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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2027년까지 반도체학과 정원 5700명 늘린다…"10년간 15만명 인재 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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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요건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증원 허용
대학 계약정원제 추진…학과 속의 '계약학과'
수도권 총량규제 풀지 않고 대학 정원 증원
내년부터 반도체특성화대학 신규 사업 추진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정부가 오는 2027년까지 대학원과 대학, 직업계고의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5700명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향후 10년 간 반도체 인재 총 15만명을 양성하겠다는 구상이다.

 

내년부터 '반도체 특성화 대학'을 선정하고 교수 인건비를 지원하는 등 관련 정부 재정지원사업을 새로 추진하거나 확대한다. 대학 '4대 요건' 중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첨단분야 학과를 늘릴 수 있게 규제도 푼다.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 같은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다.

 

박 부총리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인재 양성은 우리 사회를 유지하고 발전시키기 위한 교육의 책무"라며 "(교육부는) 규제와 통제가 아닌 대학과 산업의 자율혁신과 성장을 지원하겠다"고 취지를 밝혔다.

 

◆"반도체과 입학정원 5700명 늘려 4만5000명 양성"

 

이날 발표에 따르면 정부는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을 오는 2027년까지 현재보다 5700명을 더 늘리겠다는 목표치를 제시했다. 학제별로 대학 학부 2000명, 직업계고 1600명, 대학원 1102명, 전문대 1000명을 각각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교육부가 대학 40개교를 대상으로 조사해 답을 받은 신·증설 수요조사 결과보다 더 많은 규모다. 교육부는 대학 27개교에서 학부 입학정원 1877명, 12개교에서 대학원 665명을 늘릴 의향이 있다는 답을 받았다고 밝혔다. 수도권이 학부 1266명, 대학원 350명 등 1616명(63.6%), 지방이 926명(36.4%)이다.

 

정부는 정원 증원을 반영한 반도체 관련 학과 졸업생 총 배출규모를 10년 간 총 45만7837명으로 추계했다. ▲반도체·세라믹 ▲신소재 ▲전자 ▲재료 ▲기계 등 5개 전공의 현재 연간 배출 규모 4만8000명을 유지한다고 봤다. 여기에 2027년까지 입학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리면서 추가되는 졸업생 규모를 합한 것이다.

 

이렇게 추계한 총배출규모에 연평균 취업률(7.7%)과 산업 성장률(5.6%)을 반영하면 정원 증원으로 4만5000명을 양성할 수 있다는 목표다. 또 정부 재정지원사업 혜택을 받는 재학생과 재직자 규모를 10만5000명으로 보면 총 15만명이라는 목표치가 나온다.


교육부 장상윤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원 증원) 목표치를 달성하는 수단은 입학정원을 확대하거나 결원 보충, 학과 간 개편과 같이 구조조정 하는 방안이 있다"며 "입학정원 (순증) 몇 명, 구조조정 몇 명 이렇게 디테일하게 나와 있지는 않지만 개략적 목표치를 갖고 대학과 협의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교육부는 대학들 외에도 반도체 산업계와 협업센터를 만들고 인력 수급 상황을 협의, 메모리·비메모리·설계 등 세부 분야별 목표치 조정을 해 나갈 방침이다.

 

◆'4대요건' 완화…수도권 총량규제는 "손대지 않겠다"

 

여력이 되는 대학은 소재지와 무관하게 반도체 관련 학과를 늘리거나 만들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푼다.

 

현재 대학들이 학과나 정원을 늘리려면 ▲교사(校舍, 건물) ▲교지(校地, 땅) ▲수익용기본재산 ▲교원확보율 '4대 요건' 기준을 충족해야 했는데, 앞으로는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가능하도록 한다.

 

사립대는 교원확보율 100%, 국립대는 전임교원 확보율을 기존 80%에서 완화한 70%만 충족하면 된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달 중, 늦어도 내달 초까지 대통령령인 '대학설립·운영규정'을 이같이 개정키로 했다.

 

대학교육 여건이 부실해질 수 있다는 지적에 장 차관은 "지금은 원격 교육도 가능하고, 반도체는 현장 실습이나 장비를 운용해보는 교육이 중요하다"며 "(다른 3대 요건은) 첨단분야 교육과 크게 연관성이 없으며 교육 질이 떨어진다 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당초 검토됐던 '수도권정비계획법' 규제는 손대지 않기로 했다. 수도권 대학들의 총입학정원은 지난 1999년 정해진 11만7145명을 넘을 수 없지만, 그동안 구조조정을 통해 생긴 8000여명 규모의 여유분을 활용하면 충분하다는 이유다.


장 차관은 "수도권 안에서 증원하겠다는 대학들의 수요를 구체적으로 받아 보고 판단을 해 봐야 되겠지만 8000명을 넘는 신청이 수도권에서 나온다면 수도권 정비위원회 심의를 통해 조정할 여지가 있다"며 "법 개정까지는 지금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계약정원제도 새로 도입한다. 기존 계약학과는 기업과 대학이 협약을 맺고 별도의 학과를 만드는 개념인데 대학 4대 요건을 준수해야 했고 교육부의 인가를 받아야 했다. 계약정원제는 별도 학과를 만들지 않고 기존 학과의 정원 일부를 활용하는 개념이다. 다만 운영 방식에 대해서는 부처 간 협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대학들이 현장 전문가를 겸임·초빙교수로 뽑을 수 있도록 자격기준도 완화한다. 현재는 고등교육법 시행령 등에 공개채용, 연구실적 및 교육경력 4년 이상 등의 자격조건이 있었다. 이를 국립대는 학칙, 사립대는 정관에 별도 규정을 두고 대학 자율로 기준을 정하도록 해 사실상 규제를 없앨 계획이다. 정부는 국가첨단전략산업법 개정을 통해 특례를 마련할 방침이다.

 

◆반도체특성화대학 띄운다…우수교원 인건비 지원

 

정부는 재정지원사업을 확대해 대학이 우수 교원을 뽑고 인프라를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핵심은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이다. 내년 대학 6개교를 시작으로 2026년까지 4년 동안 20개교 내외를 선정할 방침이다. 사업에 선정되면 우수 교원 초빙인건비를 정부가 지원하고 상한선도 적용하지 않는다.

 

예산 규모는 재정당국 협의가 필요해 확정되지 않았지만, 대규모 재정을 집중 지원하겠다는 설명이다. 또 목적형 재정지원사업이라 사업에 선정되려는 대학은 정부에 특성화 계획 등 평가를 받아야 한다.

 

교육부 김일수 고등교육정책실장은 "반도체 특성화 대학 혹은 대학원을 지정함에 있어 지방대에 대해서는 재정 지원을 집중적으로 더 하겠다"며 "예를 들면 수도권에 30억원을 지원한다면 지방대에는 60억원, 2배 정도를 집중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반도체학과 이외 전공 학생을 위한 6개월에서 1년 단기 집중교육과정인 '반도체 부트캠프'를 신설한다. 기존 디지털 혁신공유대학, 범부처 혁신인재 양성사업, 신산업 특화 전문대학, 직업계고 기업 맞춤형 프로그램도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 R&D 거점으로 키운다

 

정부가 수도권 대학 정원 증원을 포함해 반도체 인재 양성 방안을 검토하며 학령인구 감소로 고심하는 지방대학 위기가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교육부는 대학과 지방대학 발전 특별협의회를 구성하고, 초·중등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중 일부를 재원으로 삼아 신설을 추진 중인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를 지방대학 재정 지원 확충에 쓰겠다고 밝혔다.

 

또 국립대학법 제정을 통해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대한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과 중소기업 상생을 위해 지자체·대학·기업 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반도체 교육과 기초 연구를 강화하기 위한 연구개발(R&D) 지원도 확대한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를 중앙 거점으로, 4개 권역별로 공동 연구소를 설치해 특성화, 협업 체계 마련에 나설 예정이다.

 

서울대 반도체공동연구소는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소장으로 재직했던 곳이다. 윤 대통령은 검찰총장을 퇴임한 뒤인 지난해 5월 개인 신분으로 연구소를 찾아 이 장관을 만났던 일화가 알려져 있다.

 

장 차관은 "거점연구소가 설치된 대학만 수혜를 받는 게 아니다"면서 "권역에 있는 대학교나 여러 기관들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와 중앙정부-지역 간 상생 지원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인재양성 전략회의도 신설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향후 인공지능(AI), 바이오 등 다른 첨단분야 양성 방안도 검토해서 같이 내놓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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