구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첼로 클라리넷 벤조, 비파 등의 익숙한 악기들부터 일반인들에겐 조금 낯선 페르시아의 전통 현악기 카만체까지 다양한 악기와 뮤지션들을 따라 길을 떠난다. 이들의 여정은 아시아의 가장 외딴 골목길, 유엔 난민 캠프 앞, 먹먹한 아픔을 뒤로하고 아시아와 유럽을 넘나들던 지중해의 소박한 항구를 지나 고대 로마의 거리로 이어진다.


영화는 예술적 성취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요요마는 오랜 시간 동안 천재 뮤지션이라는 꼬리표가 부담이었고 그에 따른 딜레마는 시간이 지나면서 짙어졌다. 오랜 고민 끝에 단순히 좋은 연주만 들려주는 연주자가 아니라, 음악으로 대중과 교감할 수 있는 연주자가 돼야겠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결국 그 자신을 치유한 것도 음악이고, 사람이었다. 요요마의 천재적 유전자는 너무나 남달랐지만, 성공과 행복에 대한 갈등은 보편적이다. 예술이 그저 기술이 아닌 것처럼, 인생도 수치적 성공만으로 아름답거나 행복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의 삶과 이 영화는 그것을 말한다.


음악이 총알을 막아 줄 수 있는가


뮤지션들의 고민과 애환에는 정치와 역사, 현실과 예술의 많은 담론들이 녹아있다. 클라리넷을 연주하는 키난은 “음악이 총알을 막아 줄 수 있는가, 음악이 밥을 먹을 수 있게 해주는가”라는 생각을 해왔다고 말했다. 시리아 출신 예술가로서는 당연한 고민일 것이다. 당장 배고프고 당장 죽음 앞에 놓여있는 인간에게 예술은 사치일까? ‘실크로드 앙상블’이 난민캠프에서 연주할 때도 같은 질문이 떠오른다.


비파 천재 우만은 중국 문화 혁명 이후 서구 문화를 접할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전 세계를 돌면서 전통과 현대음악이 어우러져 창의적인 퓨전 뮤직을 선보이는 활약을 하고 있다. 작은 배낭에 카만체 하나만 들고 국경을 넘나들며 새로운 도전을 멈추지 않는 카이안과 팀의 비타민이자 에너자이저로 백파이프를 연주하는 크리스티나는 전통만을 고수하는 갈리시아에서의 연주가 불가능해지자 고향을 떠나지만 다시 “갈리시아를 잘 표현하고 싶다”며 애착을 드러낸다.


영화는 음악이 고통 속에 던져진 인간에게 ‘적어도 한 순간의 행복’이 될 수도 있고, 잃어버린 ‘고향’이 될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요요마와 실크로드 앙상블’은 음악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지 보여주면서 관객의 마음까지도 흔든다. 음악은 언어다. 인생은 각자의 음악을 연주하면서 가는 여행이다. 이 여정에서 서로가 다르게만 보이는 사람들도 대화를 통해 뜻밖의 공통점을 발견해갈 수 있다. 그렇게 서로를 이해하는 앙상블이 우리의 삶을 아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니겠냐고 이 영화는 말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조현 장관 "시진핑, APEC 방한 가능할듯…내달 왕이 中외교부장 방한 추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조현 외교부 장관이 17일 다음달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참석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다음달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방한도 추진될 것임을 예고했다. 이날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왕 부장과 취임 이후 첫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조 장관은 회담 이후 베이징 주(駐)중국대사관에서 한국 언론사 특파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회담 결과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조 장관은 다음달 APEC에 시 주석이 참석하는 방향으로 논의가 이뤄졌다는 점을 들면서 "방한이 확실한 것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또 왕 부장이 다음달 방한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점을 밝히면서 "10월 중에 시간을 잘 잡아보자 하는 정도로 얘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왕 부장이 모자를 여러 개 쓰고 있다"며 중앙정치국 위원 등을 겸임하고 있다는 점을 들면서 "방한하게 되면 안보실장과도 면담하고 다층적으로 면담과 회담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 장관은 "오늘 장시간 논의를 했지만 사실은 좀 더 여러 디테일에 대해 협의를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한·중 간에는 수시로 외교장관회담이 필요하다"며 왕 부장의 방한에 대해 "언제든

경제

더보기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일 안 해도 돈 준다’…청년 실업 대책, 계속되는 엇박자
‘청년 백수 120만’ 시대를 맞아 정부가 청년 고용 확대와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올해부터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를 강력 추진하기로 했다. ‘청년백수’는 대한민국에서 15~29세 청년층 중 공식적인 통계에 잡히는 실업자는 아니지만, 실직 상태이거나 취업을 준비 중이거나, 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고 그냥 쉬는 ‘쉬었음’ 인구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으로 지난 2월 통계청 발표에서 전년보다 7만여 명 이상 늘어난 120만7천 명에 달했다. 이중 실업자는 약 27만 명, 취업준비자 약 43만 명, ‘그냥 쉬었음’이 약 50만 명으로 그냥 쉰다는 ‘쉬었음’ 인구가 큰 폭으로 늘어났다. ‘쉬었음’ 인구는 취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분류하는 공식적인 용어로 일할 의사나 능력이 없거나, 있더라도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들을 모두 포함하는 개념이다. 정부가 추진하는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는 크게 세 가지 유형의 청년(쉬었음 청년, 구직 청년, 일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맞춤형 지원을 제공하는데 자칫 일 안 해도 정부가 수당도 주고, 각종 지원도 해준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크다. 청년 세대의 어려움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