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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호러로 가장한 미국식 사이코 스릴러 ‘더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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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도자기 인형의 비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죽은 아들을 대신한 인형에 얽힌 비밀을 담은 미스터리 영화. 장르물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반전이란 노림수를 담은 작품으로 국내 개봉에 앞서 미국을 비롯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흥행에 성공해 제작비 1000만 달러의 6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워킹 데드’의 로렌 코핸, ‘핑거스미스’의 루퍼트 에반스 등 미드와 영드 스타들이 참여했으며 짐 노튼과 다이아나 하드캐슬이 출연했다.

장르물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반전

영국 시골의 외딴 구석에 자리한 대저택에 젊은 미국인 여성 그레타가 찾아온다. 폭력적인 남자친구에게서 도망친 그레타는 이 집의 노부부가 보모를 구한다는 소식에 방문했다. 중세 유럽의 고성을 닮은 외관에 어둡고 스산한 내부까지 낯선 집의 분위기에 긴장한 그레타는 노부부가 소개한 아들 브람스를 보는 순간 황당한 나머지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브람스는 클래식한 복장을 한 8살 아이 모습의 창백한 도자기 인형이었던 것. 그레타의 웃음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인형을 진지하게 아들처럼 대하는 노부부의 행동에 그레타는 실수를 깨닫는다. 브람스를 돌보는 10가지 까다로운 규칙을 알려주고 노부부가 여행을 떠나자 그레타는 규칙을 무시하고 인형을 방치한 채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인형이 움직이고 물건이 사라지는 등 이상한 일들을 겪으면서 그레타는 불길한 느낌을 받는다.

‘더 보이’는 전형적인 인형 심령물을 연상하게 한다. 영혼이 깃든 인형이란 소재와 폐쇄된 집이란 배경은 6월 속편이 개봉 예정인 히트작 ‘컨저링’과 비슷한 장르물이라는 짐작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하지만 ‘더 보이’는 장르물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반전이 핵심인 영화로 호러가 아닌 스릴러다. 영국 저택과 고전적 소품으로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는 겉과 달리 본질은 미국식 사이코물인 것이다.

전형성과 단순함이 경쟁력인 B급 공포물

영화를 이끄는 주된 트릭은 장르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을 이용한 긴장감이다. 포스터만으로도 살아있는 인형의 등장을 확신하고 극장에 들어선 관객은 인형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공포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것인가 기대하게 된다.
기대감 자체는 관객을 심리적 긴장으로 내몬다. 하지만 그 기대감을 충족시킬 스토리가 지연되고 몇 가지 평범한 장치외에는 연출적 재미도 풍부하지 않은 전개가 이어지면서 그 기대는 의구심으로 변한다.

설상가상으로 등장인물의 심리적 변화와 행동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스토리 또한 그리 탄탄하지 않다. 인형을 사람처럼 대하는 노부부를 비웃다가 점차 인형에 영혼이 깃든 것이 아닐까 의심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는 곧 관객의 심리와 동일시된다. 하지만 그레타는 관객이 납득하기 전에 너무 앞서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고, 느닷없이 모성을 앞세우며 종속적 결단을 내린다. 식료품 배달원 말콤 또한 보조적인 역할에서 발전하지 못해 영화의 비논리성과 부족한 개연성을 구원하지 못한다.

스토리만큼이나 매끄럽지 않은 편집과 장면전환도 거슬린다.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전이 전혀 흥미롭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모든 허점을 해소할 만큼 강렬한지도 의문이다.

단점 극복하기 위한 경제적 선택장르에 대한 진부함을 전복하는 방식마저도 진부한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 B급 비디오 공포물과 같은 어설픔의 매력은 갖고 있다. ‘더 데빌 인사이드’ ‘스테이 얼라이브’ 등 B급 공포물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은 전형성과 단순함을 경쟁력으로 밀어붙인다.

잔인한 장면도 소름끼치는 장면도 거의 없는데다 복잡한 스토리나 연출도 없어 TV 드라마 같은 편안함은 ‘컨저링’과 차별점이다. 심령물이나 호러 마니아들에게는 실망을 줄지 모르지만 가벼운 괴담 드라마 정도에 흥미를 느끼는 관객층에게는 부담이 없는 영화다.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러닝타임 또한 단순한 전개라는 단점을 극복하기에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경제적인 선택은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요인이 됐다.

보수적인 영국식 정장을 입고 신사적인 헤어스타일로 꾸민 도자기 인형은 미술적으로 인상적이다.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를 이용해 때로는 순수한 아이처럼, 때로는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포착한 인형의 다양한 표정 아닌 표정은 관람 포인트다. 하우스 공포물이기도 한 이 영화의 집 내부 미술 또한 대단하지는 않아도 볼거리가 된다.

인형에 의미를 부여하고 집착에 빠지는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비롯해 브람스와 노부부의 대리적 삶은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풀어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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