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동훈 기자] 정의선 부회장의 현대자동차 계승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이른 가운데 부친 정몽구 회장의 건강이상설이 대두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14일 정의선 부회장을 그룹 총괄 수석 부회장으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글로벌 통상문제 악화와 주요시장의 경쟁구도 변화 등 경영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이에 대한 그룹의 통합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정몽구 회장의 결정이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또한, 4차 산업 혁명 등 미래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에 현대차그룹의 미래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그룹 차원 역량 강화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 정의선 승진 놓고 설왕설래
이번 인사를 통해 정 수석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경영 업무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표면적으로는 부친 정몽구 회장을 보좌하는 자리지만, 사실상 1인자의 위치에 올랐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정 수석 부회장의 승진은 정 회장의 건강이상설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의 건강이상설에 대해 “아무 이상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재계 주변에서는 고개를 가로젓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정 회장은 2009년 심장질환으로 수술을 받은 뒤 매년 정밀 심장검진과 고혈압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2016년 말 최순실 국정농단 청문회에 출석했으나 “머리가 아프다”면서 중도에 퇴장한 뒤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있다.
지난해 5월 청와대 ‘호프 데이’와 문재인 대통령이 사드도입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차를 위로하기 위해 중국의 생산공장을 방문하는 자리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같은 해 7월 27일 문 대통령의 초청으로 마련된 ‘주요 그룹 간담회’에도 불참했다.
당시 현대차그룹은 정몽구 회장을 참석자로 통보했다가 행사 하루 전날 “고령의 정몽구 회장이 ‘호프 데이’ 형식으로 진행되는 간담회에 참석하는 것이 무리”라며 참석자를 정의선 부회장으로 변경했다.
◇ 최순실 청문회 이후 모습 감춘 정몽구 회장
또 지난해에 이어 올해 2년 연속 시무식에도 불참했다. 지난 3월 현대차 주총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현대차 측은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공장 방문 당시 정몽구 회장이 아닌 정의선 부회장이 대표자로 의전에 나선 이유에 대해 “회장과 부회장 중 누가 더 의전에 적합한 인물인지를 선정하는 것은 그룹 고유의 경영적 판단”이라며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못했다.
현대차그룹은 ‘건강 이상설’에 대해 “정몽구 회장의 건강 상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매일 양재동 본사에 출근하고 있다”는 해명을 내놓는다.
이 같은 현대차의 해명에 불구, 정 회장을 둘러싼 건강 의혹이 커져가고 있는 형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