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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년만의 액운 없다는 '윤달' 화장장 예약대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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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2일~4월19일까지 액운 없다는 윤달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윤달(3월 22일~4월 19일)이 다가오면서 조상의 묘를 개장(改葬)해 화장한 후 납골당이나 봉안 시설에 새로 모시기 위한 이들의 '예약대란'이 이어지고 있다. 예로부터 음력 윤달에는 액운이 없다는 속설이 있어 전부터 묫자리를 옮기는 수요가 높았다.

수요가 몰릴 것을 우려한 당국이 일찍이 개장 유골 화장로를 늘리는 등 조처를 취했지만, 이를 감당하기에는 여전히 벅찬 상황이다. 이에 예약에 실패한 수요자들의 불만 목소리도 함께 커지고 있다.

1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윤달이 낀 윤년 개장 유골 화장 건수는 2014년 8만15건에서 2017년 9만4651건, 2020년 10만1018건 등으로 증가세다. 올해는 지난해 3~4월 코로나 사망자 급증 때문에 뒤로 밀린 개장 수요까지 있어 더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 최근 개장 유골 화장은 예약이 '하늘의 별따기'다. 자정에 새로운 날짜 예약이 열리자마자 수도권·광역시 시설부터 수 분 안에 빠르게 매진된다고 한다.

전날 화장 시설 예약 웹사이트 'e하늘 화장예약서비스'에서 확인한 결과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6개 화장장 중 예약할 수 있는 개장 유골 화장로는 단 한 자리도 남지 않았다.

 

서울시설공단이 운영하는 서울시립승화원과 서울추모공원은 하루 24구에 불과하던 화장로를 55구로 늘려 화장로를 2배 가까이 늘렸지만, 윤달을 사흘 앞둔 이날부터 한 달 간 예약은 이미 모두 마감된 상태다.

경기도에 있는 화장장들도 사정이 마찬가지다.

윤달 기간 각각 600건의 개장 유골 화장을 소화할 수 있는 경기 수원 연화장과 성남 장례문화사업소 역시 윤달이 시작도 하기 전에 이미 모든 예약이 마감됐다. 경기 용인 평온의 숲, 화성의 함백산추모공원도 윤달이 끝나기 전까지 예약할 수 있는 화장로를 찾아보기 힘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거주지와 멀리 떨어진 화장장을 찾아가는 '화장장 원정' 사례도 나오고 있다.

전날 서울추모공원에서 만난 한 장례지도사는 "개장 화장이 워낙 밀려 있다 보니 요즘에는 지방으로도 많이 간다"며 "최근 수도권과 광역시 시설 예약이 안 돼서 강원도나 충청도에 있는 화장장을 권하기도 한다"고 귀뜸했다.

경기도의 한 화장장 관계자도 "요즘에는 (개장유골 화장) 예약 마감에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며 "예약에 성공하려면 수도권보다는 지방까지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화장장 원정'마저도 관외 시신을 받지 않는 화장장이 많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예약에 실패한 수요자들의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추모공원에서 만난 임모(70)씨는 "서울 도봉산, 전북 마이산 등지에 흩어져 있는 조상 산소를 관리할 사람이 없어서 한데 모으려고 개장 화장을 알아보고 있다"며 "예약을 하려는데 전자 기기를 잘 못 다루니까 도저히 안 돼서 이렇게 직접 찾아왔다"고 말했다.

서울추모공원 관계자도 "예약이 마음대로 안 되니까 이쪽에 와서 항의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개장유골 화장로를 늘렸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역부족한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일부는 시작과 동시에 마감되는 예약에 성공하기 위해 인터넷 연결 속도가 더 빠른 PC방을 찾아 다니거나, 개장을 맡은 업체에 예약 대행을 의뢰하기도 한다고 한다.

경기도의 한 화장장 관계자는 "자녀를 동원해 인터넷이 빠르다는 PC방을 찾아서 예약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며 항의하는 분이 있었다"며 "사실상 예약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했다. 또 다른 화장장 관계자도 "개장을 맡은 업체가 예약 대행을 하거나, 그것도 안 되면 개인적으로 대행업체를 찾는 이들이 있다"고 말했다.

일선 현장에서는 화장장을 더 늘려야 한다는 요구가 높다.

서울추모공원 관계자는 "윤달이 아니더라도 평소에도 화장장은 늘 부족한 실정"이라며 "그런데 '님비(NIMBY) 현상'으로 부지 확보가 어렵다. 예약에 실패하고 화장장이 부족하다고 하면서도 본인 집 앞에 (화장장을) 짓는다고 하면 아마 많은 분이 반대하실 것이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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