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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병장수백세

【건강백세】중독에 빠진 뇌

쾌락중추에 장애 생겨 조절능력 상실
영구적 변화와 다양한 합병증 수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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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최근 일부 유명인들의 프로포폴 투약 의혹이 제기되는 등 중독성 약물 오남용 문제가 사회적 이슈다. 중독은 뇌질환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개인의 일탈적 습관이나 성향의 문제로 잘못 인식하고 있다. 중독이 치료가 필요한 의학적 질환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보상회로’ 강력하게 자극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중독연구특별위원회가 지난 6월 실시한 ‘약물오남용 대국민인식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 절반에 가까운 수치가 중독이 뇌의 문제라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성인 남녀 1020명을 대상으로 한 해당 조사에서 ‘중독(의존)은 어떤 현상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본 결과, ▲뇌의 조절력 상실에 의한 질병(35.4%) ▲성격과 의지의 문제(22.0%) ▲잘못된 습관의 문제(20.7%) ▲정신질환-우울증, 불안장애 등에 의한 행동문제(15.4%) ▲잘 모르겠다(6.6%)고 응답해 중독의 원인을 개인의 기질적 측면으로 오해하는 경향이 강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독은 뇌과학적으로 봤을 때 신경전달물질이 정상적인 조절 기능을 상실해 병적인 상태로 바뀌게 된 상황이라고 말한다. 중독연구특별위원회 간사이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소속인 강훈철 교수는 “중독은 보상·스트레스·자기조절에 관련된 뇌회로의 기능적 변화를 수반하고 오래 지속될 수 있기 때문에 뇌질환으로 분류된다”며 “조기에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 뇌 기능의 영구적인 변화와 다양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뇌연구원(KBRI)은 지난 5월 포스텍 김정훈 교수 및 이주한 박사, 한국뇌연구원 구자욱 박사, 미국 마운트사이나이 대학 등 공동연구팀이 코카인 중독에 콜린성 뉴런의 도파민 D2타입 수용체(DRD2)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함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약물 중독은 유해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약물을 강박적으로 찾고 사용하는 행동을 보이는 정신질환으로, 대인관계 문제, 신체적 피해 등으로 이어지면서 큰 사회적 비용을 낳는다. 대마 및 코카인 같은 마약류가 체내에 들어가면 뇌의 보상회로 내 도파민 농도를 직접적으로 증가시키고 도파민 수용체를 활성화시켜 약물에 대한 갈망을 일으킨다.


하지만 약물 중독에는 개인차가 있다. 똑같은 식사량에도 더욱 살찌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마약에 노출됐을 때 유독 중독에 더 잘 빠지는 취약군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에 대한 신경생물학적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다.


연구팀은 코카인을 자가 투여하는 마우스 모델에 전기생리학적, 광유전학 기법을 적용한 연구를 통해 중독에 취약한 마우스의 대뇌 보상회로 중격의지핵 내 콜린성 뉴런에서 DRD2라는 도파민 수용체 유전자가 과발현하는 것을 발견했다. 똑같은 양의 코카인을 투여하더라도 중독에 취약한 마우스에서만 콜린성 뉴런에서 DRD2 발현량이 증가하고 세포 활성이 상대적으로 감소했다. 이는 콜린성 뉴런에 발현된 도파민 D2타입 수용체가 뉴런 스스로의 활성을 저하시켰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전을 통해 중격의지핵 내에 1~2%로 존재하는 콜린성 뉴런이 주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간 돌기 뉴런의 활성을 다양한 방향으로 조절함으로써 중독에 취약하게 만드는 것이다.

 

 

 

 


물리적 변화와 기능적 저하 심각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프로포폴과 같은 중독성 물질뿐만 아니라 정상 범위를 넘어선 도박, 스마트폰 사용, 게임 등과 같은 중독성 행동 대부분이 뇌의 중뇌에 위치한 복측 피개 영역(VAT)과 전두엽 내측 전전두엽, 중격측좌핵으로 이어진 신경망인 보상회로(일명 ‘쾌락중추’)를 강력하게 자극하는 요소다. 


쾌락중추는 마약이나 알코올, 과도한 인터넷 게임 등에 강력하게 반응해 점차 그 행동의 양과 횟수가 늘어나는 집착의 상태로 만든다. 코카인·알코올·도박 등 중독자의 경우 해당 물질과 행동의 사진을 보는 것 자체만으로도 쾌락중추가 강하게 반응하기도 한다. 이런 자극이 더 이상 주어지지 않으면 신체적·심리적 불편함이 발생하는 금단증상이 나타나는 ‘의존’ 상태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특징은 물질중독자뿐 아니라 행위 중독자에게서도 동일하게 관찰되고 임상적 특성도 일치하는데 이 때문에 2013년 미국 정신과 질환 진단분류체계(DSM-5)에서는 물질중독과 도박중독을 같은 중독 범위로 분류하고 있기도 하다. 


결국 중독성 약물, 알코올이나 도박, 인터넷 게임 행위 등이 적절한 범위를 넘어서면 뇌세포의 부피가 줄어들고 쾌락중추에 장애가 생겨 조절능력을 상실해 개인적·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 바로 중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중독 상태가 되면 정상인에 비해 뇌세포가 위축되고 부피가 줄어든다. 기억력 저하, 성격의 변화, 수면-각성 주기의 변화, 판단력과 지각능력 저하 등 다양한 문제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특히 뇌의 발달이 미숙한 상태인 청소년의 경우 중독성 약물이나 과도한 인터넷 게임 등과 같은 행위중독에 노출되면 뇌의 발달이 더디고 전두엽 회백질의 부피도 줄어 사고능력이나 문제해결능력, 충돌 조절이나 통제력 등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임신 또는 모유 수유 중 약물 중독에 노출된 유아는 출산 시 조산 또는 저체중일 위험이 높고, 떨림이나 발작, 행동발달장애 등이 생기는 신생아 금단증후군이 나타날 수도 있다.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스트레스에 대한 관리가 필요하다. 음주나 약물, 게임 등의 쾌락적이고 반복적인 대상 외의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들을 다양하게 구축해두면 중독을 막는 데 도움이 된다. 중독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통제가 어려워지고 더욱 의존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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