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국내 화단에 한국화·동양화 전공자들의 설 자리가 좁아졌다. 유근택(59)은 그런 상황 속에서도 지난 30여 년간 한지에 수묵채색을 하는 동양화의 전통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해석해왔다. 그리고 단단하게 자신의 미술세계를 뿌리내린 드문 작가다. 작가는 자연과 인간, 일상, 환경, 사회 등을 주제로 실험적이고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회화, 드로잉, 조각 등 ‘그리기’에 관한 매체 탐색과 끊임없는 실험을 바탕으로 동시대, 일상의 장면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담은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서울 성북구립미술관(관장 김보라)이 마련한 '유근택 : 오직 한 사람'전은 유근택의 다채로운 예술세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자리다. 안성은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지역을 기반으로 한 중견 작가 연구를 목적으로 한 성북구립미술관의 야침산 기획전시"라 밝히고, “동양화와 목판의 관계성에 주목하며 유근택의 목판에 관한 작업관과 그 세계를 조명하는 첫 전시로, 수십 년 동안 작업해 온 수백 점의 목판 작업들 중, 시기별 상징적인 주요 작품을 선별하여 구성했다”고 소개한다. 전시작은 1980년대 후반에 제작된 초기 작품부터 2024년 최신작을 포함하여 회화, 목판,
그의 그림은 아주 유쾌하다. 행복한 환호성이 그림을 뚫고 들리는 듯하다. 주제가 무엇일까 고민하며 보지 않아도 되고, 난해한 해석도 필요 없다. 낙천적이고 낭만적인 작가가 꿈꾸는 파라다이스다. 그림 감상자들도 그 속에서 다 함께 저절로 행복해진다. 여동헌 작가가 서울 삼청동 아트파크에서 11번째 개인전 ‘핑크 파라다이스 Pink Paradise-Romantic Road’를 전시한다. 오즈의 마법사에 등장하는 양철나무꾼이 등장하는가하면, 고래가 날고, 페가수스도 힘차게 난다. 아기공룡 둘리의 고길동네 가족이 봄 소풍 가기 위해 총출동한다면 이랬을까. 분홍 꽃길에는 드라이버와 고양이가 탄 차, 토끼가 올라탄 코끼리, 기린, 사자, 염소가 차례로 달린다. 거북이도 그 뒤에 있다. 선물 상자를 가득 실은 차와 고양이가 올라탄 차를 아이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쫓고, 사자 꼬리를 잡은 아이의 행복한 표정도 보인다. 강아지 길고양이와 밥 먹는 아이도 보인다. 콧수염 사내가 운전하는 오픈 카 뒤에는 우주복을 입은 우주인과 외계인 들이 즐거운 표정으로 달린다. 작품 ‘시집가는 날’에는 조선시대 공주의 혼례복을 복원해 그린 활옷 입은 신부와 그녀를 호위하는 12지신, 축하객들
'빛나는 해를 담아봤으면, 우주를 담아봤으면...' 누구나 이런 생각을 한번쯤 하게 된다. 그리고 한쪽 눈을 감고 해를 향해 휴대폰 사진도 들이대본다. 그러나 해를 품기 위해서는 구름도 품어야 하고, 눈부심도 각오해야 한다. 눈을 다칠 수도 있다. 중견 사진작가 최영진이 리서울갤러리에서 펼치는 22회 개인전 'The Sun'은 이런 소망을 간접 실현시켜준다. 새만금, 벽사마을, 해변, 서울 변두리, 경동시장 등 풍경의 이면을 고찰하는 사진과 해, 꽃, 새, 돌 등 대상을 포착하며 추상과 명상으로 이어지는 작업을 해온 작가는, 일련의 해를 찍은 작품을 내놓았다. 20여년간 한번도 발표하지 않은 미공개 흑백 작품들이다. 촬영과 인화 등 난이도가 높은 작업을 극복한 작가는 특유의 깊이와 사색의 세계를 흑백의 해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결과물은 구름사진이지만 초점의 대상은 '해'다. 30여년간 장소 불문, 시도 때도 없이 해를 바라보며 초점을 잡고 카메라 셔터를 눌렀던 그는 실제로 한쪽 눈의 백내장까지 겪어야 했다 한다. 해를 둘러싼 구름은 시시각각 변화한다. 해를 피하지 않고 정면으로 맞서는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이미지는 다르다. 때로는 태양에서 섬광이 발하는
세계무대에서 활동하는 두 여성작가가 같은 시기, 같은 갤러리에서 각각 개인전을 열고 있다. 국제갤러리가 4월 28일까지 개인전을 마련한 1세대 여성조각가 김윤신(89)과 리움미술관에서 지난해 하반기 대규모 개인전을 마친 강서경(47)이다. 42년의 연배 차이가 있으나, 나이와 무관하게 열린 세계관은 같다. 넓은 확장성을 보이는 두 작가의 작품세계에 빠져보자. 1 세대 여성조각가 김윤신…‘회고전’서 삶을 살아가는 의미 보여 먼저 국제갤러리 본점 K1, K2에서 열리고 있는 김윤신의 개인전 《Kim Yun Shin》을 보자. 1세대 여성조각가인 김윤신은 아르헨티나에 본거지를 두고 30여년간 활동해오다 지난해 귀국전을 치렀다. 그리고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제60회 국제미술전 본전시(4.20~11.24)에 초청받은 작가다. 백세시대 작가의 힘을 보여주는 그는, 회고전을 통해 입체와 색면 사이를 자유자재로 오고가는 조형 언어의 힘으로 ‘삶을 살아가는 작업’의 의미를 보여준다. 함경남도 원산 출신인 김윤신은 나무 및 석재 조각, 석판화, 회화를 아우르며 고유의 예술세계를 일구어왔다. 1959년 홍익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하고 5년 뒤인 1964년 프랑스로 유학을 떠나 파리
서울 도심에서 인왕산, 북한산 일대를 달려 종주하는 산악 트레일러너들의 봄 축제인 ‘제9회 서울트레일런’ 대회가 지난 13일 서울에서 성료했다. (사)서울울트라랠리(이사장 강우종)가 주최하는 서울트레일런은 1년전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한미연합사 소속 주한미군 60여명이 참가해 큰 관심을 모았던 대회이다. 지난 2012년 ‘서울울트라랠리’로 시작된 '서울트레일런'은 코로나19로 중단됐다가 2022년 ‘서울트레일런’으로 거듭났다. 올해는 외국인 17명을 포함 226명의 서울트레일런 참가자들은 이날 오전 7시30분에 서울 시청광장에서 집결, 출발했다. 대회 코스는 인왕산~보현봉~삼각산 등을 돌아오는 초보자용 13km부터 43km, 31km, 22Km 등 전문가용과 중급자용, 초급자용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코스가 마련됐다. 초보자용 13km 코스에는 인솔자가 동행했다. 특히 전문가용인 43km 코스는 인왕산~팔각정~형제봉~대성문~대남문~청수동암문~의상능선~산성유원지~원효봉~백운동암문옆~노적봉옆~동장대~대동문~문수봉~비봉~향로봉~상명대~인왕산~와룡공원~헌법재판소를 거쳐 시청 앞으로 돌아오는 북한산 일대 19개 봉우리와 9개 성문을 주파하는 코스다. 이날 43km
'2024 화랑미술제'가 5만8천여명의 방문객수를 기록하며 7일 오후 6시 성황리에 폐막했다. 4월 3일 VIP 프리뷰를 시작으로 닷새 동안 코엑스 C, D홀에서 진행된 화랑미술제는 156개 화랑이 참가해 자리를 빛냈다. 국내 미술시장의 바로미터 역학을 해온 화랑미술제는 42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국내 최장수 아트페어이다. 프리즈서울(Frieze Seoul)과 키아프(Kiaf SEOUL)가 가을의 대표적인 아트페어라면, 화랑미술제는 미술계의 봄을 여는 대표적인 미술 시장이다. 특히 올해는 '정통성'과 '생동감'을 내걸고 젊은 작가들을 대거 초대해 신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회화, 조각, 영상 등 총 3000여점을 쏟아냈다. 지난 3일 진행된 VIP 프리뷰에는 개막 전부터 기다리는 대기열이 형성되기도 했다. VIP 프리뷰임에도 전년 대비 5% 증가한 4,700명 이상이 참석했다. 또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문화예술 행사 관람율과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 변화를 반영하듯 6~7일 주말 방문객 수도 급증했다. 두 개의 홀에 걸친 넓은 전시 공간과 쾌적한 휴게공간이 관람객의 유입을 원활히 수용했다. 상당한 인파에도 불구하고 운영 시스템은 세심하게 조율되어 관람객에게 쾌적한
소프라노 이민정이 29일 오후 8시 반포심산아트홀에서 독창회를 갖는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는 슈만의 ‘여인의 사랑과 생애’ 중 작품 42번, 말러의 ‘추억’, 멘델스존의 ‘들어라 이스라엘아’, 모차르트의 ‘어두운 숲속에서’, 구노의 ‘보석의 노래’ 등을 선보인다. 전남대 외래교수인 이민정은 남편인 테너 신상근(경희대 성악과 교수)과 한양대학교 졸업후 결혼해 유학을 떠났다. 밀라노 라스칼라극장아카데미를 졸업한 후, 잘츠부르크, 비엔나, 독일, 프랑스 등지에서 공부했다. 오스트리아 빈시립음대에서 오페라과 석사 및 최고연주자과정을 마쳤고, 프랑스 파리시립음악원 성악과를 수료했다. 아기가 생기면서 한동안 ‘경단녀’로 지내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커리어를 관리해왔다. 독일뮌스터극장에서 <파르지팔>로 데뷔해,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호프만의이야기> <카르멘> <라보엠> <피가로의 결혼>등에 주·조연으로 활약했다. 브람스콩쿨과 비나스콩쿨 가곡부문 입상 후 귀국해 오페라 <카르멘>에서 미카엘라역을 시작으로, <검은리코더> <사랑의 묘약> <라보엠> <마술피리
AI 시대다. 올해로 개관 20년을 맞은 리움미술관이 올해 첫 전시로 AI 두뇌를 설치한 작품을 선보였다. 현대미술계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작가 필립 파레노의 국내 첫 개인전이다. 독일 뮌헨 하우스 데어 쿤스트(Haus der Kunst)와의 협력으로 이뤄진 이 전시는 ‘보이스(VOICE)’전. ‘미래에서 온 듯한 전시’, ‘압도적인 레트로한 전시’ 등 다채로운 평가를 받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필립 파레노의 1990년대 작업부터 야외 대형 설치 신작까지 주요 작품을 M2, M3, 데크, 로비에서 대규모로 펼쳐냈다. 리움미술관이 6개 공간 전부를 내어준 최초의 전시로, 데이터 연동, DMX, 인공지능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한 시노그래피를 보여준다. 그리고 예술과 관객의 상호 작용과 전시 관람 방식과 태도 등에 대해 묻는다. 파레노는 굴지의 갤러리 에스더쉬퍼와 글래드스톤 전속 작가로,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알제리 출신 작가이다. 시간과 기억, 인식과 경험, 관객과 예술의 관계에 주목하면서 데이터 연동과 인공지능(AI)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예술작품과 전시 경험을 재정의하는 유기적인 방식을 탐구한다. 전시장으로 향하면 미술관 마당에 설치된 높이 13.6m의 타워 ‘막
서울 강남에서 1시간 거리에 위치한 오산. 그 중심에서 문화 예술의 향기를 내뿜는 오산시립미술관이 눈길 끄는 대규모 미디어아트 전시에 도전했다. 국내 대표적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을 비롯, 김홍년 한호 송창애 노진아 최종운 이재형 등 7인의 내로라하는 작가들이 《변화와 변환》전에 참여했다. AI 기반의 로봇 조각과 대화하는가하면, 소우주를 체험할 수 있는 쌍방향 소통의 작품 등 다채로운 미디어아트는 관람객들을 미디어아트의 매력으로 이끈다. # 노진아, 대화 가능한 인공지능 로봇조각 미술관 1층을 들어서면 머리만 있는 커다란 인공지능 로봇 조각을 만나게 된다. 노진아의 작품 <히페리온의 속도>(2022)이다. 히페리온은 그리스신화에 나오는 대지의 여신 가이아와 하늘의 남신 우라노스의 아들이다. 큰 민머리의 히페리온에게 “안녕?”하고 말하니 화자(話者)에게 눈길을 돌리며 말한다. “당신을 보니 기쁘네요. 전 당신에게 감정을 배우려해요” 이 작품은 관람객과 눈을 맞추고, 입을 벌려 인간화되어가고 있는 기계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관객과 대화한다. # 송창애, 관객과 소통하는 <WATER ODYSSEY><물꽃 그리기> 2층으로 걸음을 옮기
화가 한만영(78, 성신여대 명예교수)은 현실과 비현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독자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아왔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차용해 상상과 자유를 추구하는 그만의 조형예술을 뚝심있게 펼쳐왔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이 펼치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문(Passage between the Real and the Unreal)》(3월 3일까지). 한만영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작품 세계를 한눈에 감사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로, 500호, 300호의 대작까지 70여점이 걸려있다. 천안버스터미널에서 100여 미터 옆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 들어서면 천사의 날개와 깃털, 하늘, 바다 등을 품은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된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유물에서부터 르네상스와 18~19세기 명화, 초현실주의, 극사실주의 등의 회화도 한만영의 작품 속에 녹아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 속에 꿈과 이상까지 만나게 하는 전시장에서 관객은 새로운 시공간의 문을 열고 설레는 데이트를 하게 된다. 보티첼리, 앵그르, 다비드, 마네, 고생, 드가 등 서구 미술사 속 거장의 명화 이미지는 물론, 신윤복, 겸재 정선, 민화, 불상, 토우, 진경산
지난 5일 대구 엑스코에서 막을 내린 대구국제아트페어(Diaf)2023에 50% 증가한 1만5천여명의 관람객이 다녀간 것으로 집계됐다. 판매집계 성적은 지난해 보다 약5억원 감소된 70억원대다. 디아프측은 “100만~300만대의 작품 거래가 꾸준히 늘고, 쿠사마 야요이와 조지 콘도, 미하일 쿠가츠, 이우환, 장미셀 오토니엘 등 유명 작가의 작품이 수천만원에서 1억원대로 판매됐다”고 밝혔다. 입장객 증가는 지난해 관람객 입장시 ‘모바일 입장 등록’을 통해 제공된 관람객 DATA를 기반으로 핀셋 홍보가 가능해 입장객이 지난해 보다 약 50% 더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특히 메인 스폰서인 BC카드와의 업무 협업, 더현대 대구의 VIP고객을 대상으로 홍보 마케팅 등이 도움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디아프의 판매 성적은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외적으로 ‘지난해와 같은 수준’이라고 하지만 2021년 정점을 찍은 후 집계액 수치는 내리막이다. 명칭을 바꾸기 전인 <아트페어대구2021> 매출이 역대 최대였던 98억원이었고, <디아프2022>가 75억원이었다. 올해는 70억원으로 내려갔다. 불황에 따른 소비 위축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또 올해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경남 진해가 벚꽃으로 유명한 것은 불문가지(不問可知)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을 기리는 추모제로 시작된 진해 벚꽃 군항제가 시작되는 4월이면 진해는 온통 벚꽃으로 물든다. 진해 여좌천을 따라 그 위용을 자랑하는 벚나무는 일대 장관을 연출한다. 전국 최고의 벚꽃 축제인 진해군항제를 찾는다면 꼭 찾아볼만한 전시가 있다. 진해의 유서깊은 문화공간인 '흑백'에서 4월 3일까지 열리는 <경남 추상미술의 두 거장展-전통기호와 정신의 융합 ‘유택렬, 전혁림’>이 그것이다. 문화공간 흑백 운영협의회가 주최하고, ㈜가야특수강이 후원했다. 오래된 일본식 2층 목조 건물의 흑백다방 입구에는 ‘since1955 흑백 black & white’라고 쓰인 하얀 바탕에 검은색 글씨의 간판이 맞아준다. 건물 2층 외벽에는 검은 바탕에 흰색 글씨로 쓰인 유택렬미술관 2층과 입구의 간판과 같은 모양의 간판이 일체형으로 걸려있다. 유택렬(1924~1999), 전혁림(1915~2010) 두 화가는 한국 근대미술사에서 추상미술에 족적을 남긴 작가로 각각 진해와 통영에 거주하며 경남 지역의 추상미술 화가로 교류했다. 전혁림 화백은 유택렬 화백이 운영했
[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60년이라는 길지 않은 생을 살았음에도 다양한 작품 남긴 구상 조각가 유영교의 전시 <구도자>전이 26일까지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유영교(1946~2006)는 구상조각에서 출발해 내적인 울림을 줄 수 있는 조각, 정신적인 소통에 관심을 가져왔다. 이런 내적인 추구는 인간의 내면의 갈등과 그 갈등을 넘어서려는 투쟁과 명상의 양면을 담은 작품으로 표출되었다. 자연스럽게 종교적인 테마에서 그 특성이 두드러진다. 이번 <구도자>전은 이러한 유영교의 예술 세계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획이다. 아울러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 여는 첫 번째 작고작가 회고전이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구도자’ 시리즈와 ‘성경’ 시리즈 그리고 ‘샘’시리즈에 이르는 환조와 부조 그리고 설치 등 35점의 작품이 설치되어 있다. 작품은 특정 종교의 색채만 띠진 않는다. 작품 속에는 그리스도교, 불교, 도교 등의 모티브가 혼재되어 있다. 메인 작품인 ‘구도자’를 보자. 까까머리 동자승 등 불교의 지혜와 깨달음의 세계를 갈구하는 인물상들이다. 늘 봐오던 옆집 아저씨 같은 얼굴도 있다. 관람자에게 같이 옆에 앉아 함께 명상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