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에서 1등급을 받는 인문계열 수험생 비율이 증가하여 자연 계열 수험생은 감소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는 수학 1등급 가운데 미적분·기하 비중은 감소하고 확률과 통계는 증가한 것이다. 더군다나, 대학 입학 논술전형 시험 응시율도 전년 대비 저조하게 나오자 올해 수능이 난이도 높게 출제돼 수능최저학력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수시·사탐 고득점자 증가로 문과 합격선 ↑
2026학년도 수능이 전년도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되었다는 평가가 나온 가운데 정시 합격선이 서울대 경영대학은 284점, 서울대 의예과는 294점으로 형성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수시 전형에서 문과 수험생이 증가하고 사회탐구 고득점자가 늘어난 점이 문과 상위권·중위권의 합격선을 끌어올려, 올해는 자연계보다 문과 경쟁이 더 치열해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국어·수학에서 고난도 문항이 배치되고, 독해 난이도가 높아진 영어는 영어 1등급 비율이 역대 가장 낮은 3% 수준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제시됐다.
지난 16일 종로학원이 2026학년도 수능 수학 과목의 1등급 비중을 분석한 결과, 미적분·기하 1등급 비중은 전년도 92.3%에서 올해 79.3%로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확률과 통계는 7.7%에서 20.7%로 큰 폭의 증가가 예상된다.
확률과 통계 접수자는 2025학년도 23만3,111명에서 2026학년도 29만7,726명으로 27.7% 증가했다. 반면, 미적분 접수자는 같은 기간 24만4,408명에서 20만7,791명으로 15.0% 감소했다. 기하 접수자는 1만5,677명으로 전년(1만5,760명)과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통합수능이 도입된 지난 2022학년도 이후 수학 선택과목 간 표준점수 불균형이 확대되면서 미적분·기하를 선택한 학생이 인문계 학과에 지원해 합격하는 사례가 다수 발생한 바 있다.
2025학년도 입시에서도 미적분·기하 선택자 중 1등급 고득점자가 확률과 통계 선택자보다 상대적으로 많아 인문계 학과 정시 합격 비율이 크게 높았다. 2025학년도 주요 대학 입시 결과를 보면 한양대 인문계 합격생의 87.1%가 미적분·기하 선택자였다. 서강대 86.6%, 건국대 71.9%, 서울시립대 66.9% 등으로 나타났다.
확률·통계 접수 증가…“문과 경쟁 치열할 것”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2026학년도에는 확률과 통계 수능 접수자가 크게 증가했고 수학 1등급 중 해당 과목이 차지하는 비율도 작년 대비 크게 늘었다”며, “올해 정시에서는 순수 이과생이 문과로 교차지원해 합격하는 비율이 줄어들고, 문·이과 완전 무전공 선발 전형 등에서도 이과생보다 문과생의 합격 비율이 높아지는 등 합격자 구성에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한, 임 대표는 “문과생 자체가 늘어난 상황에서 문과 학과 간 경쟁도 치열해질 것으로 보이며, 사탐 선택 증가로 사탐 고득점자가 늘어나면서 문과 학과의 합격선도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논술 응시율 전년 대비 저조
올해 논술고사를 치른 일부 대학 응시율이 전년 대비 4~5%포인트(p) 하락하면서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논술은 주로 합격을 위해 수능최저학력기준이 요구되는데 올해 수능은 국어가 고난도로 출제됐고 절대평가인 영어 역시 난이도가 있어 학생들이 등급 확보가 어려웠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년은 통합수능 마지막해로 N수생이 대거 증가할 수 있는 만큼 수학·탐구 과목 선택에 대한 전략적 판단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예비 고3 학생들의 선택과목의 선정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임성호 대표는 “2022학년도부터 학생들이 국어에서 언어와 매체, 수학에서 미적분으로 쏠리는 상황이었는데 올해 갑자기 국어에서는 화법과 작문, 수학은 확률과 통계 쪽에 쏠림이 벌어졌다”며, “응시집단이 늘어나면서 입시결과에서 기존의 선택과목에서 불리함이 완화될 수 있는 조짐이 보인다”고 예측했다.
반면, 이만기 유웨이교육평가 연구소장은 “올해에는 사탐런과 확통런이 많이 일어났는데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탐이 3~4등급 나오는 이과 학생들은 탐구 선택과목을 사탐으로 바꾸는 것이 아주 효율적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성호 대표는 예비 고3들의 입시 전략과 관련해서 “내신성적이 좋은 수시파의 경우 거기에 관련된 권장 과목이나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충실하게 따라갈 필요가 있지만, 만약 수시파가 아니라면 겨울방학부터는 수능 공부를 충실하게, 전략적으로 해야 한다”며, “내신 성적이 좋지 않다면 수능을 우선하고 논술도 뒤로 미루는 것을 권장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임 대표는 “선택과목을 나누는 첫 시험을 치르는 것이 고3 3월 모의평가인 만큼 예비 고3들은 지난 3월 모의평가를 미리 치러보고 점수체크를 해야 한다”며, “그 다음부터는 자신이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반복, 심화, 모의고사 프로세스를 밟아나가는 방식으로 공부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오는 12월 5일 오전 9시 수능 결과가 수험생에게 통지된다. 수능 성적통지표에는 영역별 선택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이 표기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