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2025.08.02 (토)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시네마 돋보기

영국식 호러로 가장한 미국식 사이코 스릴러 ‘더 보이’

URL복사

창백한 도자기 인형의 비밀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죽은 아들을 대신한 인형에 얽힌 비밀을 담은 미스터리 영화. 장르물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반전이란 노림수를 담은 작품으로 국내 개봉에 앞서 미국을 비롯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흥행에 성공해 제작비 1000만 달러의 6배가 넘는 흥행 수익을 거두었다. ‘워킹 데드’의 로렌 코핸, ‘핑거스미스’의 루퍼트 에반스 등 미드와 영드 스타들이 참여했으며 짐 노튼과 다이아나 하드캐슬이 출연했다.

장르물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반전

영국 시골의 외딴 구석에 자리한 대저택에 젊은 미국인 여성 그레타가 찾아온다. 폭력적인 남자친구에게서 도망친 그레타는 이 집의 노부부가 보모를 구한다는 소식에 방문했다. 중세 유럽의 고성을 닮은 외관에 어둡고 스산한 내부까지 낯선 집의 분위기에 긴장한 그레타는 노부부가 소개한 아들 브람스를 보는 순간 황당한 나머지 웃음을 터트리게 된다. 브람스는 클래식한 복장을 한 8살 아이 모습의 창백한 도자기 인형이었던 것. 그레타의 웃음에 불쾌한 감정을 드러내며 인형을 진지하게 아들처럼 대하는 노부부의 행동에 그레타는 실수를 깨닫는다. 브람스를 돌보는 10가지 까다로운 규칙을 알려주고 노부부가 여행을 떠나자 그레타는 규칙을 무시하고 인형을 방치한 채 혼자만의 자유를 만끽한다. 하지만 인형이 움직이고 물건이 사라지는 등 이상한 일들을 겪으면서 그레타는 불길한 느낌을 받는다.

‘더 보이’는 전형적인 인형 심령물을 연상하게 한다. 영혼이 깃든 인형이란 소재와 폐쇄된 집이란 배경은 6월 속편이 개봉 예정인 히트작 ‘컨저링’과 비슷한 장르물이라는 짐작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하지만 ‘더 보이’는 장르물에 대한 편견을 이용한 반전이 핵심인 영화로 호러가 아닌 스릴러다. 영국 저택과 고전적 소품으로 공포 분위기를 자아내는 겉과 달리 본질은 미국식 사이코물인 것이다.

전형성과 단순함이 경쟁력인 B급 공포물

영화를 이끄는 주된 트릭은 장르에 대한 관객의 기대감을 이용한 긴장감이다. 포스터만으로도 살아있는 인형의 등장을 확신하고 극장에 들어선 관객은 인형이 어떤 식으로 어떻게 공포적 분위기를 조성하고 충격적인 장면을 만들어낼 것인가 기대하게 된다.
기대감 자체는 관객을 심리적 긴장으로 내몬다. 하지만 그 기대감을 충족시킬 스토리가 지연되고 몇 가지 평범한 장치외에는 연출적 재미도 풍부하지 않은 전개가 이어지면서 그 기대는 의구심으로 변한다.

설상가상으로 등장인물의 심리적 변화와 행동은 설득력이 부족하고 스토리 또한 그리 탄탄하지 않다. 인형을 사람처럼 대하는 노부부를 비웃다가 점차 인형에 영혼이 깃든 것이 아닐까 의심하는 여주인공의 심리는 곧 관객의 심리와 동일시된다. 하지만 그레타는 관객이 납득하기 전에 너무 앞서 영혼의 존재를 인정하고, 느닷없이 모성을 앞세우며 종속적 결단을 내린다. 식료품 배달원 말콤 또한 보조적인 역할에서 발전하지 못해 영화의 비논리성과 부족한 개연성을 구원하지 못한다.

스토리만큼이나 매끄럽지 않은 편집과 장면전환도 거슬린다. 영화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반전이 전혀 흥미롭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이 모든 허점을 해소할 만큼 강렬한지도 의문이다.

단점 극복하기 위한 경제적 선택장르에 대한 진부함을 전복하는 방식마저도 진부한 이 영화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80년대 B급 비디오 공포물과 같은 어설픔의 매력은 갖고 있다. ‘더 데빌 인사이드’ ‘스테이 얼라이브’ 등 B급 공포물을 전문적으로 만들어온 윌리엄 브렌트 벨 감독은 전형성과 단순함을 경쟁력으로 밀어붙인다.

잔인한 장면도 소름끼치는 장면도 거의 없는데다 복잡한 스토리나 연출도 없어 TV 드라마 같은 편안함은 ‘컨저링’과 차별점이다. 심령물이나 호러 마니아들에게는 실망을 줄지 모르지만 가벼운 괴담 드라마 정도에 흥미를 느끼는 관객층에게는 부담이 없는 영화다.
상대적으로 길지 않은 러닝타임 또한 단순한 전개라는 단점을 극복하기에 괜찮은 선택으로 보인다. 저예산 영화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여러 경제적인 선택은 영화의 완성도와 별개로 상업적 성공을 거둔 요인이 됐다.

보수적인 영국식 정장을 입고 신사적인 헤어스타일로 꾸민 도자기 인형은 미술적으로 인상적이다. 조명에 따라 달라지는 분위기를 이용해 때로는 순수한 아이처럼, 때로는 살기가 느껴지는 눈빛으로 포착한 인형의 다양한 표정 아닌 표정은 관람 포인트다. 하우스 공포물이기도 한 이 영화의 집 내부 미술 또한 대단하지는 않아도 볼거리가 된다.

인형에 의미를 부여하고 집착에 빠지는 여자 주인공의 심리를 비롯해 브람스와 노부부의 대리적 삶은 충분히 흥미로운 이야기 거리임에도 불구하고 섬세하게 풀어내지 못한 점이 아쉽다.

저작권자 Ⓒ시사뉴스
제보가 세상을 바꿉니다.
sisa3228@hanmail.net





커버&이슈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방송3법·노란봉투법, 여당 주도로 국회 법사위 통과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과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 법사위는 1일 전체회의를 열고 방송3법과 노란봉투법을 여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춘석 법사위원장은 방송3법에 대한 질의응답이 진행되는 중 국회법에 따라 토론을 중단시키자는 민주당 측의 제안을 받아들여 곧바로 방송3법 개정안을 표결에 부쳤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무슨 토론 종료냐" "이렇게 진행하는 게 어디 있느냐"라며 항의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박형수 의원은 "몇 시간을 준비한 토론 절차를 생략하면 국회랑 의회는 왜 있나. 헌법재판소 판결에도 소수의 의견 표명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상황에 대해 법사위원장이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일방적인 법안 상정과 발언 기회 박탈을 놓고 지속적으로 항의하자, 이 법사위원장이 "회의장 질서를 어지럽혔다"며 한때 퇴장을 요구하기도 했다. 방송3법은 KBS·MBC·EBS 공영방송 이사 수를 확대하고 이사 추천 주체를 늘리는 내용이 골자다. 노란봉투법은 '사용자'의 개념을 근로계약 체결 당사

경제

더보기
IBK기업은행, 창립 64주년 기념식 개최
[시사뉴스 홍경의 기자] IBK기업은행은 1일 창립 64주년을 맞아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서 임직원 약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 64주년 기념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성태 은행장은 중소기업을 향한 사명감과 진심을 원동력으로 성장해 온 기업은행의 역사를 돌아보며 글로벌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도전과제를 밝혔다. 김 행장은 “특히 올해 전례 없는 각종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정책금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했다”면서, 미국 발 관세위기 등 대내외 위기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중기대출 지원으로 중기금융 역대 최대 점유비를 달성하는 한편, 소상공인의 금융비용 부담을 완화하고 상생금융을 적극 실천한 직원들의 노고를 치하했다. 아울러 ‘하남데이터센터 이전’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 유치’ 등 미래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자등록 원스톱 서비스’, ‘AI 기술을 활용한 보이스피싱 탐지기술 도입’ 등을 통해 고객가치를 최우선하며 사회적 책임을 다한 것도 그간의 주요 성과로 꼽았다. 이어 “불확실성의 위기가 심화할수록 변하지 않는 가치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고객을 향한 진실 되고 선한 마음으로 고객의 가치를 높이는 혁

사회

더보기

문화

더보기
KNSO아카데미 ‘컬러풀’ 공연... 지휘자 크리스토프 포펜 협연
[시사뉴스 정춘옥 기자]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예술감독 다비트 라일란트)는 오는 8월 20일(수)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KNSO아카데미 5기 청년 교육단원들의 성과를 담은 무대 ‘컬러풀’을 선보인다. KNSO아카데미는 클래식 음악의 다양한 무대 경험과 실무 교육을 통해 균형 잡힌 역량을 갖춘 차세대 음악가를 양성하는 실전형 교육 프로그램으로,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가 2020년부터 운영해오고 있다. 올해 초 통합 공모를 통해 교육단원 60명이 선발됐다. 4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입단한 이들은 국립심포니뿐 아니라 파리 오케스트라와 베를린 방송교향악단 등 내한한 세계 유수 교향악단의 단원들과 솔리스트들의 마스터클래스를 통해 국제적인 수준의 밀도 높은 교육을 받았다. 또한 올해 총 14회의 실내악 및 지역 공연에 참여하며 무대 경험과 앙상블 역량을 실전에서 체득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은 이들이 상반기 동안 갈고닦은 성과를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현대음악, 협주곡, 교향곡을 아우르며 단원들의 음악적 스펙트럼과 가능성을 보여준다. 공연의 포문은 김은성 작곡가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만화경’이 연다. 2023년 ‘작곡가 아틀리에’ 우수작으로 선정된 이 작품은 국립심포

오피니언

더보기
【박성태 칼럼】 의대생 전공의 복귀하려면 무조건 사과부터 해야
지난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반발해 집단 이탈했던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지난 14일 전격 복귀 의사를 밝히면서 17개월 만에 의정 갈등이 마침표를 찍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복귀자들에 대한 학사일정조정, 병역특례, 전공의 시험 추가 응시기회 부여 등 특혜 시비를 슬기롭게 해결하지 못하면 의정갈등의 불씨는 계속 남아있게 된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1년5개월 만에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 있는 의정 갈등의 해법은 의대생, 전공의들이 무조건 국민과 환자들에게 의정 갈등으로 인한 진료 공백 사태에 대해 사과부터 하고 그 다음 복귀 조건을 제시하는 수순을 밟는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발생한 의정 갈등은 정부가 고령화 시대 의료 수요 증가와 지역·필수의료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지역의료 강화, 필수 의료 수가 인상 등을 묶어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 추진을 강행하면서부터 시작됐다. 의료계는 이에 대해 의사 수 부족이 아닌 ‘인력 배치’의 불균형 문제이며, 의료개혁이 충분한 협의 없이 졸속으로 추진되었다고 반발하며 집단행동에 나섰다. 의료계는 의사 수 증가가 오히려 과잉 진료와 의료비 증가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