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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청농(靑農) 문관효 서예가] 대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세종의 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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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 언해본을 한글 중심으로 표현... “혁신의 꽃은 전통의 뿌리에서 피어난다”

 

 

 한자가 한글보다 크게 앞서 있는 기존의 ‘훈민정음 언해본’을 뒤집고 한글 중심으로 표현한 서예작품이 최근 문화계에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서예가 청농(靑農) 문관효 작가의 작품이 그것. 이 작품은 서가와 학계에 충격을 주며 서예계 최고의 전통과 권위를 자랑하는 원곡서예문화상에서 심사위원 만장일치를 이끌어냈다. 청농 선생은 제 35회 수상자로 결정됐고, 문화관광부는 10월 한글날을 기념해 광화문 광장 전시 작품으로 선정했다.

 

 역사의식과 작가정신의 궁극
  “15세기 작품만 고집하고 답습하는 것은 제자리걸음이다. 21세기를 걷고 숨 쉬며 미래에도 살아있는 작품을 하고 싶었다. 하지만 혁신의 꽃은 전통의 뿌리에서 피어난다고 믿었다.” 옛것을 차곡차곡 내면화 시켜 그 속에서 새것을 찾는 청농 선생의 이 같은 철학은 이번 작품에서 절정을 이뤘다.
 글자 수 4천 여 자에 8m에 달하는 ‘훈민정음 언해본’은 제작 기간이 3여년 소요된 대작이다. 기존 한자 위주의 고문헌을 한글을 더 크고 정확하게 살린 한글 위주로 변환시키는 새로운 시도로 청농 선생의 역사의식과 작가정신의 궁극을 보여준다. 세종대학교 김슬옹 교수의 자문을 통해 오자가 전혀 없게 완성도를 높였다. 한글 서예 대가의 손끝에서 완성된 한글 중심의 언해본은 한글 문자 자체의 조화로운 아름다움이 잘 살아있다. 직선과 원, 사선 등 형태의 어울림, 단아하고 힘찬 기운, 민족의 얼을 오롯이 담으면서도 개성이 넘치는 현대적 필체는 감탄을 자아낸다.
 올해는 청농 선생이 회갑을 맞은 해이자, 붓 잡은지 50년이 된다. 또한, 한글 반포 567돌이자 22년만에 공휴일로 다시 지정된 해이다. “20년 전부터 이번 작품을 구상했다”는 선생은 “누군가 하지 않는다면 내가 해야겠다고 생각해왔다”며 이번 작품에 대한 사명감마저 드러냈다. 오래간 품어온 예술적 꿈과 한글 서예가로서의 사명을 향해 차근차근 걸어온 선생이 묵직한 발자국을 찍었다.

 

 자신만의 고유한 서체 완성

 청농 선생은 1963년 할아버지가 운영한 서당에서 붓을 처음 잡은 이후, 1968년 서예가 장전 하남호 선생을 만나 한글 서예에 눈을 떴다. 중학교 2학년 때 교실에 붙일 국민교육헌장을 쓰면서 한글 서예의 매력에 빠진 것이다. “정말 예쁘다”는 것이 청농 선생이 지금까지도 서예계에서 소수에 속하는 한글 서예를 시작하게 된 이유다. 그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글을 홀대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런 풍토에 대한 안타까움과 반발심 또한 한글 서예를 고집하게 된 이유다”고 덧붙였다. “서단의 스승들은 ‘자네는 한문이 좋네’라며 한문 서예를 권했다. 하지만 한글의 아름다움을 알리고 지키고 싶은 마음을 결코 버릴 수 없었다.”
 예술가에게 열정이야말로 재능이다. 청농 선생의 지치지 않는 열정을 보고 있으면, 그것이야말로 타고난 예술적 끼란 생각이 절로 든다. 결혼을 하면서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법무부에 입사한 선생은 공직자로서의 삶과 서예가로서의 삶을 모두 놓지 않기 위해 치열한 인생을 살았다. “글씨 쓴다고 업무에 소홀하다는 말을 결코 듣고 싶지 않았다. 중학생일 때부터 ‘글씨는 새벽에 써야 한다’는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 새벽 4시에 일어난 버릇이 몸에 벤 것이 도움이 됐다. 새벽에 출근하고 그 대신 야근을 하지 않았다. 저녁에는 친구도 거의 만나지 못했다.”
 간혹 경제적 안정과 예술적 성취를 모두 이룬 것에 부러움을 표하는 후배를 만나면 선생은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인생에서 총 서로의 수면시간을 비교해보면 자네가 나보다 인생은 덜 살았지만, 잠은 더 잤을 거다.”
 그래서인지 선생의 작품에는 수련을 통해 경지에 오른 자만이 가지는 아우라와 감동이 있다. 한문 한글 할 것 없이 전통 서체를 망라한 선생은 이 같은 단단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청농체’라 불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서체를 완성해냈다.

 

 한글날 기념 전시... 해외 순회전도 계획

 치열한 길이었지만 결국 “즐기는 마음”이 여기까지 이끌었다고 선생은 강조했다. 현재 서울 인사동에 서예연구실을 운영하며 예술의전당 서예아카데미에서 강의를 맡고 있는 선생은 후학들에게도 늘 “한풀이를 붓끝으로 해라, 보고 즐기는 서예를 하라”고 가르친다며, “고통이었다면 그렇게 치열하게 서예를 할 수 있었겠나. 재미있고 즐겁고 행복했으니 글씨를 쓰고 또 쓴 것이다”고 말했다.
 오는 10월2~13일에는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센터에서 ‘세종의 얼을 담은 청농 서예전’이란 타이틀의 전시를 갖는다. 원곡서예문화상 수상 기념전이자, 한글날 기념 기획전인 이번 전시는 선생의 회갑전이기도 한 만큼 총 61점의 작품이 소개된다. 현대적 감각을 지닌 작품들을 위주로 선별됐다. 이번 전시에는 현재 청농 선생이 제작 중인 ‘훈민정음 언해본’ 10폭 병풍이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은 모음을 하늘아(·)로 처리한 것이 차별점이다.
 이일영 한국미술센터 관장은 “이번 전시는 세종의 참 뜻을 투영한 작가의 작품을 통해 국민 모두가 오랫동안 지나쳐온 역사적인 깊은 뜻을 되살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초대 개인전 이후 주요국 순회 전시를 가져 해외에도 한글과 한글 서예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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