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창진 기자] "한국 남자 핸드볼의 미래는 우리 손에 있다."
윤경신(42) 감독이 이끄는 남자 핸드볼대표팀이 26일 강원도 삼척시 삼척고등학교 실내체육관에서 첫 공식 훈련을 가졌다.
22명의 선수들 중 앳된 고교생 두 명을 볼 수 있다. 라이트백 김연빈(18·부천공고)과 골키퍼 박재용(18·대전 대성고)이다. 다음달 3학년에 올라간다.
지난 11일 윤 감독의 취임 기자회견에 동석했던 김연빈은 선배들의 "긴장하고 들어오라"는 으름장에도 고교생의 패기(?)로 열심히 훈련에 임했다.
그는 "각오를 하고 들어왔는데 역시 힘들었다"며 "(특히)나이 차이가 많이 나다보니 삼촌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형이라고 불러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일단 형이라고 부르고 있다"고 했다.
맏형 임덕준(35·두산)과 김연빈, 박재용의 나이 차이는 무려 열일곱 살이다.
김연빈은 "여기서 많이 배워 가야 한다고 다짐하고 왔다. 엄청 많이 배우는 것 같다. 계속 많이 배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왼손잡이인 그는 "잘 하는 형들이 많다. 특히 왼손잡이 형들이 어떤 폼으로 슛을 던지는지 배우고 싶다"며 "막내이지만 운동과 생활 모두 성실하게 하겠다"고 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핸드볼을 시작한 김연빈은 핸드볼 집안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1988년 서울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김만호 경희대 감독이다.
김 감독은 대표팀 소집을 앞둔 아들에게 "태릉선수촌에서 밥 많이 먹어"라는 말만 했단다.
김연빈은 "대표팀이 처음이다. 아버지처럼 올림픽 메달리스트가 되겠다는 말보다는 아버지의 반이라도 할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했다.
동갑내기 박재용은 골키퍼다. 필드플레이어 18명이 코트에서 훈련할 때, 박재용은 골키퍼 선배들과 함께 단상 위에서 따로 땀을 흘렸다.
"유연성이 부족하다.", "왜 중심을 못 잡나." 등 선배들에게 애정 어린 꾸지람을 들으며 훈련에 집중했다.
박재용은 초등학교 4학년 때, 공을 잡았다. 또래보다 큰 키 때문에 시작했다. 당시 160㎝ 초반이었다고 한다.
그는 훈련을 마치고 "나이 차이가 있다 보니까 조금은 긴장을 했다. 실력 차도 있어서 부담이 됐다"며 "처음이라 힘들었지만 재미있게 해주셔서 괜찮았다"고 했다.
롤모델은 이창우(32·웰컴론)다.
박재용은 "이창우 선배님과 훈련을 많이 하고 싶었다. 슛을 막는 감각과 훈련 과정 등을 배우고 싶다"고 했다.
현재의 그의 신장은 190㎝. 아직 성장판이 닫히지 않아 더 자랄 수도 있다.
박재용은 "다른 선수들보다 신체 조건이 좋아서 감독님께서 기회를 주신 것 같다. 감각이 떨어지고 순발력과 경기를 끌어가는 능력이 부족하다. 어린 나이에 대표팀에 뽑혔다고 자만하지 않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임하겠다"고 했다.
두 선수는 연령대 대표팀에서 수차례 호흡을 맞춰 절친한 사이다.
김연빈은 "막내라서 심부름을 해야 하는데 혼자가 아니어서 다행이다"며 웃었다. 박재용도 "힘들 때,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어서 좋다"고 했다.
윤 감독은 "둘이 대표 선수로 뛰는 모습을 보고, 다른 고교생 선수들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아직은 부족하지만 몇 년 후에는 대선수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