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이종근 기자]장기불황의 여파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성장이 정체된 반면 편의점은 국내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편의점은 1~2인 가구 증가 등에 힘입어 지난해 2700여개 점포를 신규로 출점하기도 했다. 하지만 편의점의 고속 성장세 이면에는 편의점 점주들의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그림자도 존재한다. 이에 편의점 산업의 현황과 문제점, 그리고 상생 방안까지 현장의 목소리를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바야흐로 편의점 3만개 시대가 도래했다. 장기불황의 여파로 백화점·대형마트가 역신장의 늪에 빠진 가운데 편의점 업계는 나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지난달 3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편의점 업계 매출은 1월을 제외하고 11월까지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신장했다.
성수기로 분류할 수 있는 7~8월에는 30% 이상 매출이 신장했다. 비성수기로 분류되는 10~11월에도 높은 신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소폭 성장했거나 역신장한 것과 대조된다.
편의점 점포도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 전년 대비 5.4%였던 점포 증가율은 9월 9.9%를 기록한 후 11월 들어 10.7%로 높아졌다.
업체별로 살펴보면 CU와 GS25, 세븐일레븐 등 '빅3' 편의점 점포수는 총 2765개나 증가했다. 지난 2014년 1400여개가 늘어난 것과 비교할 때 약 2배 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체 점포수를 살펴보면 CU가 9409개, GS25가 9285개, 세븐일레븐이 8000여개를 기록했다. 미니스톱은 2200개, 후발주자로 분류되는 위드미도 지난해 1000호점을 돌파했다. 전체 편의점 수는 3만여개에 달한다.
이처럼 편의점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1인 가구와 맞벌이 부부의 증가를 꼽을 수 있다. 편의점에서 팔고 있는 상품이 대부분 다품종 소량화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에 1인 가구의 필요성과 맞아떨어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대형마트에서 많이 사기에 부담스러운 품목들을 편의점에서 소량 포장해 판매한다는 점도 편의점을 찾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예를 들어 과일을 먹고 싶은 1인 가구 소비자가 대형마트에 갈 경우 낱개 단위 구매를 하기에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 대형마트에서는 묶음 단위로 판매하면서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1인 가구 소비자들은 많이 사서 집에 놔둬도 대부분 먹지 못하고 버리는 경우가 많다. 집근처 편의점에서 소량 포장돼 있는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 패턴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각종 도시락, 커피, 빵, 치킨 등도 1인 가구 소비자들로부터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간단하게 맥주 한잔을 하고 싶은데 안주로 치킨 한마리를 시킬 수 없고…', '집에서 혼자 먹는 밥도 밖에서 사먹는 밥처럼 품질 좋은 반찬으로 먹고싶은데…', '새벽 시간에 간단히 먹을 수 있는 간식을 구할 수 있는 곳은 없을까' 등 일상생활에서 느끼는 불편함을 편의점에서 해결할 수 있다는 것.
여기에 소비자들은 공과금 납부부터 택배발송, 휴대전화 충전, 상품권 구매, 하이패스 카드 충전, 꽃배달 서비스 제공, 택배 보관 서비스 등을 함께 이용할 수도 있다.
이준기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도시락 등 식품 부문 성장과 상품개발, 서비스개발(은행, 세탁, 납부, 택배, 보관)을 통해서도 집객력 증대가 예상된다"며 "장기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의문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점포당 매출액 개선으로 최근 새로 확대된 점포들도 안정적인 이익을 낼 전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