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이대은(29·지바롯데)이 루이스 히메네스(33)를 비롯한 베네수엘라 타자들을 묶어야 하는 '특명'을 받았다.
이대은은 12일 오후 1시(한국시간) 베네수엘라와의 2015 프리미어12 B조 예선 3차전에 선발투수로 나선다.
전날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경기가 비로 지연됨에 따라 대표팀은 55분 늦게 경기를 시작했고 오후 11시께 경기를 마쳤다. 짧은 휴식만 취하고 3차전을 소화해야 하는 빡빡한 일정이다.
선발투수 이대은은 경기장에 나오는 대신 컨디션 조절을 위해 숙소에서 TV로 경기를 지켜봤다. 3차전에 임하는 책임감이 더욱 막중해졌다.
이대은은 전날 13안타 맹공으로 미국에 7-5 승리를 거둔 베네수엘라 타선을 상대해야 한다. 중남미 타자들답게 공격적이고 힘이 좋다.
가장 주의해야 할 타자는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에서 뛰었던 루이스 히메네스다.
히메네스는 2014시즌 롯데에서 80경기에 나와 타율 0.315에 14홈런 61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무릎 부상과 태업 논란으로 재계약에 실패했다.
다시 나타난 히메네스는 한국 선수단 앞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선 그는 미국의 트리플A급 투수들을 상대로 5타수 3안타(1홈런) 5타점으로 '원맨쇼'를 했다. 앞선 멕시코전까지 포함해도 8타수 4안타로 뜨겁다.
분위기를 타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이 타오르는 중남미 선수들의 특성을 봤을 때 이대은의 베네수엘라전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베네수엘라의 '키플레이어'인 히메네스에 대한 전력 분석은 대표팀에 충분한 상황이다. 관건은 이대은의 투구 내용이다.
이대은에게 필요한 것은 정확한 제구와 노련한 수싸움이다. 도미니카공화국 타자들에게 7이닝 1실점 호투를 했던 장원준 역시 "타자들의 성향이 공격적이어서 정면승부보다 유인구 위주로 간 것이 좋았다"고 밝혔다.
이대은에게 부족하다고 지적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대은은 지난 4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친선경기 1차전에서 4이닝 동안 '퍼펙트 피칭'을 펼쳤지만 예선 1, 2차전에서 경험에서 앞서는 김광현(SK)과 장원준(두산)에게 선발 기회를 내줬다. 가장 큰 장점 역시 변화구나 제구력보다 시속 150㎞에 달하는 빠른 직구를 꼽는다.
그러나 이대은의 일본 무대 적응과정을 되돌아 보면 충분히 호투를 기대할 만 하다.
시즌 초반 자신있게 직구 위주로 승부를 벌이던 이대은은 곧 '현미경' 분석의 대상이 됐다. 부진한 투구가 이어졌던 5월에는 2군에 내려갔고 지바롯데의 '특별 관리' 아래 담금질을 했다.
이후 1군에 복귀한 이대은은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경험을 쌓았다. 끝내 10승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37경기 119⅔이닝 동안 9승9패4홀드 평균자책점 3.84라는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타자를 상대하는 능력도 성장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이대은은 빠른 직구와 커브 위주의 투구를 했다. 그러나 까다로운 일본 타자들을 상대하기 위해 포크볼을 가다듬었다. 4일 쿠바전에서도 강민호(롯데)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이대은은 포크볼로 쏠쏠한 재미를 봤다.
태극마크를 달고 첫 경기에 나서는 이대은의 어깨에 무거운 책임이 걸려있다.
B조는 서로 물고물리는 혼전 속에 한국과 멕시코, 베네수엘라, 미국이 각각 1승1패로 동률을 이뤘다. 일본이 2승, 도미니카는 2패다. 12일 열리는 3차전 경기들이 본선 진출팀의 향방을 가릴 것으로 보인다.
◇11일 B조 경기 일정(한국시간)
▲베네수엘라-한국 (오후 1시·타오위안구장)
▲일본-도미니카공화국 (오후 6시·타오위안구장)
▲미국-멕시코 (오후 6시·티엔무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