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한나 기자] 이번에도 여성 우승자는 없었다.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7'(슈스케7)이 또 한 명의 남성을 우승자로 배출하고 막을 내렸다.
20일 밤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펼쳐진 '슈스케7' 결승전은 훈훈한 외모와 뛰어난 학벌, 부드러운 중저음의 목소리와 완벽한 기타 연주로 시즌 내내 주목받은 싱어송라이터 케빈 오의 우승으로 끝났다.
"왜 '슈스케7'에 지원했냐"고 묻는 사전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인이니까요(Because I'm Korean)"라고 대답했던 청년이 한국의 슈퍼스타가 됐다.
케빈 오는 "세 가지 있는 것 같아요"라며 어눌한 한국말과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일곱 번째 슈퍼스타가 된 소감을 말했다.
"첫 번째는 저 정말 아무것도 아닙니다. 무대에 서서 노래하면서 제 노래, 마음, 모든 영혼 다 하느님한테 드립니다. 두 번째는 우리 가족. 엄마, 아빠, 시애틀에서 온 가족, 뉴욕에서 온 가족, 한국에 계신 가족 정말 사랑합니다. 맨 마지막 아름다운 한국, 정말 저를 받아줘서 제 작은 목소리를 들어줘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케빈 오)
최초의 여성 우승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점쳐졌던 코러스 출신 천단비가 준우승을 차지했다. 결국 우승은 못했지만 결승에 올라온 최초의 여자 출연자로 '슈퍼스타K'에 한 획을 그었다.
"아무것도 아닌 저를 여기까지 세워주신 하나님 아버지 감사드립니다. 좋은 기회 주신 심사위원, 제작진 분들 너무 많이 감사드리고. 엄마, 아빠 밖에 나갔을 때 자랑스러운 딸이 될게요. 사랑해요."(천단비)
이날 결승전은 두 개 라운드로 나뉘어 진행됐다. 1라운드에서는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곡을 선택한 자율곡, 2라운드에서는 가수 신승훈이 케빈 오와 천단비에서 영감을 얻어 쓴 곡을 불러 경쟁했다. 사전 온라인 투표 5%, 심사위원 점수 50%, 실시간 문자투표 45%를 합산해 우승자를 가렸다.
심사위원 점수는 천단비가 약간 앞섰지만 사전 온라인 투표와 실시간 문자투표에서 결과가 뒤집혔다. 방송 시작과 함께 공개된 사전 온라인 투표 결과 케빈 오가 55%, 천단비가 45%의 지지를 얻었다.
심사위원 점수는 천단비가 9점 높았다. 천단비는 각 라운드에서 박미경의 '기억 속의 먼 그대에게'와 신승훈이 만든 '별이 되어'를 불러 심사위원들에게 373점, 383점을 받았다.
천단비 특유의 애절한 감성이 충분히 표현된 무대로 "이미 완성형 보컬이라고 생각했는데 매 무대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김범수), "꿈이 있는 친구였다는 걸 몰랐다는 게 미안해 진다"(성시경), "코러스 천단비로 함께 하는 건 지난 콘서트가 마지막이 될 것 같다. 이제는 가수 천단비가 될 것 같다"(윤종신)는 호평을 받았다.
케빈 오는 4년 전 만난 첫사랑이 떠나고 음악을 포기할 위기가 왔을 정도로 힘들었을 때 만든 노래 '블루 드림(Blue Dream)'으로 1라운드 무대에 섰다. 2라운드는 신승훈의 '꿈이 되어'로 장식했다.
기타를 들고 담담하게 노래를 부르는 케빈 오의 모습은 인상적이었다. "과감하게 결승 무대에서 자작곡을 선택한 배짱과 고집, 신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윤종신), "가장 음악적 재능이 깊고 스펙트럼이 넓은 뮤지션"(김범수),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곡을 끌어나가는 능력을 가졌다"(백지영)는 극찬을 들으며 각 라운드에서 372점, 375점을 받았다.
우승자는 케빈 오, 단 한 명이지만 '슈스케7'는 단 한 명의 슈퍼스타를 뽑는 프로그램을 넘어섰다. 코러스에서 이미 가수가 된 천단비를 비롯해 이날 특별 무대를 함께한 자밀킴, 마틴스미스, 중식이밴드 등 각자의 위치에서 기회를 찾고 슈퍼스타가 된 이들이 이를 증명했다.
"만들어진 아티스트 같다"(백지영), "앞으로 활동하면서 시옷 발음에 신경쓰는 게 좋을 것 같다"(윤종신), "흔들리지 말고 마음 가는대로 노래해라"(성시경) 등 심사위원들의 심사평도 동종업계 선배로서의 조언에 가까웠다.
'슈스케7' 우승으로 케빈 오는 앨범 제작을 포함한 상금 5억 원과 시상식 MAMA에서의 데뷔무대, 스포츠 세단 등을 받는다. 이날 그는 "그동안 (부모님께) 너무 많이 받았다"며 상금을 전부 "부모님께 드릴 것"이라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