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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책과사람】 식물에서 발견한 새로운 지능의 미래 〈뇌 없이도 생각할 수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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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지능이 일으키는 인지혁명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인지과학자이자 생물철학자인 저자 파코 칼보는 식물지능을 연구하고 있다. 이 책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파코 칼보의 첫 책으로 식물지능에 대한 가장 최신의 연구 성과를 대중적으로 상세히 풀어주고 있다.

 

움직이지 않기에 더 정교하게 사고

 

식물은 우리보다 훨씬 오랫동안 적은 에너지로 지구라는 환경에 적응해 살아왔다. 식물이 내리는 결정이 단순했다면 복잡한 지구 생태계 속에 이토록 풍요로운 종 다양성이 일구어질 수 있었을까. ‘독창적으로 성장하는’ 식물지능이라는 이 책의 아이디어는 단순한 생물학의 문제를 넘어 우리에게 지속 가능한 생존 전략과 사고 모델을 제공해준다. 인간의 뇌를 모방한 인공지능이 등장하고, 인류의 새로운 터전을 찾아 우주를 향해 나아가는 과학·기술 시대에 다시 이 땅 위의 식물을 호명하는 이유다.

 

식물은 뿌리부터 잎끝에 이르는 몸 전체를 통해 환경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한다. 빛의 다섯 가지 스펙트럼 영역뿐만 아니라 낮의 길이와 계절의 변화, 기온과 습도, 진동과 염도, 시간에 따른 영양 성분 변화, 토양 내 미생물, 이웃과의 경쟁 등 수많은 변수 사이에서 생존에 최선인 선택을 내린다.

 

식물에는 뇌가 없지만, 대신 전기신호를 전달하는 관다발계가 존재한다. 이 구조는 동물의 신경계처럼 물, 당, 신호 물질 등을 이동시키며 정보를 주고받는다. 식물에서 발견된 세로토닌, 도파민, GABA, 글루탐산염과 같은 물질들은 인간의 신경전달물질과 동일하다. 상처를 입은 부위에서 전기적 신호가 출발해 식물 전체로 퍼지며 방어 기제를 작동시키는 과정은 마치 통증을 느끼고 대처하는 동물의 행동과 닮았다.

 

뇌라는 특정 기관과 신경세포가 없는 식물의 사고는 몸 전체에 ‘분산’되어 일어난다. 뿌리에서 잎까지 모든 부위가 정보를 감지하고 판단하며, 그에 따라 각자 반응한다. 인간 중심의 의식 모델이 중심 제어식이라면, 식물은 네트워크 기반 분산형 사고 체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AI와 인지과학이 주목하는 새로운 지능의 가능성을 자연은 이미 오래전부터 구현하고 있었다.

 

인간과 기계라는 이분법을 넘어서

 

생존을 목표로 삼은 판단에는 옳고 그름이 명확하다. 잘못된 판단으로 원하지 않는 상황에 처했을 때 우리는 당황하고, 놀라게 된다. 이는 식물에서도 마찬가지다. AI는 빠르게 연산하지만 ‘예측에 실패한 놀라움’에 적절히 대응하는 능력은 아직 미비하다.

 

이 책은 분산형 사고 체계를 지닌 식물이 자신이 예측한 결과가 어긋났을 때 환경을 어떻게 탐색하고 수정하는지를 통해 진정한 인지와 의식을 이해하는 실마리를 제공한다. 식물은 감각기관이 없지만 주어진 환경에서 운동을 통해 정보를 모으고, 변화하는 상황에 자신을 조율하며, 생존을 위한 최적의 판단을 수행한다.

 

이러한 생물적 사고방식은 단순 계산 능력으로 환원될 수 없다. 저자는 통합정보이론, 생물기호학, 생태심리학 등 다양한 관점에서 식물의 행동을 해석하며, 인간과 기계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제3의 인지 모델’로서의 식물지능을 제안한다.

 

식물을 자원으로만 보지 않고 스스로 환경을 인식하고 조율하며 살아가는 ‘인지적 존재’로 바라본다면, 식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는 전혀 다른 과학적·윤리적 지평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러한 인식 전환은 기술에도 영향을 미쳐 식물처럼 환경에 맞춰 유연하게 자라나는 생체모방 로봇 ‘그로우봇(Growbot)’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식물의 분산형 지능과 구조적 유연성을 본뜬 이 기술은 생명체와 유사한 방식으로 세계와 연결되는 새로운 기계지능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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