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1700을 고점으로 찍은 후 박스권 장세에서 춤을 추고 있다. 오를만 하면 내리고 더 떨어질까 싶으면 다시 박차고 상승하는 증시를 보면서 투자자들은 갈팡질팡 한다.
코스피지수가 3분기 어닝시즌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 기대감과 더불어 원화강세에 따른 향후 실적 불투명성이 부각되면서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현재 코스피 상장기업들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증가율은 전분기대비 기준 둔화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환율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출주 중심으로 이익전망이 불투명해지고 있는 것이다.
조정기엔 주식 상속· 증여 적기
증시가 조정인 틈을 타 상장기업 대주주들이 주식을 상속하거나 증여하는 일도 빈번해졌다. 주가가 떨어질 때 증여를 하게 되면 좋지만 당장 내일을 알 수 없는 주식시장에선 지금처럼 적당한 주가에서 조정을 받을 때가 최적인 셈이다.
주식을 증여하게 되면 증여시점 가격이 세금을 매기는 기준인 증여가액이 되지만 상장주식은 가격변동이 심해 증여일 전후 2개월(총 4개월)간 종가를 평균으로 증여가액을 산정하고 과세표준을 정한다. 이러다 보니 주가가 조정을 받을 때 세금을 덜 내고 증여를 하게 되는 것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고 구인회 LG그룹 창업주 차녀 고 구자혜 소유의 LG주식 64만8295주 전량이 지난 13일 장남 이선용씨에게 상속됐다. 당시 주가는 7만4100원으로 480억원 규모다.
이씨의 보유주식은 이날 70만9295주로 늘었지만 이틀 뒤 23만4000주를 주당 7만5732원에 매도해 부분 차익을 남기고 지분율 0.28%(47만5295주)를 지켰다.
구자혜씨는 또 지난 13일 LG상사 주식 24만7484주 전량을 이씨에게 상속했다. 상속일 기준으로 LG상사 주가 2만9450원을 기준으로 계산하면 73억원 규모다.
이후 이씨는 최대주주 특별관계자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9월18일 3만원대였던 LG상사 주가는 최근 2만8000원에서 3만1000원을 오르락 내리락 하고 있다.
국내 증시 상승의 원동력은 '유동성 랠리'에 있다. 하지만 최근 유동성 공급이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증시의 조정이 시작됐고 향후 금리인상이 이뤄질 경우 시장이 장기간 조정 받을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실제 유동성 장세가 막 시작되던 지난 4월초(9일) 하루 거래량이 9억3207만주, 거래대그이 9조1465억원이었는데 최근(10월20일 기준) 거래량은 3억주, 거래대금은 5억주에도 미치지 못하는 저조한 성적을 냈다. 거래량은 3분의 1토막, 거래대금은 반토막이 난 셈이다.
증시 관계자들은 주식시장 유동성이 크게 줄면서 당분간 조정장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LG투자증권 임정석 연구원은 "올해 2`4분기, 3`4분기까지 돈이 몰리면서 증시가 저점 대비 74%가량 상승세를 보였다"면서도 "주식시장이 이미 많이 올랐다는 불안감과 기업 펜더멘털에 대한 불확실성은 자금 이탈과 유동성 둔화의 환경을 만들었다"고 분석했다.
장기투자 바람직
향후 기업이익에 따른 증시 상승 흐름도 둔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또한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는 달러화 약세는 수출주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증시에도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
코스피지수가 내년 2분기까지 조정을 이어가면서 1350포인트까지 떨어질 수 있는 전망도 나왔다. NH투자증권 임정석 투자전략팀장은 "경기 및 기업이익 모멘텀, 가치평가 등을 고려할 때 국내 증시는 9월말을 정점으로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며 향후 증시의 하락을 전망했다.
세계 경제의 회복세가 금융부문과 신흥시장이 주도하는 불균형 회복으로 금융의 주도력이 약화되면 경기모멘텀이 둔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IT와 자동차 업종의 주가 상승에는 경기회복 모멘텀, 환율상승, 경기 부양책 등이 토대가 됐지만 내년 초까지는 이런 요인들이 약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세계 경제가 금융위기에서 벗어나고 있는 만큼 내년 초까지 코스피 지수가 상승세를 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주가지수가 19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IBK증권 오재열 리서치센터 이사는 "올해 지수가 사상 최대치로 상승했고 자산가치에 비해 밸류에이선 부담이 존재하고 있어 조정을 받을 수 있지만 경기선행지수가 peak out 될 수 있는 올 연말이나 내년초까지는 상승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했다. 때문에 지금 전세계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초기단계라고 볼 때 향후 중장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기투자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내증시 조정은 뉴욕 금융시장 조정 압력 증가로 이미 예견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뉴욕증시가 최근 주가 급등에 대한 부담으로 상승 폭이 제한됐던 것과 비슷하게 뉴욕 NDF 시장에서도 역외 참가자들 역시 원화에 대한 과매도 인식 및 레벨 경계감 등으로 NDF 환율이 반등했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설명.
증시 조정기 재테크는?
때문에 증시 조정에 대비한 펀드 비중을 높이라고 전문가들은 권고한다. 국내 주식형펀드 중에는 저평가된 가치주 위주로 투자하는 '신영마라톤주식형펀드'가 주목할 만하다.
이 펀드는 주식시장의 흐름을 좇아가기보다 저평가 종목을 발굴해 적정 가치에 도달할 때까지 장기 보유하는 전형적인 가치형 펀드다.
또 최근 인기를 모은 '한국투자 네비게이터주식형펀드'는 작년부터 올 초까지 주식시장 하락을 방어하며 시장 대비 우수한 성과를 내 호평을 받았다. 해외펀드로는 여전히 탄탄한 경제서장세가 바탕이 되면서 해외 자금유입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되는 홍콩 H주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차이나솔로몬펀드'나 '봉쥬르차이나펀드'가 추천된다.
김창수 하나은행 아시아선추촌 골드클럽 PB팀장은 "단기적으로 주가가 너무 몰라 앞으로는 더 오르기보다 조정을 받거나 제자리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시기에는 주식형펀드 중 일부를 환매하거나 비중을 줄이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으면서는 주가가 하락할수록 수익이 커지는 주가연계증권(ELS)가 주목된다. 최근 증시가 연말까지는 하락 또는 조정국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하락형 ELS가 선보이고 있다.
재테크 전문가들은 세계 경기회복 과정에서 인플레이션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해 '원자재'에 관심을 가지라고 권고한다. 너무 올라버린 금이나 유가대신 상대저그로 가격 상승폭이 더딘 천연가스 파생상품이 추천된다.
천연가스 가격은 유가에 후행하는만큼 최근 국제유가가 강세를 나타내고 있어 향후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다만 천연가스 가격은 변동성이 큰 만큼 원금 보전형 상품 등 안정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좋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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