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강철규 기자] 올해 사우디아라비아의 연간 사형 집행 횟수가 20년 만에 가장 많아질 전망이라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사우디는 올해 들어 151건의 사형을 집행해 1995년(192건) 이래 최다 횟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수치는 최근 가장 많은 연간 사형 집행 횟수였던 90건을 훨씬 웃돌았다.
사우디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사형 집행을 많이 하는 상위 5위 국가에 속한다고 국제 앰네스티는 밝혔다. 지난해에는 중국과 이란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사우디는 주로 참수 방식으로 사형을 집행한다. 사우디 사형 제도를 옹호하는 세력들은 이 방식이 독물 주사를 놓는 미국의 사형 방식보다 인도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들은 사우디에서 유죄 판결난 범죄자를 사형하는 것을 극단 이슬람 무장조직 '이슬람 국가(IS)'가 인질을 처형하는 것과 비교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는 사우디의 사형 선고가 외국인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밝혔다. 올해 마약과 관련해 사형된 63명 중 45명이 외국인이었다. 올해 사우디에서 처형된 전체 외국인 숫자는 71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주로 빈국에서 건너와 이주노동자로 살아가는 사우디 내 외국인들은 아랍어를 모르고 재판에서도 제대로 된 통역을 받지 못해 사형 선고를 받는 데 훨씬 취약하다고 국제앰네스티는 전했다. 사우디 당국은 그러나 모든 피고인들에게 공정한 재판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고 반박했다.
사우디 사법부는 사형 집행 횟수가 급격히 증가한 원인에 대해 따로 의견을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외교관들은 더 많은 판사들이 임명돼 밀린 사건들을 처리했기 때문이라고 추측했다. 정치 분석가들은 중동 지역에서 일어나는 전쟁과 정치적 분쟁이 사형 집행 수치를 늘리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