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허필숙 기자] 코치의 성추행과 폭언 등에 시달렸다며 집단 사직서를 냈던 경기도청 여자컬링팀 선수들이 모두 복귀했다. 진상조사를 벌인 도가 해당 코치를 해촉한 지 나흘 만이다.
도와 도체육회는 1일 신미성(36), 김지선(27), 엄민지(23), 김은지(25), 이슬비(26) 등 선수 5명과 선수 부모들을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면담에서 도는 선수들의 사직서를 일괄 반려하고 선수들은 11일 전라북도 전주시 화산실내빙상장에서 열리는 대표팀 선발전에 나서기로 했다. 도는 선발전에 대비, 선수단 운영을 조기 정상화하기로 하고 이른 시일 내에 코치를 다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도 관계자는 "유능한 여성코치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선임을 검토할 방침"이라며 "이번 사태와 상관없이 사의를 표명해왔던 주장 신미성 선수도 일단 합류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도는 직장운동부 내 성희롱과 폭언 등 불미스런 사건을 막기 위한 방지대책도 마련했다.
도는 도체육회 사무처장 주관으로 분기마다 1차례 이상 직장운동부 소속 선수들을 대상으로 고충상담에 나서기로 했다.
이달 중에는 직장운동부 모든 감독과 코치가 참여하는 성희롱 예방교육을 한다. 도는 또 선수들이 전지훈련 등을 떠나거나 대회에 참가하면 도체육회 담당 직원을 지정해 밀착 지원하기로 했다.
선수들은 지난 24일 캐나다 세인트존에서 끝난 세계여자컬링선수권대회를 마치고 최모 코치 성추행 등을 이유로 집단 사직서를 냈다.
도는 27~28일 자체 조사에 나서 최 코치가 선수들에게 폭언하고 손을 잡은 뒤 '내가 손잡아 주니까 좋지'라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했다. 그는 동계올림픽 기업 포상금(1인당 700만원) 가운데 100만원씩을 중·고교 컬링팀에 기부하도록 강요하고 이의를 제기하는 선수를 질책하기도 했다.
최 코치는 "(의도는 아니었으나) 선수들이 그렇게 느꼈다면 사과한다"며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도는 그를 해촉했다. 도 관계자는 "이번 일을 계기로 심기일전해 평창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