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윤재갑 기자]새누리당은 11일 경기 성남실내체육관에서 수도권·강원지역 선거인단과 당원들을 대상으로 한 3차 합동연설회를 가졌다. 전당대회 당일인 오는 14일 현장 연설을 제외하면 당권 주자들이 대규모로 당원들을 직접 만나 자신의 경쟁력을 알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만큼 후보들 간 기싸움이 이어졌다. 이날 오후 당권 주자들은 수도권 지역의 유권자를 상대로 현재 위기 상황을 강조하면서 차기 총선과 정권재창출의 적임자임을 자신했다. 특히 양강으로 꼽히는 김무성 의원과 서청원 의원은 상대방을 직접 겨냥해 날을 세웠다. 막판으로 가면서 신경전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서청원 vs 김무성 막판 공방 가열
서 의원은 김무성 의원 이름을 직접 언급하며 노골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서 의원은 정몽준 전 의원, 남경필 경기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홍준표 경남지사, 이인제 의원, 김태호 의원을 차례로 거론한 뒤 “우리 당에는 기라성 같은 대권주자들이 많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대권 주자의 기반을 만드는 것이 이번 차기 당 대표의 중요한 사명 중 하나”라며“이번 당 대표는 이런 인재들을 키워야 할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런데 지금 대권을 노리는 사람이 당 대표를 맡으면 인사권과 당권을 모두 장악하게 된다”며 “여당 대권 후보가 (이번 전당대회에) 나오는 것은 불공정 경선이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서청원 의원 지지자들은 크게 환호한 반면 김무성 의원 지지자들은“그만해”라고 소리치고 야유해 장내가 소란스러워지기도 했다.
서 의원은 “김무성 후보에게 ‘대권을 포기하면 중대한 결단을 하겠다’고 얘기했다”며“그런데 대답을 하지 않기 때문에 저는 거부한 것으로 보고 이제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김무성 후보의 이번 당 대표는 막아야 된다”고 밝혔다.
그러자 김무성 의원은 “구태정치는 없어져야 한다”며 서 의원을 향해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 의원은 “7·30 재보선이 눈앞인데 전당대회가 혼탁해지고 있다”며“네거티브와 비방이 거세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청원 의원을 겨냥, “어떤 후보는 저에게 대권 욕심이 있어서 대통령과 각을 세우고 레임덕이 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며 “대통령 임기가 1년 반도 안 된 시점에 대권 논란이 웬 말이며 레임덕이 웬 말이냐”고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그런 무책임한 발언이 오히려 레임덕을 더 부추긴다고 생각하지 않느냐”며“이런 논란이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 사심 없이 대통령을 위한다는 분이 대통령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런 정치공세야말로 구태정치의 전형”이라며“이런 구태정치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정치 적폐라고 생각하는데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느냐”라고 참석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김 의원은“저는 오로지 위기에 처한 새누리당을 구하고 박근혜 정부를 성공시키고 새누리당의 정권재창출을 위해 남은 인생을 다 바치겠다”고 강조했다.
◆후보들 “정권재창출 이루겠다” 지지 호소
이날 합동연설회에서는 당선권에 들어 최고위원에 입성하려는 후보 각각의 지지 호소 열기도 치열했다.
김태호 의원은 “(후보들이) 박근혜 대통령 이름 팔아서 득(得)보려 하고 후보자 간 상호 비방전을 하고,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며 “저 대형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는데 선장이 되겠다고 싸우는 모습을 보면서 국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말은 대통령의 성공을 외치면서 대통령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며 “이제 이런 구태 정치로, 낡은 리더십으로 새누리당을 이끌어 갈 수 없다. 저 김태호가 새누리당 정권 재창출의 소중한 씨앗”이라고 말했다.
홍문종 의원은“우리는 좌고우면(左顧右眄) 할 여유가 없다”며 “우리 당의 미래를 만들 후보는 홍문종 밖에 없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어 “7·30 재보궐선거는 수도권 출신 홍문종이 해낸다”며 “다음 총선은 저 홍문종이 여러분과 함께 승리할 것이고, 더 나아가 정권재창출을 이뤄낼 것”이라고 밝혔다.
이인제 의원은“제가 당 대표가 되면 새누리당을 용광로 같이 펄펄 끓는 정책을 만드는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규제혁파 위원회를 만들어 규제라는 암덩어리를 쾌도난마처럼 해결하고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경제를 반드시 살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다음 총선에서 과반을 넘는 의석을 반드시 확보하겠다”며“박 대통령과 함께 정권재창출의 길을 열고 반드시 위대한 통일한국의 시대를 열어가는 새누리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유일한 여성 후보로 여성 몫 최고위원 입성을 사실상 확정지은 김을동 의원은“지난 19대 총선에서 사즉생의 각오로 싸웟더니 난공불락의 요새 24년 민주당의 텃밭에서 새누리당의 깃발을 꽂았다”며“새누리당 영토를 확장했다 해서 광개토여왕이란 별명이 붙었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새누리당 18대 여성의원 중 오직 김을동 한 사람만 당선돼 19대 의원으로 올라왔다”며 “이제 그 패기와 추진력으로 박근혜 정부의 국가대개조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청년 비례대표 김상민 의원은 “20·30대 젊은이들이 우리 당을 지지하지 않으면 다음 총선, 다음 대선은 백전백패”라며“훌륭한 당 대표를 잘 모시고 제가 새누리당이 20·30 젊은이들로부터 가장 사랑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최고위원 5명 중에서 여러분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당 대표를 한 표 뽑고, 한 명 정도는 우리 젊은이들과 미래와 혁신을 위해 선택하는 게 맞지 않으냐”라고 표를 호소했다.
김영우 의원은“새누리당의 당 대표가 돼 안철수와 박원순의 가짜 새 정치를 박살 낼 것”이라며 “경기도의 아들 김영우가 김문수 지사의 서민 정치와 남경필 지사의 혁신 정치를 계승해서 다가오는 총선, 다가오는 대선을 승리로 이끌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많은 후보들이 혁신을 이야기 하지만 오늘날의 정치풍토와 정치문화 만든 분들은 혁신을 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저 김영우가 혁신을 추진하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유일한 원외 인사인 박창달 전 의원은 “당권을 노리는 두 분의 모습을 보면 굉장히 분위기가 좋지 않다”며“중간에서 교량역할을 할 사람은 저 뿐”이라고 호소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12~13일 이틀간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여론조사를 하고, 13일에는 전국 251개 투표소에서 책임·일반 당원을 대상으로 선거인단 투표를 실시한다. 14일 전당대회에서는 대의원 선거인단 9300여 명이 참여하는 현장 투표를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