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우동석 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016년 새해 벽두부터 '변화와 혁신' 키워드로 한일 롯데의 강한 개혁 드라이브 의지를 밝혔다.
최근 경영권 분쟁으로 혼란을 겪고 있을 한일 임직원들을 독려하는 동시에 '한일통합 리더'로서의 이미지를 굳히고 있다.
21일 롯데그룹과 일본 롯데 등에 따르면 신 회장은 최근 한일 롯데 신년사를 통해 '철저한 자기반성에서 비롯된 변화와 혁신'을 주문했다.
우선 신 회장은 지난 3일 롯데그룹 신년사를 통해 "스스로를 가둬두었던 틀을 깨는 뼈아픈 노력이 있어야 더 큰 도약을 이룰 수 있다"며 "익숙함은 과감히 포기하고,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오늘 날 사업 간의 경계는 허물어지고, 예상치 못한 사업 간의 융·복합이 엄청난 시너지를 내기도 한다"며 "동종업계가 아닌 전혀 다른 업종의 기업이 우리의 경쟁상대가 될 수 있다. 열린 마음과 자유로운 사고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신 회장의 개혁을 통한 변화와 양국 롯데의 협력 의지는 일본 롯데 신년사에서도 드러난다.
신 회장은 최근 일본 롯데 신년사에서 "지금까지 일본 롯데는 과거의 성공 경험에 사로 잡혀 자신들의 방식에 지나치게 집착해버렸다"며 "그 사이에도 고객과 소매업은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어 고립된 것처럼 느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부터는 세상의 변화에 빠르고 민감하게 대응해 가야한다"며 "우리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시대를 앞서 전망해야 많은 고객과 소매업의 동조와 협력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변화에 대응 해 나가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들이 바뀌지 않으면 안된다"며 "마음을 터놓고 욕심을 내 탐욕스러울 정도로 배워 나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는 빠르고 민감하게 변화하는 흐름에 맞춰 개혁과 변화를 택한 신 회장의 경영철학과도 연관된다.
그동안의 롯데는 신격호 총괄회장의 1인 지배체제 하에 대부분의 회사가 비상장사를 유지하며, 외부에 알려진 것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신동주-동빈 형제의 난 이후 70여년간 가려져 있던 롯데의 실체가 드러났다.
당시 한일 롯데의 리더로 올라선 신 회장이 가장 먼저 한 것은 실체를 가리고 덮어두는 것이 아닌 개혁을 통한 투명경영이었다. 신 회장은 롯데 경영권 분쟁이 정점으로 치닫는 지난 8월 대국민 사과를 통해 한국 롯데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의 상장을 공식화했다.
또 국적 논란, 소비자 불매운동, 국정감사 증인요청 등 연일 강도 높게 진행되는 '롯데 흠집내기'에도 피하거나 숨기보다는 직접 현장에서 소통하고 해결책을 찾는 정공법을 택해 경영자로서의 면모를 대내외에 과시했다.
신 회장의 과감한 추진력과 개혁·혁신 드라이브는 위기의 순간에 더 빛을 발휘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10월 삼성SDI의 케미칼 사업부문과 삼성정밀화학을 약 3조원에 인수하는 '메가 빅딜'을 단행했다. 화학 산업을 유통·서비스와 함께 롯데그룹의 3대 축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재계 안팎의 평가도 긍정적이다. 이미 경영 일선에서 지휘봉을 잡은 신 회장은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근면·성실'과 뚝심 있는 경영에 자신만의 스타일로 롯데의 DNA를 바꿔놨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잘못에 대해 당사자로 국민 앞에 나서 머리를 숙이고, 그룹 오너로서 계열사 및 임직원 앞에서 지배구조 및 경영투명성을 개선하겠다는 신 회장의 행보는 새로운 롯데의 리더로서의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