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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한만영, 현실·비현실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 세계 펼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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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상·추상·오브제 충돌 속 조화로운 독자예술
3월 3일까지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서 회고전
‘시간복제’는 ‘지금’을 새롭게 바라보는 시각체험

화가 한만영(78, 성신여대 명예교수)은 현실과 비현실, 시간과 공간을 넘나드는 독자적인 작품으로 주목받아왔다.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동서양의 기념비적인 작품들을 차용해 상상과 자유를 추구하는 그만의 조형예술을 뚝심있게 펼쳐왔다.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이 펼치는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드는 문(Passage between the Real and the Unreal)》(3월 3일까지). 한만영의 초기작부터 최근작까지 작품 세계를 한눈에 감사할 수 있는 대규모 전시로, 500호, 300호의 대작까지 70여점이 걸려있다.

 

천안버스터미널에서 100여 미터 옆에 위치한 아라리오갤러리 천안에 들어서면 천사의 날개와 깃털, 하늘, 바다 등을 품은 멋진 작품을 만나게 된다.
고대 그리스 로마시대 유물에서부터 르네상스와 18~19세기 명화, 초현실주의, 극사실주의 등의 회화도 한만영의 작품 속에 녹아있다. 과거와 현재, 미래 속에 꿈과 이상까지 만나게 하는 전시장에서 관객은 새로운 시공간의 문을 열고 설레는 데이트를 하게 된다.


보티첼리, 앵그르, 다비드, 마네, 고생, 드가 등 서구 미술사 속 거장의 명화 이미지는 물론, 신윤복, 겸재 정선, 민화, 불상, 토우, 진경산수화, 청화백자 등 우리의 고유 미술품도 명화도 자유로운 실험과 혁신을 거쳐 세상에 나왔다.
가야의 ‘기마도’와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이 오브제로 쓰여 한 작품에서 균형을 이루는가하면, 백제시대 벽돌 담과 미니멀아트가 또다른 작품에서 융합되어 있다. 이렇게 구상과 추상, 오브제가 뒤섞여 있다.

 

서울 평창동 창작의 산실서 작가와 대화


“주변에서 ‘왜 골치아픈 걸 그리냐’고 묻곤했죠(미소). 그대로 그리는 것은 제겐 재미가 없었어요. 고민은 되지만 작업하다보면 제일 부딪치는 게 아이디어죠. 아이디어가 안떠오르면 머리도 아프고 괴롭지만요.”
서울 평창동 작업실에서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시작하는 작가의 일상은 평온해 보인다.
“제 작품들은 확확 변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끊임없이 지속적으로 변화해왔죠(웃음). 특별히 ‘야심차게’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지는 않지만 그냥 제가 해온 제 페이스대로 노력해왔어요.”

 


반세기 전 미술계 상황을 물었다.
“1970년대초에 개념미술과 미니멀아트가 대세였죠. 한동안 흐름대로 하다보니 ‘이게 뭔가’ 하는 회의가 밀려오더군요. 고민 끝에 ‘나 나름대로 해야겠다’고 결단했죠. 선배들에게 비난 아닌 비난을 받기도 했죠.”
극사실회화에 대해서 ‘간판쟁이나 하는 것’이라는 편견이 완연하던 시기였다. 하지만 현실과 비현실을 동시에 다루고 싶었던 그에게 사실적인 회화는 기본이었다. 뚝심으로 밀고갔다. 마침 미국의 하이퍼리얼리즘이 국내에 소개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기도 했다.


“외로웠죠. 용기를 주기보다는 외면하는 분위기가 많았으니까. 사실계열 작품을 당시 엇비슷하게 활동하던 작가들과 소통했죠.”
작가는 예나 지금이나 일관되게 현실과 비현실을 동시에 다룬다. 기법적으로는 극사실적 요소도 갖고 오지만 그는 오브제의 일환으로 활용한다. 그러니 그의 작품을 한 유파로 묶기는 어렵다.

 

 

작업공간에서 만난 한만영 작가와 작품들

한만영은 어릴 때 어머니가 사진 한 장 없이 작고해 늘 어머니를 상상하며 자랐다. 어린 시절의 상황과 아픔은 ‘규정지어 버린 상식이나 형상에 강요받을 수 없다’는 생각에 미친 것도 사실이라고 한다. 작가의 길에 들어서면서 남다른 조형화법을 생각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었을 듯하다.

 

“어린 시절부터 그림그리기를 좋아했죠. 오산중학교때 미술반에 스카웃됐고, 학교에서 유화물감도 대주고 지원해줬죠. 당시 못살던 시절이라 군용텐트를 사서 캔버스를 짜곤했어요.”


한국 모더니즘 미술 개척자이자 국내 최초로 기하주의를 시도했던 이승조(1941~1990)가 한만영이 활동하던 오산중 미술반에 와서 교사 김창복(1918~2010)의 조교 역할도 하기도 했던 시절이었다. 30대 후반에 대학강사를 시작해 2011년까지 성신여대 교수로 재직했다. 그리고 전업작가로 매진해왔다.


경계 허문 낯선 미적 이미지 속 한만영표

예술 탄생


한만영은 특정 사조나 이념에 몰입된 미술계의 집단적인 움직임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시대적 지향점을 꿰뚫어 왔다. 지금도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허물어 낯설고 이질적인 이미지를 미적으로 버무리며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계속 연출해나가고 있다.


작가는 명작을 오브제로 쓸 때 지키는 원칙이 있다.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되어있는 유명한 기성의 이미지여야 한다. 그래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고야의 ‘벌거벗은 마야’, 베르메르의 ‘우유를 따르는 여인’, 마티스의 ‘춤’, 보티첼리의 ‘비너스’,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 드가의 ‘소녀’도 갖고 왔다. 한국의 반가사유상도 신윤복의 ‘단오도’도 예외는 아니다.
“현실 자체가 현실적인 것과 비현실적인 것이 공존하죠. 그래서 저는 작품 속에 현실과 비현실을 역설적으로 병치시킵니다.”

 

<공간의 기원> <시간의 복제>…새로운 세계로


옛 명화 외에도 잡지 이미지, 오래된 기계 부품, 스마트폰 부속 등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는 기성 이미지와 오브제들을 차용한다. 이를 시간 및 공간의 관계를 설정하는 조형 요소로 삼는다. 동양과 서양, 과거와 현재, 예술과 일상, 창조와 복제, 구상과 추상 그리고 현실과 비현실 사이를 자유로이 넘나드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는 <공간의 기원> 연작을 선보였으며, 1984년 경부터 현재까지는 <시간의 복제> 연작을 지속해 오고 있다. 1970년대에는 앵그르(1780-1867), 베르메르(1632-1675) 등의 서양 옛 거장들의 작품 속 인물들을 극사실적으로 재현하거나 생략, 변형하고 간헐적으로 교통표지판이나 의미가 불분명한 기호들을 화면 한 켠에 그려냈다면, 1980년대에는 서양 명화뿐 아니라 한국이나 동양의 고전 작품 또는 이미지를 함께 차용하고 일상의 오브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화면을 복합적으로 구성하기 시작했다.

 

 

이 시기에는 특히 나무 박스의 내부를 분할하고 분할된 공간에 각기 다른 맥락의 이미지나 오브제들을 배치한 작품들이 눈에 띈다. 이러한 사각의 박스 형태는 그의 1970년대 회화 작품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다양한 재료와 방식으로 작업에 주요하게 등장한다.


1990년대에는 한정된 틀 안에 머물던 작업에서 벗어난 새로운 설치 작품들로 또 한 번의 변화를 꾀한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된 <시간의 복제 92-T3.M>(1992)은 사각형 형태의 평면과 박스에서 탈피한 새로운 시도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 <시간의 복제-여행>(1995). 테이블 위에 브라운관, 책, 불상, 거대한 한쪽 날개, 여행 가방, 우편함 등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처음으로 전시장 벽을 벗어나 실제 공간에 놓인 작품이다.

 

비슷한 시기 제작된 <시간의 복제-파고다>(1996)는 76개의 박스 내부에 푸른 하늘을 그려 넣고 거울을 부착한 다음, 박스를 쌓고 중앙에 서너 권의 책과 반가사유상을 올려놓은 작품이다.
중앙에 놓인 반가사유상은 동양적 정서를 간직한 오브제로 과거의 시간을 상징하며, 박스 내부를 채운 푸른 하늘과 거울은 현실인 동시에 무한한 추상의 공간이다.


한만영의 작업에서 90년대부터 보여지던 추상적 경향은 2000년대 이후 더욱 심화된다.
겸재 정선의 작품을 기반으로 한 <시간의 복제-금강산>(2004)은 푸른 배경 위에 윤곽선만 그린 백묘법(白描法)을 연상시키듯 흰색 선만으로 광활한 산세를 압축적으로 표현하고 한 편에는 철사를 병치시켜 놓은 대작이다. <시간의 복제-한낮>(2012), <시간의 복제-아침>(2012)에서는 또 다른 형태의 선 드로잉을 볼 수 있다. 과거의 이미지와 현대문명의 상징이 되는 철선을 병치하는 등 현대의 기술을 도입했다.

 

김광명 숭실대 명예교수는 “한만영은 우리의 전통적인 시공간 개념에 대한 인식과 표현에 대전환을 가져옴으로써 우리를 새로운 시각 체험으로 안내한다”고 평했다. 다만 이번 전시에 바이올린과 첼로 작품, 드로잉 작품들이 빠진 것은 다소 아쉽다.


한만영 작가는 1946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 건국대학교 교육대학원 미술교육과를 졸업했다. 1979년 서울 한국화랑을 시작으로 가나아트센터, 노화랑, 아라리오뮤지엄 인 스페이스 등에서 개인전을 개최했다. 상파울루 비엔날레, 아시아국제미술전, 국립현대미술관, 토탈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다수의 단체전에서 작품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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