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뉴스 김기철 기자] 세계 야구계의 이목이 일본 삿포로돔에 집중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대표팀은 8일 일본 훗카이도 삿포로돔에서 열리는 '2015 프리미어 12' 개막전 경기에서 맞붙는다.
본격적인 대회는 10일이 돼서야 시작된다. 이에 앞서 열리는 경기이기에 관심이 집중될 수 밖에 없다.
탄탄한 야구 인프라를 자랑하는 일본은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랭킹 1위(785.15점)이다. 한국은 340.90점으로 8위에 불과하다. 그러나 리틀야구대표팀 등 아마추어 야구를 제외한 성인 대표팀만 치면 얘기가 달라진다.
한국은 일본과 국가대항전 19승20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다. 최근 굵직한 경기들에서도 양팀은 일진일퇴를 주고 받았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는 한국이 준결승에서 일본을 6-2로 꺾고 올라가 금메달을 차지했다.
2009년에는 일본과 무려 다섯 번이나 붙어야 했다. 첫 경기를 2-14로 7회 콜드패를 당한 한국은 이후 경기에서 충분히 만회를 하며 2승3패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마지막 결승전에서 패한 것이 아쉬웠다.
이후 두 팀이 최상 전력으로 맞붙은 적은 없었다. 한일 클럽챔피언십, 아시아시리즈 등의 프로 경기와 아마추어 경기만 있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은 첫 경기 한일전을 반드시 잡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5일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김 감독은 "일본은 세계랭킹 1위이고 강력한 우승후보다. 첫 대진에 걸렸지만 우리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하는 경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첫 경기부터 숙적을 만났지만 잘 된 것일 수도 있다. 총력전을 쏟아 부어도 대표팀은 대만으로의 이동일정을 고려해 이틀간 쉴 수 있다.
대표팀은 최종까지 선발투수 카드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광현(SK)과 이대은(지바롯데) 둘 중 한명이 나설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김광현은 2009년 일본과의 1차전에서 1⅓이닝 8실점을 기록하며 콜드게임 패의 원인을 제공했다. 베이징올림픽에서 두 차례 일본을 격퇴하며 '일본 킬러'로 떠올랐지만 컨디션 난조 속에 일본의 현미경 야구에 완벽히 해체됐다.
이후 한일전이 성사되지 않아 김광현은 일본에 설욕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지난 4일 쿠바와의 친선 경기 이후 그는 "일본전에 대한 실패가 있었으니까 저도 공부를 많이 했다. 일본타자들의 유형을 잘 알고 있다"면서 "선발로 나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한일전을 대비해 컨디션을 맞추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선발카드 이대은은 올 시즌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 마린스에서 선발과 구원을 활약하며 평균자책점 3.84에 9승을 수확했다. 그만큼 일본 타자들에 익숙하다.
두 선수 모두 쿠바와의 친선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펼쳤다. 김 감독은 일본을 잡기 위해 김광현 이후 이대은을 올리는 '1+1' 전략을 취할 가능성도 있다.
2009년 마쓰자카 다이스케가 이끌었던 일본대표팀은 이제 프로 3년차 에이스 오타니 쇼헤이(니홈햄)에게 그 역할을 맡겼다. 개막전 선발은 일찌감치 오타니로 낙점됐다.
오타니는 일본프로야구에 오랜만에 나타난 에이스다. 올 시즌 시속 160㎞에 달하는 강속구를 앞세워 15승5패 평균자책점 2.24를 기록했다. 투수로서 뛰어나지만 타자도 겸업하고 있다. 올 시즌도 타율 0.202(109타수 22안타)에 5홈런 1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 4일 오타니는 푸에르토리코와의 친선경기에 나와 2이닝 3피안타 2실점(비자책)을 기록했다. 구위 점검 차원에서 올라온 것으로 구속은 156㎞까지 나왔다. 일본 스포츠매체 스포츠닛폰은 오타니가 한국과 쿠바와의 친선경기 영상을 분석하며 개막전 선발에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쿠보 히로키 감독이 이끄는 일본대표팀은 5, 6일 푸에르토리코와의 연습경기에서 2연승을 쓸어담으며 강력한 마운드를 자랑했다. 특히 2차전에서는 타선이 터지지 않았지만 투수들의 구위를 차례로 점검하며 3-2 1점차 승리를 거뒀다.
출국 전 김 감독은 "오타니를 선발로 예상하고 있지만 다른 투수들도 전력분석원들과 상의를 하며 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표팀은 7일 오후 니혼햄 파이터스 실내연습장에서 최종 훈련을 한 후 8일 오후 7시 삿포로돔에서 일본과 개막전을 치른다.