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민재 기자]내년 20대 총선 선거구획정 작업이 좀처럼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졌다. 새누리당은 지역구 방어를, 새정치민주연합은 권역별비례대표제를 내세우며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지난 10일부터 두 차례에 걸쳐 총 320여 분간의 마라톤 협상을 이어갔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양당은 농어촌 지역의 대표성을 살려야 한다는 큰 틀에서의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해결 방법은 여전히 각자의 종전 입장만 상대에게 강요하는 양상이다.
새누리당은 최대 260석까지 지역구 의석수를 늘려서 농어촌 의석수 감소를 최소화 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54석의 비례대표수를 줄여 만든 의석수를 농어촌 지역구에 배분하자는 방식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비례대표 의석 축소는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히고 있다. 다만 권역별비례대표제를 새누리당이 수용할 경우, 비례대표 의석을 소폭 축소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양당이 헛바퀴 돌듯 서로의 입장만 되풀이 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결국 의원정수를 늘릴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기류가 조심스럽게 부상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달 9일 양당 정개특위 간사는 의원정수를 유지한다는 종전 입장을 뒤집고 의원정수 확대안을 타진한 바 있다.
비례대표 54석을 현행대로 유지하는 대신, 지역구는 246석에서 249석으로 3석 늘려 농어촌 의석수로 배정하자는 안이 거론됐다. 이에따라 의원정수는 현행 300명에서 303명으로 느는 안이다.
물론 양당은 섣불리 의원정수 확대를 대놓고 공론화하지 않고 있다.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기에, 서로 먼저 말을 꺼내기를 피하는 것이다.
국회 관계자는 "양당 모두 언론에 구체적인 협상 내용을 절대적으로 함구하고 있는 것은, 아마도 의원정수 확대 문제를 최종 카드로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