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7.10 (목)

  • 구름많음동두천 27.7℃
  • 흐림강릉 29.4℃
  • 구름조금서울 29.1℃
  • 구름조금대전 30.2℃
  • 맑음대구 32.3℃
  • 연무울산 29.4℃
  • 맑음광주 31.6℃
  • 구름조금부산 26.6℃
  • 구름조금고창 32.1℃
  • 맑음제주 29.6℃
  • 흐림강화 26.9℃
  • 구름많음보은 28.2℃
  • 구름조금금산 30.3℃
  • 구름많음강진군 30.8℃
  • 구름조금경주시 32.9℃
  • 구름조금거제 28.1℃
기상청 제공

문화

[책과사람] 가족이라는 이름의 폭력

URL복사

한국 사회를 옥죄는 가족주의 이데올로기 ‘이상한 정상가족’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교육부와 통계청의 발표에 의하면 2016년 사교육비는 역대 최고였고 같은 기간 출생아 수는 역대 최저였다. 동시에 302명의 갓난아기가 버려졌고, 334명의 아이들은 해외로 입양 보내졌다. 아동학대로 숨진 아이들은 한 달 평균 3명이었다. 한국 남성이 집에서 자녀와 함께 보낸 시간은 하루 평균 6분이었고, 육아휴직을 한 여성의 43%가 복직 1년 안에 사표를 냈다. 저자 김희경은 이 모든 사회적 문제를 연결하는 단어로 ‘가족’을 꼽는다.

‘가족이니까 괜찮다’는 가치관

저자는 모든 종류의 체벌을 없애자는 캠페인을 제안해왔다. 부모의 체벌을 ‘사랑의 매’로 여기는 경향이 강했기 때문이다. 국가인권위원회의 ‘2016년 국민 인권의식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절반가량은 아동, 청소년을 체벌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체벌은 평범한 ‘정상가족’에서, 학대는 특별히 문제가 있는 ‘비정상가족’에서 일어나는 일로 생각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원들은 처음부터 아이에게 해를 입힐 ‘의도’로 시작된 학대는 없다고 말한다. 어른을 때리면 폭행죄로 처벌받지만 가족 안에서 이루어진 체벌은 왜 괜찮다고 용인되는 것일까? 저자는 이 같은 생각이 자녀를 소유물로 바라보는 시각을 반영한다고 말한다. 아이의 스케줄 관리부터 진로 설계까지 일거수일투족을 관리하는 부모의 태도나 부모가 자녀의 숨을 거두고 스스로 자살한 사건을 온정 어린 시선에서 ‘일가족 동반 자살’이라고 보도하는 일부 언론의 방식 또한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자녀를 소유물로 여긴다는 점에서 둘은 맥을 같이 한다. 이 책에서는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묵인되거나 포장된 폭력들을 드러내고 그 기저에 한국의 가족주의가 뿌리내리고 있다고 말한다. 제도와 정책들이 가족 단위로 설계되고, 공적 영역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까지 가족이 짐을 떠안는 사회에서 모든 경쟁은 개인이 아닌 가족 단위로 이루어지게 마련이다. 한국 사회에서 가족이 지나치게 중요해진 이유이다.

한국이 저출산 국가면서 갓난아기 수출국인 이유

한국은 지난 65년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해외 입양을 보낸 나라다. 저출산을 걱정하는 나라에서 하루에 한 명꼴로 갓난아기들이 버려진다. 대체 왜 그토록 많은 아이들이 버려지는 것일까? 2011~2016년 경찰에 입건된 영아 유기 피의자의 79.3%는 여성이었다. 이들 대부분은 미혼모로 추정된다. 김희경은 ‘결혼=출산’의 등식이 지나치게 강한 탓에, 미혼모와 그 자녀들은 ‘비정상’으로 여겨지고 제도적 사회적 차별에 시달린다고 말한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조사에서, 아이를 낳는 시기에 직장을 그만둔 미혼모는 2009년 기준 93%였다. 김희경은 이렇게 구조적으로 아이 버리기를 부추기는 사회에서 아이를 버리는 ‘주범’이 미혼모라고 말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 책에서는 ‘혈통적 한국인’들이 ‘정상가족’이 돼 ‘비정상’에 해당하는 다문화가정, 이주노동자들과 그들의 자녀를 차별한다는 점도 함께 지적한다.

근대화 과정에서 약해지기 마련인 가족주의가 한국 사회에서는 특이하게도 강력해졌다. 이는 국가가 사회 문제를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겼기 때문이다. 저자는 가족주의가 제도로서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여러 예시를 들어 이야기한다. 또한, 가족주의가 학교나 회사 등 사회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현되는지 이야기하고 우리 사회에서 ‘가족’이 호명되는 방식을 말한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경제

더보기
‘주담대 한도 6억’ 초강수…서울 집값 잡힐까?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정부가 지난달 28일부터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다는 초강수 수요 억제 대책을 내놓으면서 서울 집값 과열 양상이 주춤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지역에서 반사 이익을 기대하는 분위기이지만, 장기적으로 공급 부족에 따른 집값 상승세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한도 6억 원 제한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7일 관계기관 합동으로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가계부채 관리 강화 방안 ▲가계대출 총량관리목표 50% 감축 ▲수도권·규제지역 추가 주택구입 목적 주담대 금지 ▲수도권·규제지역 주담대 한도 6억원 제한 ▲수도권·규제지역 생애최초 LTV 80%→70% 강화 및 6개월 내 전입의무 등 수도권에 집중된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확정했다. 금융 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 주택 구입 목적 주담대의 최대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하는 ‘초강수’ 규제 대책을 통해 수도권 주택을 구입시 주담대를 받으면 6개월 이내 전입 의무를 부과해 투기 수요를 차단했다. 일례로 서울 아파트 평균값이 13억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7억 원 이상의 현금이

사회

더보기
【지역네트워크】 ‘경쟁력 1위 도시’ 인천 서구, 강범석 서구청장이 그리는 서구의 내일
[시사뉴스 인천=윤길상 기자] 2024 지방자치 경쟁력 평가에서 전국 1위를 차지하며 살기 좋은 안심 도시이자 발전 가능성 높은 미래도시로 인정받은 인천 서구. 인천 서구는 64만 인구 돌파와 검단 분구 등 폭발적인 발전 가능성을 품은 도시지만, 끝없는 성장만을 추구하기보다는 지속가능한 공존을 위해 힘쓰고 있다. 2022년 7월 출범한 민선 8기 강범석 구청장은 안심도시·미래도시라는 목표의 결실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강 청장이 말하는 ‘안심도시’는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재해·재난·사고로부터의 안전, 다른 하나는 대열에서 탈락하지 않고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삶을 유지하며 살아가는 복지 안전이다. 안심도시를 위해 강 청장이 강조하는 것은 ‘시스템 정립’이다. 사람과 상황이 바뀌어도 일관성 있게 적용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을 지향점으로 삼고 있다. 최대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 시스템을 정비하고, 아울러 취약계층에 맞춤형 지원이 가능하도록 복지 시스템을 다듬어가는 데 에너지를 쏟고 있다. 서구는 안심이라는 기본 토대 위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품은 미래도시를 건설 중이다. 서구는 청라·루원·검단 신도시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지속적으로 유입되

문화

더보기
【레저】 ‘자연’과 ‘문화’가 어우러지는 생태관광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자연을 더 깊이 이해하고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생태체험 프로그램이 봄부터 각 지역 명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교육적 효과가 높은 가족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역사와 문화, 미식 등과 관련된 체험프로그램부터 레포츠와 연계된 프로그램까지 다양하다. 명상정원의 풍경을 바라보며 티타임 대전관광공사는 대청호를 산책하면서 예술가와 함께 자연과 청청 미식 등 다양한 생태체험을 하는 ‘2025 대청호 생태테마관광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프로그램은 ‘예술가와의 산책’, ‘대청호 힐링여행’, ‘대청호 인문학 여행’ 등 3가지 코스로 진행된다. 1코스인 ‘예술가와의 산책’은 당일 코스로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대청호를 산책하며 ‘이름꽃 그리기’와 천연재료를 활용한 염색 체험을 할 수 있다. 2코스인 ‘대청호 힐링 여행’은 당일코스로 대청호 청정 농산물을 재료로 ‘쑥개떡 만들기’, 일상의 심신을 달래는 ‘세미클래식 공연’, 디지털 기술로 새단장한 ‘대청호 자연생태관 견학’, 그리고 ‘슬픈연가’ 드라마 촬영지인 명상정원의 풍경을 바라보며 티타임을 즐길 수 있다. 마지막 3코스인 ‘대청호 인문학 여행’은 1박 2일 코스로 대청호의 전통과 역사를 느

오피니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