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화순 칼럼니스트] 갤러리 BHAK은 올해로 개관 30주년을 맞아 <윤형근>전을 마련했다. 왜 윤형근을 다시 소환했을까. 바로 30년 전 갤러리 BHAK(대표 박종혁)의 모태인 ‘박영덕화랑’의 첫 개관 전시때 메인 작품이 ‘윤형근’ 작가 그림이었다. 1993년 3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했을 때 ‘윤형근’ 작가의 대작 ‘Bunt Umber’(1994)이 메인이었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윤형근으로 초심으로 만난 격이다. “참 30년이 빨리 간다”는 박영덕 대표는 “청담동에 갤러리를 오픈한 초기에는 찾는 관람객도 없었지만 차 한잔을 하며 작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만했던 때였다”고 회고한다. 아들(박종혁 대표)에게 소위 가업 승계한 것은 2020년 12월. 갤러리명도 BHAK로 바꾸었다. “아들에게 맡긴 이상 괜한 간섭하기 싫어서 화랑에 잘 가지 않는다”는 박영덕 대표. 아버지의 믿음을 아는 BHAK 박종혁 대표는 ‘초심을 되새기듯 갤러리의 본질을 찾고 미래의 새 도약을 위해’ 윤형근을 선택했다. 갤러리 BHAK은 이번 전시에서 3.6m에 달하는 압도적인 크기의 윤형근 대작 ‘Burnt Umber 94-66’을 선보인다. 번짐이 절제된
인간이 만든 윤리와 규정은 인간의 삶을 올바르게 견인하고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시가 마련되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올해 하반기 특별기획전으로 <인공윤리(人工倫理)-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을 마련한다. 전시 제목인 ‘인공윤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라는 뜻과 ‘인간을 지배하는 윤리’라는 뜻이 얽혀 있는 조합어. ‘인공윤리’를 화두로 성찰하고, 이를 대중과 함께 탐색하며 공론화하기 위한 전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며 인권이 유린되었던 곳이다. 어둠의 공간이었던 이곳이 오늘날 생명을 얻어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을 생각하면, 장소성과 역사성에 맞춤한 전시로 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영호 교수(중앙대)는 “상대적이고 불확정한 오늘 우리의 현실을 나타내는 용어로 채택했다”면서 “부제로 정한 ‘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는 혼돈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걸어야 할 본연의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또 원종현 관장은 “기술개발과 그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조차도 인간은 변함없이 자신
MZ세대 컬렉터들 사이에 높은 인기를 자랑하는 장마리아(41)의 작품은 질감과 컬러감이 매력적이다. 두텁게 쌓아올린 마티에르(matière)를 통해 물성을 표현하고, 이를 통해 본인만의 조형 언어를 찾고자 끊임없이 새로운 주제와 표현 소재를 연구하고 변주해왔다. 가나아트센터가 26일까지 펼치는 장마리아 개인전 <Iridescent(무지개빛)>에서도 그의 이런 매력은 충분히 맛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무지갯빛에 영감을 받아 종전보다 화려해진 색감의 작품들을 내놓았다. 이번 개인전에서는 신작 'Permeation(침투)' 연작을 중심으로 평면 작품 60여 점을 만날 수 있다. 스타들과 MZ세대 컬렉터들에게 인기가 많은 그의 작품은 이미 오픈 첫날 모두 완판을 기록했다. 작가는 마사 천 위에 젤스톤과 회반죽, 모래 등 양감을 표현할 수 있는 재료를 사용해 갖가지 경쾌한 색감을 통해 리듬감 있는 화면을 구성한다. 평면의 캔버스 위에서 보다 입체적인 표현을 통해 조각과 회화의 경계를 보여줌으로써 시각과 촉각을 두루 만족시켜준다. 그의 원래 전공은 섬유미술패션디자인(홍익대). 대학 시절 조소 연구도 많이 했다고 한다. 미국 애틀랜타컬리지 영아티스트상(199
천 길 물속을 손가락 한번 튕김으로 알 수 있으랴 보이는 것을 넘고 무의식을 관통하여 그림자 없는 나를 찾아 붓끝이 닳아 없어짐이 얼마이던고 푸른빛 쫓아 긴 시간 꿈을 깨워 수행의 흐름을 담아내고자 먼 길 떠나네 <법관> 40년간 수행해온 선승 법관(65)이 3월 30일부터 5월1일까지 서울 소격동 학고재에서 개인전 <선禪2022>을 개최한다. 2002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선화(禪畵) 작업을 이어온 법관의 다채로운 신작을 볼 수 있어 새로웠다. 근작 회화 42점과 족자와 직접 구워낸 소박한 도완까지 모두 44점을 내놓았다. 기존의 필법이나 그림의 기초를 학교에서 배운 경험이 전혀 없는 그에게 그림은 어떤 의미일까. “나에게 그림은 수행의 한 부분입니다. 세필로 내면의 기운을 작품에 쏟아내며 그리는 선화(禪畵)는 그 자체로 수행입니다.” 그에게 독경을 하는 일이나 텃밭을 갈고 차를 마시고 그림을 그리는 일이나 모두 ‘더 높은 정신세계’로 나아가려는 수행의 하나라 한다. “모양은 다르나 그 본질은 모두 ‘나를 찾는 일’이죠. ‘있는 그대로의 나’ ‘섞이지 않는 나’를 과정이구요.” 그의 그림은 약 30년전 구상도 추상도 아닌 수묵화로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