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정호 기자]음주 교통사고 의혹을 받고 있는 개그맨 이창명(47)씨와 관련해 경찰이 위드마크(Widmark) 공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강신명 경찰청장은 25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 이씨 사건과 관련 "(혈액검사에서)음주가 측정되지 않았더라도 목격자와 동석자 진술을 통해 음주사실이 확인될 경우 위드마크 공식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위드마크 공식은 사고가 난 후 시간이 많이 경과돼 운전자의 음주여부를 측정할 수 없거나 한계 수치 이하인 경우 음주운전 당시의 혈중 알코올 농도를 역산해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번 사건에서 경찰은 술자리 목격자, 동석자의 진술 등을 확보한 뒤 이를 근거로 체중, 성별 등을 적용해 사고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를 적용할 방침이다. 법 위반 수치가 나올 경우 음주운전으로 처벌할 수 있다.
이씨는 지난 20일 오후 11시30분께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에 설치된 신호등을 들이받는 사고를 냈다. 이 사고로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이씨는 사고 내용을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그대로 도주했다.
이후 이씨는 사고 발생 21시간여 만인 21일 오후 8시10분께 경찰에 출석해 "음주운전을 하지 않았다. 빗길에 미끄러져 전신주를 들이 받았고, 사고 직후 통증이 심해 곧바로 병원으로 갔다"고 해명했다.
강 청장은 "교통사고가 나면 차량을 통제시키고, 현장을 수습해야 할 의무가 있다"며 "차를 길가에 세우고 현장을 이탈한 것만으로도 형사처벌 대상에 해당된다. 음주운전 여부를 떠나 입건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최근 과잉 논란이 일고 있는 음주운전사범 처벌 강화 방안에 대해서는 "이번 제도의 목표는 재범자들"이라며 "음주운전은 재범 가능성이 높고, 그 이유가 처벌이 관대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에서 나온 조치"라고 설명했다.
검경은 지난 24일 상습 음주운전자의 차량을 몰수하고 음주운전 차량에 함께 탑승한 사람에게도 적극적으로 형사책임을 묻는 등 음주운전사범 처벌 강화 방안을 발표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해 음주운전 사망사고 가해자 583명 중 음주운전 전력이 있는 사람은 498명으로 85% 수준이다. 또 지난해 단속된 음주운전자 139명 가운데 18.5%가 5년 안에 5차례 이상 단속된 전력이 있었다.
강 청장은 "음주운전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문제지, 음주 수치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술을 단 한 잔이라도 마셨으면 운전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