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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미션, 과연 신은 어디에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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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를 위해 목숨을 걸고 오지로 향하는 신부 가브리엘(제레미 아이언스)과 그 곳 원주민 과라니족을 사로잡아 노예로 팔아버리는 멘도자(로버트 드니로). 가브리엘은 원주민들 포교에 성공하지만, 사람 사냥에 나서는 멘도자는 심신이 피폐해져 간다. 아내가 친동생과 불륜을 저지른데 대해 격분하여 동생을 살해하는 멘도자. 죄책감에 시달리다 가브리엘과 함께 원주민들을 찾아가 용서를 구하지만 죽임을 당할까 두려워한다.
허나 원주민들이 용서를 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형제처럼 자신을 대하는데 대해 감동과 회한의 눈물을 흘린다. 마음의 안식처를 찾은 멘도자와 이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가브리엘. 그러나 너무도 평화로워 에덴동산과 같은 이곳에 불길한 기운이 다가오는데 (중략)
필자가 지금까지 본 가장 감동적인 영화 중의 하나로 기억하고 있는 <미션>. 이러한 배경에는 실제 사실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과 함께 당대 최고의 배우인 로버트 드니로와 제레미 아이언스를 비롯한 주요 배역들의 뛰어난 연기 때문이다.
또 한 가지. 장엄한 이과수 폭포를 비롯한 천혜의 자연경관과 너무나 조화를 잘 이루고 있는 영화음악을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웬만한 음악 영화를 압도하고도 남는 전편을 흐르는 오보에 소리와 합창단의 화음은 듣는 이의 탄성을 자아내게 한다. 하긴 영화 음악의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의 대표곡이자 골든 글로브 음악상 수상곡이니 어찌 보면 당연할 수도 있다.
이 영화에서 두 주인공 가브리엘 신부와 노예상 출신 신부 멘도자는 불의에 맞서 각기 대조적인 방식으로 저항한다. 마치 비폭력 무저항운동 대 응징 차원의 폭력으로 맞서자는 마틴 루터 킹과 말콤 엑스처럼. 결국 두 신부의 신념에 찬 행동은 비극으로 끝나지만, 관객들에게 종교의 의미와 신이란 존재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분명히 이 영화는 감동적이다. 그러나 그 이상으로 관객의 마음을 무겁게 만들기도 한다. 신앙이 필요 없을 정도로 순박한 원주민들과 종교적 신념과 열정으로 살아 온 가브리엘 신부의 행동이 정의롭고 숭고하지만, 그 결과가 참혹했기 때문이다. 에필로그에 나오는 추기경의 독백. “신부들은 죽고, 저만 살아남았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죽은 건 나고, 산 자는 그들입니다. 그것은 언제나 그렇듯 죽은 자의 정신이 산 자의 기억 속에 남아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그 대사를 들으면서 공감하기 보다는 불편한 마음을 가눌 길 없다. 왜냐하면 동서고금을 통해서 진정한 휴머니즘과 경건한 신앙심은 결국 국가 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와 정치적 계산 앞에서는 아무런 힘을 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영화를 통해서 다시 한 번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구동성으로 원칙과 명분이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결국에는 '경제적 실리'를 우선시하는 세상인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아마도 전쟁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될 것이다. 영화 속 포르투갈과 스페인의 대립이든 아니면 예루살렘 성지 탈환을 명분으로 한 십자군전쟁이든 어떠한 종교적 신념과 이데올로기를 명분으로 내세웠어도 종국의 목적은 '경제적 이익'이다. 사실 전쟁도 소위 '약탈경제'에 해당되는 바, 굳이 따질 필요가 없을 지도 모른다.
필자에게 감동과 현실세계의 비정함을 함께 전해 준 영화 <미션>. 지금으로부터 20 여년전 개봉 당시 이 영화를 본 첫 느낌은 몸에서 소름이 돋는 기분이었다. 며칠 전 이 감동과 전율의 명화를 클래식 전용관 '드림시네마'에서 다시 본 소감은 "역시나!"였다.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혹은 몇 번씩이나 봤어도 좋은 영화는 식상하거나 질리지 않는다는 속설을 확인한 순간이다. 감히 관객들에게 이 영화를 권하고 싶다. 종종 '느림의 미학'이 그리워지는 이 때, 이러한 불후의 명화를 보면서 세상사를 돌아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

* 본문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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