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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정순신 아들 전학 늦춘 '집행정지'…2차 피해 막을 방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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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끌기 방지법 발의…"인력보강 먼저" 지적도

[시사뉴스 김도영 기자]  정순신 변호사 아들 학교폭력(학폭) 사태로 열렸던 국회 교육위원회 현안질의를 계기로 학교 측이 집행정지 인용을 이유로 가해자를 전학 보내지 않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당하는 상황을 제어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12일 교육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정 변호사 아들 정군은 2018년 6월 강원도 학교폭력대책지역위원회(학폭위)가 전학을 처분한 지 약 8개월이 지난 2019년 2월 민족사관고(민사고)에서 서울 반포고로 전학을 간다.

정군 사건 판결문과 민사고 측 설명 등을 종합하면, 정군 측은 2018년 6월부터 징계에 불복하는 집행정지를 잇달아 냈다.

2018년 6월 민사고 학교법인을 상대로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그해 7월 춘천지방법원에 학폭위를 상대로 전학 처분 등 결정에 대한 집행정지와 이를 취소하라는 행정소송을 내기도 했다.

학교법인을 상대로 낸 가처분은 한 달여 뒤인 2018년 7월 취하했고, 1심 법원에서는 소 제기 두 달여 만인 같은 해 9월 집행정지와 본안소송 모두 기각됐다.

하지만 정군 측은 국민권익위원회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과 집행정지를 낸 상태였고, 2018년 7월 집행정지가 인용됐다. 민사고 측은 그해 8월 강원도청으로부터 인용 사실을 통보 받아 정군을 전학 보내지 못했다고 설명한다.

정군 측이 낸 행정심판 본안은 2018년 12월 기각됐다. 앞서 같은 해 9월 행정소송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하고 다시 집행정지를 신청한 상태였다. 항소심 집행정지 신청은 그해 10월, 본안소송은 2019년 1월 각각 기각됐다.

정군 측은 2심 패소 직후인 2019년 1월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다만, 민사고에 따르면 정군은 20여일 뒤인 그해 2월 전학 의사를 학교에 알리고 절차를 밟았다.

한만위 민사고 교장은 앞서 9일 국회 교육위에 나와 "학교는 분리조치를 위해 전학조치를 처음 결정했다"며 "그 내용을 최대한 지키려고 했지만 많은 법적 조치들 때문에 시행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물론 학폭위 조치 확정(2018년 6월29일)과 행정심판 집행정지 인용(7월26일) 사이 한 달, 그리고 같은 해 1심 행정소송 판결(9월4일)이나 행정심판 기각(12월) 이후 민사고가 정군을 전학 시키지 않은 점에는 의문이 남아 있다.

민사고 측은 학폭위 조치 확정 직후 다른 징계 조치(서면사과·교내봉사 40시간·출석정지 7일·특별교육 10시간)를 먼저 마치기 위해 전학을 보내지 않았고, 그 사이 집행정지가 인용됐다고 해명한다.

또 행정심판이 기각됐다는 결과 등은 안내 받지 못해 알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민사고는 지난 10일 자료를 내고 "학교에게 심판이나 소송의 결과를 즉시 제대로 알려주지 않은 관계 기관의 업무 절차도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학폭 가해자 측이 징계 조치에 불복해 내는 집행정지는 최근 인용률이 꽤 높아 제도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많다.

국회 교육위 더불어민주당 강득구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에서 제출 받은 '불복절차 관련 학교폭력 집행정지 신청건수 및 인용건수'를 보면, 2020년~지난해 8월 말 가해자가 낸 집행정지 총 1405건 중 57.9%인 813건이 인용됐다. 이는 행정심판과 행정소송을 모두 합한 수치다.

정군 측은 행정소송 3심까지 포함해 징계 절차의 이행을 멈춰 달라며 총 4차례의 집행정지와 1차례의 효력정지 가처분을 제기했고, 단 1차례만 인용됐지만 결과적으로 강제 전학을 8개월 늦출 수 있었던 셈이다.

민사고 측도 "집행정지가 인용된 상태에서 행정소송 1심 결과만을 받은 상태로 전학 조치를 이행하지 못하고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이라며 "피해 학생과의 분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피해학생이 더욱 힘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군 사건이 극히 이례적으로 소송이 빨리 끝난 사례라는 분석이 나온다는 점이다.

경기도교육청에서 활동했던 학폭 전문가 한아름 변호사(법무법인LF)는 "정군 사건은 1심이 2개월 만에 끝났지만 요즘은 1심만 1년 걸린다. 첫 재판이 4개월 안에 열리면 다행"이라며 "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서도 인력 풀(상시 지원자 명단)이 너무 적어 사건을 다 소화할 수 없다"고 전했다.

국회에서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한 법안도 발의됐다. 민주당 박용진 의원이 지난 9일 대표 발의한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 개정안이다. 가해자와 보호자가 시도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과 집행정지를 제기하면, 위원회는 심리 과정에서 반드시 피해자와 보호자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내용이다.
 

소송으로 인한 '시간 끌기'를 막기 위해 재판 기간 강행규정을 만들자는 주장도 나온다. 한 예로 공직선거법은 선거범에 대한 재판을 1심은 소가 제기된 날로부터 6개월, 2심과 3심은 전(前)심 선고 이후 3개월 내 선고하도록 정하고 있다.

물론 이런 강행규정에 대해서는 반론이 많다. 학폭 소송이 크게 늘어나 심리에만 1년을 넘기는 경우가 허다한 상황에서 현실적이지 않다는 지적이다. 법원이 쉽게 동의해 줄지도 의문이라는 것이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가해자도 미성년자이니 만큼 속도를 내면 또 다른 억울한 피해자가 생길 수 있다"며 "속도보다 어느 한 쪽 의견만 듣고 재판이 이뤄지는 맹점을 고치는 게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소송이나 행정심판으로 처리가 늦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신속한 처리를 돕도록 인력을 보강하거나, 별도의 학폭 전문 기관을 지정해 업무를 도울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한아름 변호사는 "사건을 쳐내기에 급급한데 피해자를 불러 집행정지를 할지 말지를 물어본다, 이거 안 될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학폭을 맡는 별도의 기관을 만들어 관리하거나 학교안전공제회에 업무를 넘길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교육부의 한 간부는 정군 사건에 대해 "징계로서 전학 처분이 내려지면 학교장은 교육청에 전학 요청을 해야 하는데 그 부분에 사각지대가 발생했던 것"이라며 "2차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사안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학생들의 권리는 보장하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살피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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