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버드 "의회에 재고 요청 中"
美교육협 "예측 했지만 실망"
[시사뉴스 김영욱 기자] 미국 신입 유학생이 오는 8~9월께 시작하는 가을학기 수업을 100% 온라인으로 수강할 경우 비자 발급이 제한된다.
AP통신에 따르면 미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세관단속국(ICE)은 24일(현지시간) 대학 당국자들에 공문을 보내 "지난 3월9일 기준 등록이 안 된 신입생이 오는 가을학기 온라인으로만 강의를 들을 경우 비자를 발급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다만 현재 미국에 머물고 있거나, 해외에 있지만 비자를 소지한 학생은 100% 온라인 수업을 듣더라도 비자가 유지된다. 또 대학 측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당초 대면 수업으로 계획했던 수업을 향후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경우에도 비자는 유지된다.
올가을 온라인으로만 강의를 듣는 유학생에 비자를 발급하지 않겠다고 공표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지난 14일 대학의 반발에 계획을 백지화한 후 정확히 10일 후에 나온 새로운 방침이다.
당초 ICE 계획이 유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데에 비교하면 이날 발표된 내용은 '신입 유학생'으로 대상을 좁혀졌다.
ICE는 지난 3월 발표한 유학생의 온라인 수강 제한 완화 정책을 구체화하기 위해 이번 지침을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당시 ICE는 코로나19 확산에 대처하기 위해 유학생들이 온라인 수업만 수강하더라도 비자를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에 다니는 외국인 학생은 한 학기당 1개 이상의 온라인 강의를 들을 수 없다.
1800여개 대학의 총장 대표기구인 미국 교육협의회(ACE) 측은 "우리는 이같은 조처를 우려해 대비해왔다"면서도 이번 지침에 대해 "여전히 실망스럽다"고 입장을 전했다.
하버드대 관계자들은 "의회를 통해 지난 3월 ICE의 지침(외국인 학생의 100% 온라인 수업 수강 허가)를 신입생에도 적용해달라고 요청했다"며 "그러나 가을학기 시작 전 (정부의 입장이) 변할 것 같지 않다"고 AP에 말했다.
그러면서 "신입생들은 해외에서 온라인 수업을 듣거나, 등록을 연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몇몇 교육 단체들은 "온라인으로만 수업을 진행하더라도 신입생을 포함한 모든 유학생들이 미국에 입국할 수 있도록 조처를 취해달라"고 요구하는 서한을 발표한 상태다. 이들은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는 많은 대학이 이미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 등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450여 대학 총장들로 구성된 이민·고등교육을 위한 총장 동맹(PAHEI)은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ICE의 결정에 실망감을 표한다"며 "(정부는) 학교를 상대로 대면 수업에 대한 과도한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미 전역의 대학은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한 유학생 감소와 더불어 정부의 이런 조처로 더욱 큰 재정적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측된다. 일반적으로 미국 대학은 국내 학생보다 유학생에 더 많은 등록금을 책정한다.
2018~2019년도 미국 대학들이 유치한 유학생은 약 110만명으로 집계된다. 미국 교육협의회는 이번 가을학기 미 대학에 등록하는 유학생의 수를 지난해 대비 약 5분의 1 수준인 25만명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