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우민기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5일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를 만나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확산으로 인한 국민의 불안과 공포를 해소하는 데 힘을 하나로 모으자"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오전 11시 10분께 메르스 대처 방안 논의를 위해 경기도청을 찾아 "초기 대응 실패와 안일한 정부 인식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나중 일이다. 시시비비도 나중에 가리자"면서 이같이 말했다.
문 대표가 경기도청 도지사 집무실을 찾은 것은 생활임금제 회동을 했던 3월10일 이후 3개월여 만으로, 추미애 메르스특별대책위원장과 같은 당의 김춘진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동행했다.
문 대표는 "비상상황인데, 오히려 부담을 드린 것 아닌지 모르겠다"는 첫 마디로 인사를 대신하고 "여야를 떠나 정치권 전체가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지자체, 지방교육청과 공조체제를 갖춰야 한다"면서 "지자체장은 지역 현장에서, 교육감은 교육 현장에서, 정치인은 국회에서 각자의 위치에서 주어진 역할과 책임을 다하면 충분히 (메르스를) 극복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우리 당은 소속 지자체장들의 비산운용체계 구축을 강구하겠다"며 "국민 눈 높이에서 정보 제공, 상담, 행동요령 홍보 등이 이뤄져야 하는데, 지자체와 정부가 긴밀하게 정보를 공유하고 즉각적인 조치가 이뤄질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문 대표는 "경기도가 합심해서 잘 대처하고 있지만, 동원할 수 있는 자원이 많이 부족할 것"이라면서 "초당적인 차원에서 협력을 아끼지 않겠다.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면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남 지사는 "직접 방문해 격려해주신 것에 감사하다"고 화답한 뒤 "지금 대한민국은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는데, 메르스라는 질병과의 전쟁, 공포심과의 전쟁"이라고 말했다.
그는 "질병과의 전쟁은 정부와 지자체, 전문가가 총력을 기울여 이겨내겠다. 공포와의 전쟁은 정치권이 앞장서서 막아 달라"고 당부하고, "공포는 감춰서도 안 되지만 부추겨서도 안된다. 이 전쟁을 이겨내겠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도교육청 이재정 교육감은 "180만 명의 학생을 메르스로부터 지켜내기 위해 1일부터 24시간 대책반을 가동하고, 보건당국과도 긴밀히 연락하고 있다"며 "다행히도 아직까지 교직원과 학생 가운데는 발병 환자가 없다"고 말했다.
이 교육감은 "(메르스를) 잘 막아 국민들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한 뒤 "메르스로 인해 830개 학교가 수학여행이나 체험학습을 취소하거나 연기했는데, 위약금 때문에 학교별로 골치다. 일선 학교의 이런 어려움을 정치권에서 염두해 달라"고 건의했다.
참석자들은 20여 분동안 한마디씩 모두발언을 한 뒤 40여 분동안 비공개 회의를 했다.
비공개 회의에서는 메르스 확산이 나아질 기미가 없으면 환자 최다 발생 지역인 평택시를 국가재난지역으로 선포해 후속 조처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