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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칼럼

[오연석의 행복부자학] 소비천국 미국과 맞먹는 개인순저축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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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가계부채가 2005년 500조를 넘어선지 8년만에 1,000조를 돌파했다. 지인은 남의 집 부러워하기 전에 이런 가계부채 홍수 속에서도 부채가 전혀 없고, 풍성하게 쌓아 놓은 자기 집 현금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 옳다. 소비와 저축은 이렇게 해석해야 한다.

저축이란 미래의 소비를 위해 현재의 소비를 억제하는 것이고,  소비는 그 반대의 행위다. 즉 오늘의 소비를 위해 미래의 소득까지 알뜰하게 계산해서 끌어다 쓰는 것이다. 어떤 것이 절대적으로 옪다 그르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중용의 미덕이라는 말은 절대적으로 옳지 않다. 이는 그저 상품을 팔아먹기 위한 기업들의 마케팅 용어일 뿐이다.

현대는 자본주의 시대다. 끊임없는 경쟁의 시대다. 이런 경쟁은 기업과 기업,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전체로서의 개인과 기업 간에도 벌어지고 있다. 소비가 미덕이라는 기업들의 마케팅과 소비자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제품들의 홍수로 인해 소비는 넘쳐나고 결국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게 되었다.

저축률 역시 현실을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다. 한국은행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개인 순저축률은 2010년말 3.9%라고 한다. 적자를 보고 있는 가계를 제외한 저축률 역시 5%대에 지나지 않는다. 쉽게 금액을 환산해 보면, 평균 가구당 가처분소득이 약 2,900만 원 정도이므로 가구당 평균 순저축액이 연간 110만원 정도인 셈이다. 나도 그보다는 훨씬 저축하고, 내 주위를 봐도 그보다 훨씬 더 많이 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정말 그런가.

이렇게 생각해 보라. 여러분의 학창 시절, 나와 내 친구들은 수학 점수가 90점인데, 왜 반 평균은 고작 60점인가. 90점이 있는가 하면 50점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보다 형편이 좀 나은 나만, 내 주위만 생각해서는 전체를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기업의 저축률은 얼마나 될까. 가계가 5%에 지나지 않는 반면 기업은 20%의 저축률을 기록하고 있다. 우리나라 총 저축 중 기업이 차지하는 비율은 63%로 20년 전에 비해 두배로 커졌지만, 개인은 반대로 51%의 비중에서 16%로 급락했다.

대체로 가계 부채 규모와 증가 속도 그리고 저축률이라는 요소만 가지고도 우리나라 사람드의 일상생활의 근거가 무엇인지 추측할 수 있다. 그것은 바로 무저축과 빚으로 쌓아올린 거대한 소비의 성이다.

우리가 이처럼 거대한 소비의 성을 쌓고 살아가는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물론 소비가 미덕이라는 말이 절대적으로 옳은 것이 아니듯 소비가 반드시 나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소비가 없으면 상품이 팔리지 않고, 그렇게 되면 기업들의 활동이 위축될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현재 우리나라의 소비가 건전하고 현명한 것이냐는 데 있다. 더 직설적으로 ‘소비’ 자체가 아닌 ‘소비자’가 건전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다.

예컨대 최근 어느 해외명품업체가 재차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3년간 다섯 차례의 인상이라 한다. 그런데도 매출은 급증하고 있다. 일부 소비자는 또다시 올릴까 봐 미리 사재기까지 한다고 한다.

단편적인 예지만 필자가 보기에 우리나라 소비자는 소비자의 권리를 포기한 지 오래인 듯싶다. 왕이 아닌 봉 대접을 받고 있다. 이런 현상은 굳이 명품 시장에서만 보이는 것이 아니다. 주택 시장도 마찬가지다. 필자가 보기엔 황당한 일인 것 같은데 독자들의 의견은 어떤지 궁금하다.

우리나라 아파트에 브랜드가 도입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은 아니다. 푸르지오, 래미안, 자이, e편한세상 등등. 브랜드를 도입해 놓고 기업들은 엄청난 마케팅을 쏟아부어 분양 가격을 확 올려놨다. 어차피 마케팅 시대니까 거기까지는 인정할 수 있다고 치자. 하지만 황당한 것은 브랜드가 도입되기 훨씬 전에 지어진 아파트가 단지 과거 대우건설에서 지었다고 어느 날 입주민들이 단결해서 푸르지오로 바꿔 버리고, 당당하게 ‘나도 푸르지오’라고 외치는 일이다.

무엇이 황당하냐고 물을 수 있다. 더 웃기는 일은 건설업체도 묵인하고 소비자도 알면서 그런 엉터리 브랜드 장사에 아무런 저항없이 브랜드값을 지불하고선 어쨌든 ‘나도 푸르지오 샀다’고 자위한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소비자가 봉이 되는 소비 행태로 인한 비용은 우리가 최소한 부채가 아니더라도 저축을 늘려 갈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다.

또 우리나라의 높은 주거비 역시 부채를 높이는 주요 원인임은 새삼 지적할 필요조차 느끼지 못할 정도다. 매매가격이든 전세든 오죽하면 젊은 세대의 삼포(연애포기, 결혼포기, 출산포기)라는 자조섞인 푸념까지 나오겠나 싶다. 여기에 사교육비가 곁들여지면 왜 우리나라 저축률이 이 모양인지 대략 알 수 있다.

좀 과장해서 표현하면, 아이가 태어난 순간부터 대학생 하나 키우는 셈이라 한다. 자그마치 25년간 대학을 다니는 애가. 그것이 과연 순수하게 아이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의 따스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일까. 자신만이 그 답을 알겠지만 노파심에서 적어본다.

<논어>에 ‘군자는 위기지학(爲己之學)을 하지 위인지학(爲人之學)을 하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필자는 처음에 ‘아니 왜 군자가 남을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을 위한 공부를 한단 말인가’하고 의아해 했는데, 선배 학자들의 해석을 보니 의문이 풀렸다. 여기서 남을 위한 학문(爲人之學)이란 스스로 수향을 쌓기 위한 것이 아닌 남에게 보이기 위한 공부를 말하며, 위기지학(爲己之學)이란 남이 아닌 나의 덕을 수양하기 위한 공부라는 것이다.

여러분은 어떤 소비를 하고 있는가. 혹여 나 자신을 위한 소비보다 남을 위한,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비는 아닌가. 남을 위해 명품옷을 사 입고, 남을 위해 더 큰 평수의 아파트를 원하며, 남의 눈을 의식해 사교육비를 쏟고 있는 것은 아닌가. 그렇다면 그것이 바로 여러분의 가계 건전성을 좀먹는 주범이다.

요사이 서민을 걱정한답시고 국회, 정부, 언론 그리고 민간단체까지 이야기하는 가계 부채의 문제는 우리네 서민 역시 그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다시 선거철이 되니 몇 년 전에 풀었던 재벌들의 문어발식 기업인수·합병을 다시 규제한다고, 중소기업 아이템을 돌려주자고 외치고 있느니 한심하기만 하다. 물론 이러한 문제는 균형 잡힌 정책 입안에 실패한 정부와 입법부의 책임이 가장 크다고 할 수 있으나 소비자인 우리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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