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6.03.05 (목)

  • 흐림동두천 4.0℃
  • 흐림강릉 6.4℃
  • 서울 4.7℃
  • 대전 9.1℃
  • 흐림대구 11.2℃
  • 구름많음울산 9.3℃
  • 광주 10.5℃
  • 흐림부산 9.9℃
  • 흐림고창 6.0℃
  • 구름많음제주 13.9℃
  • 흐림강화 1.8℃
  • 흐림보은 8.2℃
  • 흐림금산 9.3℃
  • 흐림강진군 9.8℃
  • 흐림경주시 8.8℃
  • 구름많음거제 10.1℃
기상청 제공

문화

[이화순의 아트&컬처]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AI시대 ‘인간 본연의 길’ 묻다

URL복사

<인공윤리-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 12월 4일부터
12인 작가 ‘인공지능시대 인간의 정체성과 인권’ 다뤄
참여 작가 강현욱, 김정희, 노진아, 두민, 박관우, 양아치, 염지혜, 오원배, 오주영, 우주+림희영, 이민수, 이예승

 

 

인간이 만든 윤리와 규정은 인간의 삶을 올바르게 견인하고 있는 것일까.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해 깊이 사유할 수 있도록 이끄는 전시가 마련되었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이 올해 하반기 특별기획전으로 <인공윤리(人工倫理)-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전을 마련한다. 


전시 제목인 ‘인공윤리’는 ‘인간이 만들어낸 윤리’라는 뜻과 ‘인간을 지배하는 윤리’라는 뜻이 얽혀 있는 조합어. ‘인공윤리’를 화두로 성찰하고, 이를 대중과 함께 탐색하며 공론화하기 위한 전시다.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조선 후기 신앙의 자유를 위해 수많은 사람이 죽임을 당하며 인권이 유린되었던 곳이다. 어둠의 공간이었던 이곳이 오늘날 생명을 얻어 희망의 공간으로 거듭난 것을 생각하면, 장소성과 역사성에 맞춤한 전시로 보인다. 


전시를 기획한 김영호 교수(중앙대)는 “상대적이고 불확정한 오늘 우리의 현실을 나타내는 용어로 채택했다”면서 “부제로 정한 ‘인간의 길에 다시 서다’는 혼돈의 현실 속에서도 인간이 걸어야 할 본연의 길을 함께 모색하고자 하는 취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또 원종현 관장은 “기술개발과 그로 인해 경험하게 되는 전혀 다른 세상에서 조차도 인간은 변함없이 자신이 지닌 생명의 가치와 인격의 존엄함을 위해 깨어있는 존재이지 않으면 안된다는 사실을 본 전시는 대변한다”면서 “내방객들에게 ‘인간의 길’이라는 무겁지만 마주할 수밖에 없는 주제에 대해 사유하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시의 의의를 강조했다.


참여 작가는 현대미술 현장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강현욱, 김정희, 노진아, 두 민, 박관우, 양아치, 염지혜, 오원배, 오주영, 우주+림희영, 이민수, 이예승 등 모두 12명. 이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소재와 매체로 ‘인공지능 시대 인간과 기계’, ‘인간과 사물’,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발언하는 작품을 출품했다. 


출품 작품의 경향은 다양하다. 초대 작가들은 자신의 소재와 매체로 인공지능 시대에 인간과 기계, 인간과 사물, 인간과 도시의 관계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생명, 기술, 여성, 인간, 불안, 윤리, 규범, 신체 등의 소재들은 이들 작가의 작품에 흐르는 키워드들이다. 표현 매체도 컴퓨터 알고리즘을 이용한 첨단 영상 작업에서 전통적인 회화와 조각 기법에 이르고 있다. 이들의 다양하고 개별적인 소재와 매체를 한데 묶는 공통분모는 ‘인간 정체성과 인권’에 대한 성찰이라는 주제의식이다.


강현욱은 12개의 스피커를 나란히 세워놓은 사운드 설치작업 ‘흐려진 약속’을 선보인다. 각각의 스피커에서는 구글 번역기에 의해 다국적 언어로 번역된 ‘인권선언문’(1789)이 인공지능 앱이 내는 기계음으로 송출된다. 뒤엉킨 소리들은 관객들을 불편한 사색의 영역으로 안내한다. 인권 선언들이 과연 인류를 올곧게 견인하고 있는가를 작가는 묻는다. 


김정희는 스테인리스강 철사로 조형한 인물 조각 시리즈를 선보인다. 높이 3.6m의 거대한 인물상 ‘Space 2022-IDEA’를 포함한 6점의 인물상들은 속이 텅 비어있으며, 주변 공간이나 물이 채워진 반사거울의 구조물과 어우러진다. 인간의 존재와 그 본성의 세계에 대해 사유토록 안내한다.

 


노진아는 인공지능에 의해 관객과의 대화가 가능한 인형 작품 ‘제페토의 꿈’을 선보인다. 사이보그 인형은 다양한 기계장치와 컴퓨터 프로그램에 의해 관객과 음성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인간이 되기를 원하는 피노키오의 동화를 작품에 도입했다. 인공생명의 탄생이라는 제페토의 꿈은 과연 이루어질 것인가? 

 


두민의 출품작은 ‘어머니의 신경망’이라는 제목의 대형 그림 한 점과 생명 탄생의 과정을 보여주는 다섯 대의 모니터로 구성되어 있다. 이미지를 제작하는 첨단 인공지능 프로그램을 이용해 태아와 탯줄이 뒤얽힌 가상적 이미지를 만들어 내고, 이를 기반으로 작가가 다시 그림을 그려 두 개의 이미지를 직조(織造) 기법으로 묶어냈다. 

 


박관우의 ‘인간의 대화 1’은 인물 이미지를 담은 두 대의 모니터를 마주 보게 설치해 대화를 나누게 하는 작업이다. ‘인간의 대화 2’에서는 모니터 하나를 거울로 대체해 놓았다. 대화의 상황은 인간과 인공지능을 구분하는 ‘튜링 테스트’에서 착안한 것이라 한다. 이들 작품은 인간과 비인간의 경계, 인간과 기계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일으키며, 궁극적으로 인간의 정체성에 대한 성찰로 수렴된다. 

 


양아치는 메인 전시관인 ‘콘솔레이션홀’의 네 벽면에 4채널 영상작업 ‘Sally’를 선보인다. ‘매개의 기능’이라는 미디어의 속성에 관심을 두고 활동해 온 그는 ‘메타 휴먼’인 샐리를 통해 다가올 미래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은유적으로 드러낸다.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스마트시티, 빅데이터, 자율주행 등의 기술과 그 기술에 감시와 통제를 당하는 인간의 문제를 풀어낸다. 

 


염지혜는 단채널 영상인 ‘마녀사냥’과 ‘미래열병’ 두 점을 소개한다. ‘마녀사냥’은 중세의 흑사병 이후 재난의 그늘 아래 드리워진 혐오와 폭력의 비밀을 현대적 자본 권력과 연계시켜 상징적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미래열병’은 20세기 초 미래주의 운동에서 시작되어 파시즘과 세계대전 그리고 인공지능의 시대로 확대되어 온 과학 만능의 맹신과 인권 침해 상황을 폭로한다. 

 


오원배는 ‘인공지능 시대의 예술’이라는 화두를 전통적 회화의 방식으로 표현한 두 점의 신작을 내놓았다. “인간의 몸짓이 언어적 기능을 지니고 있다”는 작가는 기술 메카니즘에 의해 억눌린 인간의 무력감과, 그 상황에서 벗어나려는 인체의 몸짓을 표현한 작품을 선보인다. 또한 인공윤리와 인간과 인공지능이 힘겨루기 하는 작품도 내놓았다. 

 


오주영의 작품은 비평하는 능력을 지닌 인공 지능 시스템을 보여주는 5대의 모니터로 구성했다. ‘버스마크(Birthmark)’라는 이름의 ‘인공지능 비평가’가 주어진 미술작품을 인식하고 해석해 낸다. 각각의 모니터는 인공지능이 작품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과정과 인식과 해석의 결과로 정리된 문장을 비평문으로 만드는 과정을 보여준다. 

 


우주+림희영은 ‘새’와 ‘호모 캐피탈리쿠스’라는 제명의 키네틱 조각 설치물 2점을 선보인다. 날개를 퍼덕거리는 새의 모습이거나 생존에 몸부림치는 현대인의 모습이 거기에 있다. 모터와 인체 감지 전자장치로 움직이는 작품들은 기형적 현실에서 야기되는 불안과 혼란스러움을 보여준다. 시멘트 덩어리와 기계 사이에 끼어 엉긴 머리카락들은 기묘한 소음을 발생시킨다. 

 


이민수의 조각은 묻는다. 인간의 존엄을 정의하는 것은 무엇인가? 강렬한 물성의 원초적 형태를 지닌 인체 조각은 인간의 존엄성에 대해 질문한다. 고통과 두려움 속에 역설적으로 피어나는 희망과 환희가 보인다. ‘다시’는 작업 중 추락사고의 고통과 두려움을 극복한 결실이다. ‘원’은 뫼비우스의 띠처럼 하나가 된 두 개의 신체, ‘주’는 자유의지의 표상을 나타낸다.

 


이예승은 인공지능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과 사물의 ‘공생과 상생’을 이야기한다. 작품 ‘Floating Scenery’는 가상현실에 의해 심화되는 삶의 모호성과 혼종성의 개념을 전시장 바닥에 투사된 영상 풍경으로 연출해낸다. 빛과 그림자 그리고 인터랙션 센서와 QR 코드로 구성된 영상 설치작업은 관객들에게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의 다양한 체험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전시장에는 세계인권선언(Universal Declaration of Human Rights, 1948년)과 로마 인공윤리 백서(Rome Call for AI Ethics, 2020년) 등의 시각 자료도 선보인다. 전시는 12월 4일부터 2023년 2월 12일까지. 

 

 <사진 =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이화순>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Sh수협은행, 美 LACP 비전 어워즈 금상 수상 ... “지속가능경영 성과 국제적 인정”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Sh수협은행은 미국 커뮤니케이션 연맹(LACP)이 주관하는 ‘2024/25 비전 어워즈(Vision Awards)’에서 지속가능경영 보고서 부문 금상을 수상했다고 5일 밝혔다. ‘LACP 비전 어워즈’는 2001년부터 전 세계 기업과 기관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평가해온 세계 최대 규모의 보고서 경연대회다. 올해는 전 세계 1,000여 개 이상의 기업과 기관이 참여해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Sh수협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총 8개 평가 항목 중 ▲보고서 표지 ▲경영진 메시지 ▲보고서 서술 내용 ▲재무 섹션 구성 ▲창의성 ▲정보 접근성 등 6개 항목에서 만점을 기록하며 100점 만점에 총점 98점이라는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다. 이러한 성과를 바탕으로 Sh수협은행은 해당 분야 금상 수상은 물론, 전 세계에서 출품된 보고서 중 성적이 우수한 상위 100개 기업을 선정하는 월드와이드랭킹에서 52위에 이름을 올리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 신학기 수협은행장은 “비전 어워드 첫 출전에서 거둔 글로벌 100위 진입은 수협은행의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값진 결과”라며, “앞으로도 이해관계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투명하고 충실

정치

더보기
與, 검사 보완수사권에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는 입법 완성하겠다”
[시사뉴스 이광효 기자] 정부가 3일 국회에 검찰개혁 법률안들인 ‘공소청법안’과 ‘중대범죄수사청법안’을 제출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부여할지는 충분히 논의하고 결정할 것임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5일 국회에서 개최된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 개혁법안 처리에 만전을 기하도록 하겠다. 중대범죄수사청법과 공소청법 정부안이 국회에 제출됐다. 당내 논의와 여론 수렴 등 숙의를 거쳐 제시된 의견들이 반영된 수정안이다”라며 “이번 검찰 개혁법안은 수사권과 기소권을 한 손에 쥐고 무소불위 권력을 휘둘렀던 정치 검찰을 뿌리 뽑기 위함이다”라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원회 의장은 “검찰 개혁은 국민의 열망이자 명령이다. 이번 개혁 입법으로 더 이상 억울한 국민이 발생하지 않고 검찰이 국민에게 신뢰받는 국민의 공복으로 거듭나게 해야 할 것이다”라며 “민주당은 흔들림 없이 검찰 개혁 법안을 처리해 나가겠다. 보완수사권 문제 등 남은 쟁점들도 충분히 논의하고 숙의해 국민의 눈높이에 부합하는 검찰 개혁 입법을 완성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부 또한 7개월 앞으로 다가온 공소청와 중수청 출범에 만전을 기해 주시길 바란다”며 “일부에서

경제

더보기


문화

더보기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분노를 잠재운 적절한 리액션과 공감의 힘
갈등의 시대, 우리는 왜 먼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지 못하는가. 지난 2월 25일 오후 4시 30분경, 오이도에서 진접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4호선 안은 여느 때보다 고단한 공기로 가득했다. 출근 시간대가 아닌데도 노인석 주변은 빈틈없이 붐볐고, 연로한 분들이 서 있는 모습이 곳곳에 보였다. 어느 정류장에서인가 붐비는 노인석의 중간 한 자리가 나자마자 한 어르신이 자리에 앉았다. 하지만 평화는 채 두 정류장을 가기도 전에 깨졌다. “아 XX, 좀 저리로 가라고!” 먼저 앉아 있던 노인의 입에서 날카로운 고함과 육두문자가 터져 나왔다. 좁은 자리에 가방까지 메고 끼어 앉았다는 것이 이유였다. 새로 앉은 이는 “나도 앉을 만하니 앉은 것 아니오”라며 항변했지만, 쏟아지는 폭언 앞에 결국 자리를 피하고 말았다.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그래, X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라는 속담을 떠올리며 자리를 뜬 노인을 쳐다보았다. 그런데 험악해진 분위기 탓에 어느 누구도 그 빈자리에 선뜻 앉지 못했다. 분노의 에너지가 공간 전체를 지배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때 오지라퍼 계열인 필자는 객기 부리듯 용기를 냈다. “여기 좀 앉아도 될까요?”라고 묻자, 화를 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