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프리미어12 한국대표팀이 '이상한 팀' 멕시코와 맞붙는다.
김인식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4일 대만 티엔무구장에서 멕시코와 2015 프리미어12 B조 예선 4차전을 치른다.
김인식 감독은 멕시코를 보고 '도깨비팀'이라고 평했다. 1차전에서는 한수 위 전력으로 평가된 베네수엘라(6위)를 6-4로 꺾었다. 2차전에서는 최강팀 일본을 최후까지 괴롭히며 5-6으로 석패했다. 그러다가도 미국에게는 10-0으로 8회 콜드패를 당하기도 했다.
실력 만이 아니다. 팀 구성을 들여다보면 멕시코 대표팀이 얼마나 도깨비같은 팀인지 알 수 있다.
멕시코 측은 당초 프리미어12에 합류하기로 했으나 자국 리그에서 선수 차출에 어려움을 겪었고 지난달 대회 불참을 선언했다. 파나마가 대신 참가하는 방안이 논의됐지만 시간이 촉박했다.
결국 멕시코는 미국 태생의 멕시코계 선수들에게 눈을 돌렸고 이들 위주로 선수단을 꾸렸다. 멕시코가 이중국적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는 없지만 멕시코 대표팀 대부분의 출생지가 미국이라는 것은 희한한 일이다. 주목해야 할 선수들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선발투수 세사르 까리오(31)부터 미국인이다. 그는 시카고 태생으로 마이애미대학교를 나와 2005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 지명됐다.
그의 빅리그 경력은 2009년 단 3경기에 나와 1승2패 성적을 거둔 것이 전부다. 이후 그는 메이저리그 구단 산하의 더블A와 트리플A팀은 물론 독립리그와 베네수엘라·도미니카 윈터리그까지 전전했고 올해 멕시칸리그에서 뛰었다.
베네수엘라와의 1차전에서 3⅔이닝 동안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지 않고 완벽투를 펼쳤던 구원투수 마크 세라노(30) 또한 캘리포니아 출신이다. 2009년 신시내티 레즈에 지명된 그는 마이너리그에서만 130경기에 나와 31승23패 평균자책점 3.93을 기록했다.
반면 경계해야 할 포수 움베르토 소사(30)는 멕시코 태생이다. 그는 베네수엘라에 3-4로 끌려가던 8회 역전 결승타를 쳤고 일본전에서 3타수 2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2006년부터 그는 신시내티 산하의 마이너리그팀들에서 활동했지만 빛을 보지 못했고 결국 눈을 돌려 멕시코와 중남미 리그에서 활동했다.
소사 외에 멕시코 '토박이'는 에드가 고메스와 다니엘 로드리게스, 사무엘 사수에타(이상 투수) 정도 밖에 없다. 그 외 대부분이 미국 출신이다.
'화룡점정'은 감독이다. 멕시코 감독 마이크 브리토(80)는 쿠바인이며 LA 다저스의 유명 스카우트다.
1981년 메이저리그 사상 처음으로 신인왕과 사이영상을 동시에 수상했던 베르난도 발렌수엘라부터 최근 야시엘 푸이그까지 그의 손을 거쳤다. 반면 감독 자리는 80년대 멕시칸리그에서 잠시 경험해봤을 뿐이다.
정상적인 팀이 아니다. 베네수엘라전과 일본전에서 보여준 선전보다는 미국에 콜드게임 패를 당한 모습이 멕시코팀의 '민낯'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그렇지만 한국 대표팀은 고심 끝에 멕시코전을 위한 최선의 카드를 찾았다. 도미니카 타자들을 상대로 절정의 구위를 과시했던 언더핸드 투수 이태양(22·NC)이 선발로 출격한다.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 볼 만한 상황이다. 멕시코를 꺾을 경우 한국대표팀은 3승1패가 되며 자력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