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오승환 기자] 행복(幸福)이란 무엇일까?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행복의 사전적 정의는 ‘복된 운수, 생활에서 느끼는 충분한 만족과 기쁨의 흐뭇한 감정’이다.
짧은 한 줄에 불과하지만 과연 우리는 행복을 알고 있을까?
우리는 정말 행복한 걸까?
2020년 경자년(庚子年) 새해를 맞아 ‘행복’을 찾아 나섰다.
새해엔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기를 바라며.
<글 싣는 순서>
① Chapter 1.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라
② Chapter 2. 공감의 기쁨
③ Chapter 3. 돈이 행복의 척도는 아니다
④ Chapter 4. 멀리서 찾지 마라. 주머니 속에도 행복은 있다
⑤ Chapter 5. 아이처럼 행복하라
Chapter 5. 아이처럼 행복하라
#9. 초코파이로 배운 가르침
히말라야의 한 마을을 지날 때 일입니다.
눈이 예쁜 꼬마는 표정이 좋지 않았어요.
머리가 아프다고 하더군요.
이튿날 숙소에서 타이레놀을 챙겨 다시 마을을 찾았습니다.
아른거리는 아이들 생각에 사흘 치 방값을 털어 과자도 한아름 들고 갔어요.
아이들 에게 과자를 나눠주고는 머리가 아프다던 아이에게 타이레놀과 초코파이 하나를 건넸습니다.
아이는 다른 친구들것과 달라서인지 초코파이를 만지작거리기만 하고 먹지 않더군요.
제가 오해했었나 봐요.
잠시 후 아이의 부모가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반가운 얼굴로 뛰어간 아이는 손에 움켜쥐고 있던 초코파이를 엄마 아빠에게 건넸습니다.
마음껏 먹지 못 하는 가난한 아홉 살짜리는 어른인 저보다 진짜 소중하고 귀중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거죠.
#10. 알렉스초등학교
파키스탄 오지의 수롱고마을.
40가구 450명이 살고 있는 작은 마을입니다.
히말라야 등정 중에 만난 저의 또 다른 가족이죠.
열악한 환경, 선생님도 없고 책걸상도 없는 학교.
하지만 불평하는 아이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나는 아이들을 도와주기로 결심했고 선생님을 모셔오고 책을 구해왔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게 어느덧 8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알렉스초등학교가 생기기 전 그 마을에선 중학교를 진학한 여자아이가 한 명도 없었어요.
먹고 살기도 바쁜데 여성을 하대하는 이슬람 문화권에선 상상하기 힘든 거였죠.
하지만 8년의 시간이 흐른 후 80명이 넘는 여자아이가 중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습니다.
제 인생 가장 뿌듯한 업적입니다.
한국에서 힘겹게 후원금을 모아 알렉스초등학교에 운영비를 보냈는데 세 번 연속 돌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미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 사이 정치적 문제로 은행에서 돌려보낸 거예요.
어렵게 모셔온 선생님 월급도 드리지 못했고, 점심도 먹기 힘들 아이들 생각에 조바심이 났습니다.
나중에 찾아갔을 때 그동안 저 대신 아이들을 챙겨준 건 석 달째 월급을 받지 못하신 선생님이셨어요.
감사인사를 전하러 찾아간 선생님 집엔 알렉스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들어간 ‘구브라’ 라는 친구가 있었습니다.
선생님은 알고 보니 구브라의 친오빠였습니다.
‘감사하는 삶’, ‘책임 있는 삶’
저는 그들에게 학교를 지어주었지만, 가르침은 오히려 제가 더 많이 배웠습니다.
그 속에서 행복도 배웠고요.
#여러분은 지금 행복하신가요?
알렉스 김과의 인터뷰는 시종일관 유쾌했다.
글로벌한 이름과 달리 구수한 부산사투리는 사람냄새 물씬 풍겼다.
그에게서 행복은 곧 ‘사람’이라는 걸 배울 수 있었다.
순간의 감정을 기억하고 소통하며 공감의 기쁨을 누렸고, 해맑게 웃고 있는 영정사진에서, 그의 말처럼 주머니 속에서도 행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알라신을 믿습니다. 당신이 어떤 종교를 갖고 있는지 모르지만 마을사람 450명이 매일 다섯 번씩 당신을 위해 기도할 것입니다”
지구 반대편 파키스탄 오지마을에선 날마다 그를 위해 2,250번의 기도를 한다.
“그래서 저는 행복합니다.”
알렉스 김의 하얗게 닳은 셔터엔 수많은 행복이 녹아있었다. 끝.
# 파키스탄 수롱고마을의 알렉스초등학교는 여러분의 사랑과 관심을 필요로 합니다.
올해 9월, 나무 구하기도 힘든 오지에 책걸상을 만들어줄 프로젝트를 준비 하고 있습니다.
행복 프로젝트에 사랑을 채워주실 분 들을 찾습니다.
※후원계좌: 하나은행 (127-910002-62705) 김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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