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4.04.26 (금)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국제

아르헨 군사독재시절 "죽음의 비행기"...박물관 보관

URL복사

1970~1980년대 쿠데타정권, 정치범을 고공에서 던져 살해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아르헨티나의 군사독재시절(1976~1983) 정치범과 정적들을 하늘에서 떨어뜨려 처형했던 "죽음의 비행기"(death flights)가 미국에서 발견되어 아르헨티나로 돌아왔다. 아르헨 정부는 이 비행기를 국내로 가져다 한 때 군사정권의 가장 악명 높은 정치범 수용소였던 곳에 세워진 '기억의 박물관'( Museum of Memory)에 추가로 전시할 예정이다.

이 비행기는 보통 비행기가 아니라 아르헨티나 국민들이 그 항공기의 귀환과정과 위치를 열렬히 인터넷으로 추적할 정도로 관심이 높은 독재시대의 끔찍한 유산이기 때문이다.
 
쇼트 SC.7기종의 스카인밴 항공기에는 특별한 화물도 VIP승객도 없었지만 이 비행기는 미국에서 발견돼 아르헨티나 독재정부가 정치범 수용소의 재소자들을 산채로 고공에서 떨어뜨려 처형한 잔인한 역사의 유믈로 법정에서 공식 인정된 비행기다. 
 
ESMA란 약칭으로 알려진 이 수용소에는 반정부 인사 등 수 많은 재소자들이 갇혀 있다가 이 비행기에 실려 강이나 바다 위 상공에서 밑으로 던져졌다.  당시의 악몽을 이 비행기는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상기시킨다.

 

이 비행기의 희생자들 가운데에는 군사쿠데타 초기에 실종되어 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네스토르의 어머니 아주세나 빌라플로르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는 아들이 실종된 후에 "마요광장의 어머니들"이란 어머니 단체를 창설해서 사라진 자녀들의 행방에 관한 정보를 알아내기 위해 활동했지만, 그녀 자신도 수용소에 구금되었고 결국 살해당했다.
 
그의 딸 세릴리아 데 빈센티는 "우리 가족에게는 그 비행기는 역사의 일부이기도 하고,  중요한 의미도 가진다.  그 비행기 자체와 발견된 시신들이 그 동안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증언해주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AP기자에게 말했다.

이 비행기의 귀환에는 이탈리아의 사진기자 지안카를로 세라우도의 활동이 큰 역할을 했다. 그는 몇 해동안에 걸쳐서 이 '죽음의 비행기'를 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 비행기는 나중에는 플로리다주에서 우편 배달 일을 했고 더 최근에는 애리조나주에서 스카이다이빙 참가자들을 운반하는 일을 하고 있다가 발견되었다.

세라우도는 이 비행기를 추적하는 동안 수 많은 사람들로부터 왜 그렇게 군사독재시절의 비행기에 집착하느냐,  더욱이 그 당시 희생자들의 시신이 아직도 발견되지 않았는데 왜 그러느냐는 질문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 비행기를 찾는 것은 중요한 증거물이기 때문이며 마치 나치의 가스실처럼 끔찍한 처형도구였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아르헨티나의 군사정권은 1970년대와 1980년대를 거쳐간 남미 쿠데타 정부들 가운데에서도 가장 잔인하고 극단적인 야만성을 발휘한 정권이다.  체제에 반대하는 일반 국민과 정치인들을 포함해 약 3만명 이상이 처형되었고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 중 일부는 '죽음의 비행기'로 처형된 것으로 인권단체들은 보고 있다.

2012년에서 2017년에 진행된 재판에서 생존자들은 이 비행기가 최소 1주일에 한 번은 비행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처형할 재소자들에겐 석방된다고 거짓말을 하거나 어떤 때는 축하한다며 요란한 음악에 맞춰 강제로 춤까지 추게 했다고 한다.

하지만 백신을 맞아야 한다며 강력한 마취주사를 놓은 다음에 약효가 발생하면 그들에게 두건을 씌우고 결박해서 비행기에 실었다. 
 

이 비행기 관련 29명의 전직 관리들이 종신징역을 선고 받은 것은 군사정권이 이런 비행기들을 제도적인 처형 장치로 계속 사용했다는 증거이다.  특히 이번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귀환한 스카이밴 항공기가 빌라플로르를 비롯한 11명을 처형한 사실은 법정에서 명백히 입증되었다.

검찰은 비행기로 처형된 사람의 수가 정확히 몇 명인지는 알아낼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희생자로 의심되는 시신이 최소 71구 해안에 떠밀려 와 발견되었다.  비 정부단체인 아르헨티나 법의학 감식팀에 따르면 그 가운데 44명은 아르헨티나에서, 27명으 이웃 우루과이 해변에서 발견되었다.   
 
1977년에서 2년 동안 빌라플로르를 비롯해 마요광장 어머니회의 다른 회원 2명과 이들을 도와 자녀들의 행방을 조사하던 프랑스 수녀들 2명의 시신이 해안에 밀려왔다.  이들은 신원불명의 시신으로 매장되었지만 2005년의 감식 결과 신원이 확인되었다.

세라우도 기자는 강제수용소 생존자인 미리아 레윈 기자와 함께 이런 처형비행기의 존재와 행방을 추적해왔다.
 
그 중 빌라 플로르를 태워다 바다에 던진 비행기의 조종사들은 이 기자들이 플로리다주의 포트 로더데일에서 2010년 항공기 발착 기록을 추적 조사한 끝에 발견되어 유죄를 선고받았다.

이런 종류에 비행에 종사한 항공기는 5대로 확인되었고 그 중 2대는 1982년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 당시에 파괴되었다.  나머지 3대는 1994년 룩셈부르크 항공회사에 팔렸고 그 중 한대는 다시 바하마에서 플로리다 사이를 운행하는 우편기로 사용되어왔다.
 
비행기를 발견한 빈센티 기자는 "한 때 낙하산도 없이 사람들을 밑으로 던지던 비행기가 지금은 낙하산 메고 뛰어내리는 스카이다이빙 안내기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정말 믿어지지 않는 스토리다"라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군사독재 정부의 만행과 관련 2006년 이후로 296회의 재판이 진행되었고 1115명이 유죄판결을 받았다고 국가 대검찰청은 밝혔다.
 
이 비행기의 박물관 전시로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군사 독재 정권의 실상을 더욱 잘 알게 되고 민주화 국가에서 자라고 있는 다음 세대도 다시는 그런 참혹한 군사 정권의 테러를 당하지 않을 수 있다고 활동가들은 말하고 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유류분 제도' 헌재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고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법적 상속인들의 최소 상속금액을 보장하는 유류분 제도가 헌법재판소에서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위헌 판결을 받았다. 이 외 배우자와 직계 존·비속(부모와 자녀)의 법정상속분을 규정한 부분도 상속의 상실 사유를 규정하지 않아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는 25일 오후 2시 유류분 제도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및 헌법소원에서 일부 위헌 및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유류분 제도는 법이 정한 최소 상속금액으로, 특정인이 상속분을 독차지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난 1977년 도입됐다. 현행 민법에 따르면 망인의 자녀와 배우자는 각각 법정상속분의 2분의 1, 부모와 형제자매는 3분의 1씩 보장받는다. 가령 부모가 두 자녀에게 총 2억원의 유산을 남겼을 경우 각각의 법정상속분은 1억원이며, 유류분 제도에 따라 법정상속분의 절반인 5000만원을 최소 금액으로 보장받을 수 있다. 헌재는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형제자매에게 법정상속분의 3분의 1을 보장한 민법 1112조 제4호가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재판관들은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상속재산 형성에 대한 기여나 상속재산에 대한 기대 등이 거의 인정되지 않음에도 불구하

정치

더보기
이재명‧조국, 총선 후 첫 회동...공동법안‧정책 추진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25일 총선 후 첫 회동을 하고 내달 개원하는 22대 국회에서 공동 법안과 정책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한 협의 채널 마련에도 합의했다. 이 대표와 조 대표는 이날 오후 서울 모처에서 2시간30분가량 비공개 만찬 회동을 하고 향후 국회 내 협력 방향을 논의했다. 특히 22대 국회에서 양당이 함께 통과시켜야 할 법안의 공조 방안을 놓고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171석인 민주당은 12석의 조국혁신당과 힘을 합쳐야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과 법안 상정을 막는 필리버스터를 강제 종료할 수 있는 180석 이상을 확보하게 된다. 민주당은 이날 비공개 회동후 언론 공지를 통해 "양당 대표는 수시로 의제와 관계 없이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하기로 했다"며 "두 당 사이에 공동의 법안 정책에 대한 내용 및 처리 순서 등은 양당 정무실장 간의 채널로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대표는 우리 사회의 개혁에 조국혁신당의 선도적 역할을 당부했고, 조국 대표는 민주당이 수권정당으로서 무거운 책임과 역할을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관심을 모은 윤 대통

경제

더보기
[마감시황] 코스피, 외인·기관 동반 매도에 '털썩'…2620선 후퇴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대통령실은 25일 올해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 3.4%를 기록했다며 이는 4년 6개월 만의 가장 높은 성장이라고 강조했다. 물가 역시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영수 회담을 앞두고 민주당이 '전 국민 25만원 민생 회복 지원금'을 통한 경기 부양을 주장하자 대통령실 차원에서 이미 우리 경기는 회복세라는 내용의 브리핑을 진행한 것이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올해 1분기 경제적 성과를 강조했다. 성 실장은 "(1분기 성장은) 양적인 면에서도 서프라이즈지만 내용 면에서도 민간 주도의 역동적인 성장 경로로 복귀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정에 의존한 성장이 아닌 민간이 활력을 찾은 덕분에 나온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다. 그는 "경제 성장 절반 정도는 수출과 대외 부분를 통해서 절반은 내수부분을 통해서 이뤄진 상당히 균형 잡힌 회복세로 평가할 수 있다"며 "특히 소비 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 민생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될 수 있는 수준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올해 경제 성장률 예

사회

더보기
전국 의대 교수들, 오늘 총회서 ‘주 1회 휴진’ 논의
[시사뉴스 김철우 기자] 전국 주요 20여개 의대 교수가 소속된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26일 정기 총회를 열어 일주일에 하루 휴진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의료계에 따르면 전의비는 이날 정기 총회를 열고 매주 1회 수술과 외래 진료를 중단하는 휴진에 들어갈 지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전의비는 지난 23일 8차 총회 후 "정부의 사직 수리 정책과 관계없이 4월 25일부터 예정대로 사직을 진행하겠다"며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 1회 휴진 여부는 병원 상황에 따라 26일 정기 총회 때 상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전의비는 "장기화된 비상 상황에서 현재 주당 70~100시간 이상 근무로 교수들의 정신과 육체가 한계에 도달해 다음 주 하루 휴진을 하기로 했다"면서 "날짜는 대학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의비에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대·연세대·울산대·성균관대·가톨릭대를 비롯해 계명대·고려대·강원대·건국대·건양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을지대·이화여대·부산대·아주대·원광대·인제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한양대 등 20여 곳이다. 또 전

문화

더보기
영녕전 제향 관람 사전예약 … 종묘제례악 체험관, 신실재현 전시관 등도 운영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원장 윤순호)은 한국문화재재단(이사장 최영창), 종묘대제봉행위원회(종묘제례보존회·종묘제례악보존회)와 오는 5월 5일(일) 오후 2시 종묘에서 <2024년 종묘대제>를 봉행한다. 올해 ‘종묘대제’는 종묘 정전의 보수공사로 인해 영녕전에서의 제향만 진행된다. ‘종묘대제(宗廟大祭)’는 국조오례의(國朝五禮儀)에 포함된 길례(吉禮)에 속하는 의례로, 국왕이 직접 거행하는 가장 규모가 크고 중요한 제사이다. 1969년 복원된 이래로 현재까지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는 무형유산으로, 왕실의 품격 높은 의례와 무용, 음악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의례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1년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 대표목록으로 등재되었다. 2006년부터는 국내외 내·외빈을 초청한 국제행사로 진행되며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으며, 매년 5월 첫 번째 일요일에 유교사회에서 기준이 된 예법의 절차를 엄격하게 지켜 웅장함과 엄숙함이 돋보이는 의례로 진행된다. 올해 영녕전 제향은 온라인 사전 예약자(150명)에 한해 관람이 가능하며, 엄숙한 제향 준비를 위해 행사 시작 1시간 전인 오후 1시부터 입장할 수 있다. 사전예약은 무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진정한 리더는 용장 지장 아닌 소통 능력 갖춘 덕장이어야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용산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한 4·10 총선 결과에 대해 “취임 후 2년 동안 올바른 국정의 방향을 잡고 이를 실천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국민께서 체감하실 만큼의 변화를 만드는 데 모자랐다”며 열심히 했지만 결과가 미흡했다는 식으로 말했다. 총선 참패에 대한 사과나 유감 표명은 없었고, 192석을 차지한 야당을 향한 대화나 회담 제안 등이 없어 야당으로부터 대통령은 하나도 변한 게 없고 불통대통령이라는 이미지만 강화시켰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여당의 총선 참패는 한마디로 소통부재(疏通不在)와 용장 지장 스타일의 통치방식에서 비롯된 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돌이켜보면 윤석열정부는 출범 2개월만인 2022년 7월부터 각종 여론조사기관 조사결과 윤대통령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가 40%이하였다. 대통령의 국정운영 긍정적 평가가 40%이하로 떨어진 시점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약 3개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1년 10개월, 문재인 전 대통령이 2년 5개월이었던데 비해 윤대통령은 2개월로 가장 짧았다. 윤정부 출범하자마자 특별히 이슈가 될 만한 대형사건들이 없는데도 역대 가장 빠른 민심 이탈의 이유는 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