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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여야 '과세 기준점' 올리는 방향 공감 '최고세율 인하'는 대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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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개편' 논의 재점화…공제 기준 상향엔 합의
"韓 상속세, 기형적 구조…물가 오른 현실과 안 맞아"
"세수 부족한데 '감세 카드, 국가 재정 흔들릴 수도"
"조기 대선 가능성 염두에 둔 포퓰리즘 행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여야가 '과세 기준점'을 올리자는 방향에선 대체로 의견을 같이 했지만,  '최고세율 인하 관련해서는 다른 의견으로 대립 중에 있다. 

 

20년 넘게 묵혀져 있던 상속세를 현실에 맞게 개편하자는 논의가 정치권에서 들끓고 있는 가운데 여야는 '과세 기준점'을 올리자는 방향에선 대체로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최고세율 인하'를 두고는 첨예하게 대립 중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불합리한 세제를 손본다는 측면에서 올바른 방향이라는 목소리가 높았다. 다만 동시에 대규모 세수 결손 상황에서 '감세 카드'는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도 나왔다.

 

또한 탄핵 정국으로 인한 조기 대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여야가 포퓰리즘 경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지금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한 세대 간 재산이 이동할 뿐인데 상속세 폭탄을 맞게 되는 이상한 구조"라며 "특히 수십 년 동안 과세 기준점이 바뀌지 않으니 물가가 오른 현 상황과는 맞지 않는 세제"라고 지적했다.

 

김정식 명예교수는 "주지해야 하는 것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반(反)하면 돈은 다 빠져나간다는 것"이라며 "공제 기준을 현실에 맞게 높이고, 최고세율도 낮추는 식으로 개편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도 "현재의 상속세는 20여년이 흘러도 바뀌지 않는 공제 기준 등 현실에 맞지 않는 기형적 구조"라며 "이를 고치자는 취지에서는 옳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우철 교수는 "이런 세법 개정은 정치 논리로 판단해선 안 된다. 야당은 단순히 '초부자 감세'라는 부분에만 초점을 맞춰 최고세율 인하에 반대하고 있는데, 이렇게 논의가 지지부진하면 불합리한 세제 구조 속에서 결국 누군가는 억울한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여당도 '야당 탓'만 하지 말고 최선의 합의를 도출할 수 있도록 진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대규모 세수 결손이 이어지는 등 국가 재정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감세 드라이브를 걸다 결국 세수 기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는 내수 부진으로 세수가 펑크나는 심각한 상황에 처했다"며 "세수가 부족하니 복지망을 확충하지도 못하고 있고, 연구개발(R&D) 예산도 다 깎아서 성장 동력도 흔들리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세은 교수는 "이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면서 한국 사회가 '감세 경쟁'에 돌입한 영향이 크다"며 "이렇게 가다 보면 결국 세수 기반이 무너져 정작 돈이 필요한 때 아무런 일도 못 하게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김우철 교수도 "세입 확충이 필요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결국 국가 재정이 흔들리면 불합리한 세제를 고친다는 좋은 취지도 무색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교수는 "그렇기에 주류나 담배 등 물가가 올랐으나 적정한 세 부담이 이뤄지고 있지 않은 품목들에 대해 세금을 부과하는 식으로 세원을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 같은 정치권의 감세 경쟁이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퓰리즘성 행보 아니냐는 비판도 나왔다.

 

정세은 교수는 "지금 여야가 경제를 살린다는 명목으로 '감세 카드'를 꺼내 든 것은 현실적으로 조기 대선이 치러질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본다"며 "결국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포퓰리즘적 정치 쇼를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경제를 살리면서도 양극화를 해소하고 부의 대물림을 막을 수 있는 방향으로 정치권이 움직여야 하는데, 이렇게 '뭔가를 하고 있다'는 걸 홍보하기 위해 내거는 상속세 개편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경제 활성화를 위해선 증여세를 손보는 것이 낫다는 주장도 나왔다.

 

홍우형 동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지금 여야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상속세를 개편한다고 하는데, 사실 상속세는 세수에서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상속세는 상속인이 사망했을 경우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차라리 살아있을 때 물릴 수 있는 증여세를 낮추는 것이 경제 활성화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홍우형 교수는 "지금 우리나라 경제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산 선순환이 잘 안된다는 것"이라며 "사람들이 늙어서도 아파트 한 채라도 갖고 있으면 그걸 계속 틀어쥐고 있으니 자산이 움직이지 않는다. 차라리 증여세를 낮춰서 젊은 사람들에게 자산이 가고 그걸로 또 다른 소비·투자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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