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30일 오전 서울 한국은행 본부에서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를 갖고 기준금리 연 1.50%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달 시장의 예상을 깨고 ‘깜짝 인하’ 카드를 꺼낸 상황에서 두 달 연속 금리인하는 부담으로 작용한 듯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기자간담회에서 “국내 경기 둔화 우려와 대외 여건 악화에 따른 거시경제 하방 리스크 증대에 지난달 기준금리를 인하했다”며 “지금 시점에서는 대외 여건 전개 상황과 그 영향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현 수준을 유지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의 판단에는 최근 들썩이는 부동산 시장으로 가계부채 증가세가 다시 확대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분양가상한제 예고에도 서울 부동산 매매가 상승폭은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개발호재와 가을이사철 수요 등과 맞물려 확대 추세에 있기 때문이다.
불안한 금융시장 상황도 이번 금리동결 배경으로 꼽힌다.
자칫 금리인하가 단행되면 원화가치 하락을 더 부추겨 외국인 자금 이탈을 키울 수 있어서다.
다만 오늘 회의에서 2명의 위원은 금리인하를 주장하는 등 추가 금리인 신호는 감지됐다.
이들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의견을 냈다.
시장에서도 이번 금리동결은 숨고르기에 불과하고 추가 금리인하는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이 일단 금리인하에 따른 경기부양 효과 등을 지켜본 뒤 10월이나 11월 금리를 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금통위도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결정문에서 “국내 경제 성장세가 완만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압력이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향후 거시경제와 금융안정 상황 변화를 면밀히 점검하며 완화정도의 조정 여부를 판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사실상 가능성은 충분히 열어둔 것이다.
다음 금통위 회의는 10월 16일 개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